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여러 형태의 집을 만나고 때가 되면 다른 곳으로 옮겨갑니다. 포항시 구룡포읍에 자리한 '스테이유목'은 푸른 동해를 맞대고 숲을 뒤에 둔 채 우리의 다음 쉼터가 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호스트는 물과 풀을 따라 이동하는 유목민을 모티브로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자연을 바라보며 일생을 보내었던 그들처럼 모래성을 닮은 외부와 최소한의 가구만 배치하고 창을 크게 낸 내부는 눈앞의 풍경에 집중하게 합니다.
스테이유목의 앞바다는 얕고 깨끗해 여름에 가벼운 물놀이를 즐기기 좋습니다. 바다에서 돌아오는 길은 따스한 햇볕이 내려 금세 온기가 몸을 포근히 감쌉니다. 정원의 테이블에 앉아 파도 소리를 들으며 지나가는 구름을 감상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공간이 위치한 일출로는 그 도로명처럼 해가 뜨는 시간이면 수평선 너머에서 올라오는 태양을 마주합니다. 이곳은 무엇 하나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묵묵히 바라보라 말합니다. 그것은 어쩌면 우리가 스테이 유목을 통해 가질 수 있는 마음가짐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