"세르주 갱스부르가 사는 집에 놀러간다면 어떨까?"
한마디로 출발한 상상이, 50년이 넘은 이 낡은 주택을 다시 태어나게 만들었습니다. 이곳은 조르그(zorg)라는, 제작자들의 상상이 모여 만들어낸 가상의 주인공의 집입니다. 1967년을 살아가는 사진작가로 가상의 인물을 만들자는 시나리오가, 정말 존재할 것 같은 집까지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로 확장되었죠. 작지만 몰입도 있게 꽉 찬 이 주택은, 세르주 갱스부르(serge gainsbourg)의 러프한 이미지들, 장 자끄 베넥스 감독의 영화 betty blue의 오마주, 60-70년대 독일, 프랑스의 대중 문화에 대한 찬사로 가득 차 있습니다. 제작자들의 취향으로 버무려진 "진짜 누군가 살 것 같은 집"인 이곳에서 하루를 지내보세요. 이런 색다른 경험도 흥미롭지 않을까요?
도시재생이란 단어가 참 복잡하면서도, 이 도시에 올 이유를 만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재생의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작은 집 하나가 거리를 바꾼다고 우직하게 믿고있는 이들은, 이 공간의 제작자인 27club입니다. 시각 연출 스튜디오인 이들은 낙후된 거리의 유행이 지나거나 오래되어 버려진 주택을 직접 손보고, 생명력을 가진 공간으로 재탄생 시키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27club에게 공간은 마치 하나의 영화 세트장입니다. 단순한 숙소 보다는, "정말 누군가가 살 것 같은 집"을 몰입도 높게 만드려고 노력합니다. 치밀하고 완벽하게 만들어진 허구를 위해, 극도로 컨셉과 고증에 집착합니다. 이렇게 탄생된 공간은 하나의 작은 세계입니다. 빈티지 가구를 손수 복원하고, 공간을 더욱 풍요롭게 해줄 모든 소품은 오랫동안 하나하나 세심하게 컬렉팅되었습니다.
참, 로텐바움의 마당에는 공사 중 태어난 길고양이 가족들이 자유롭게 정원을 돌아다니며 살고 있습니다. 가끔은 이 친구들과 눈을 마주치며 한가롭게 정원에 앉아있어도 좋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