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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올데이즈 호텔
why

찬란히 빛나던 시절, 과거와 지금을 기억하며

영원은 없다. 찰나의 숨을 내뱉는 순간 역시 과거가 되고 만다. 영화적 또는 시각적 문법에서는 흔히 과거를 흑백으로 표현하는 언어를 선택하곤 하는데 그것은 그 당시 머물렀던 순간의 어딘가가 퇴색되고만, 기억 저편의 어렴풋이 잊힌 시간을 의미한다. 즐기고 누리는 오늘은 영원할 수 없고, 그렇게 켜켜이 쌓은 과거 위로 현재를 산다. 어디 즈음에 머물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그러나 그 가운데 잠시 멈춰 어디에 서 있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차리게 만드는, 찬란히 빛나던 시절과 지금을 기억하게끔 안내하는 곳과 마주했다. 세월에 잊혀 가는 부산 원도심, 과거에서 현재로 변화하는 길목에 서서 가장 부산다운 매력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공간. '좋았던 옛 시절', 옛날의 좋았던 때를 뜻하는 Good al' days, 굿올데이즈 호텔.

과거와 현재, 미래. 시간은 결코 멈추는 법이 없다. 그렇게 과거가 되고, 현재에 오고, 미래로 가는 우리는 무엇을 기억하고 잊어야 하는 걸까. 눈 깜빡할 사이에 아니 그보다 더 찰나에 과거가 되는 현재에 머물며, 지금과 오늘을 잊지 말자고 손을 내미는 곳. 그 손을 마주 잡아본다. 우리는 시간으로부터, 또 시간에 의해 살고 있으며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에.
people

잊히지 않을 소중한 여행을 위하여

굿올데이즈 호텔과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 남자 노시현, 대만 여자 제니퍼. 호스트 노시현님은 굿올데이즈를 오픈하기 전 9년 가까이 게스트하우스와 카페를 운영했고,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나름의 마스터피스를 만들고자 했다.

굿올데이즈는 좋았던 옛 시절을 회상하며 쓰는 말로 '굿 올드 데이즈(Good old days)'의 줄임말이다. 호텔 준비 기간 중 발생한 코로나로 걱정이 많았던 시기, 호스트는 많은 책을 펼쳐보며 지나간 일을 후회하거나 일어나지 않은 일을 걱정하지 말고 현재에 집중하자는 결론에 도달했다. 현재에 집중한다면 과거가 된 순간들이 모두 굿올데이즈가 될 것이라고. 언젠가 그리워할 그날이 될 오늘을 영원히 기억할 수 있도록, 오늘을 기록하는 여행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여행을 기록하는 호텔 굿올데이즈를 짓고자 했다. 지역과도 연결점을 찾았다. 부산에서 가장 번화했던 지역인 중앙동에 자리해 좋았던 옛 시절을 떠오르게 만든다.
location

변화의 중심, 그 한가운데

부산 중앙동은 과거 시청이 있어 번화했던 까닭에 오래된 노포가 많으며 오늘날에는 곳곳에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 변화의 중심에 있는 곳이다. 부산역에서 지하철을 타면 바로 다음 역이 중앙역 그리고 다음 역은 남포역이다. 중앙동 지하철역 2번 출구에서부터 남포동 방향으로 걸어가면 작고 낡은 건물은 점차 사라지고 크고 화려한 건물이 눈앞에 나타나며 자연스러운 풍경의 변화가 느껴진다. 중앙동은 과거와 현재의 중간인 그 어느 즈음에 자리해 있다. 부산에 입성하는 여행객들의 첫 관문인 부산역과 이미 많이 알려져 있는 남포동 사이에 위치해 주말이면 부산의 낭만을 찾는 여행객으로 북적이며, 동시에 오피스가 밀집한 지역인만큼 주중에는 현대인들의 분주하고 활기찬 걸음으로 가득하다. 굿올데이즈는 남포동과 자갈치 시장, 국제시장, 부평 야시장, 용두산공원과 40 계단 등 부산의 대표적인 관광지가 모두 도보권에 있어 부산의 옛 모습과 지금을 여행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또한 감천문화마을 그리고 영도의 흰여울 문화마을, 태종대 조금 멀게는 다대포 울숙도까지 서부산 관광의 중심에 위치해 접근성이 훌륭하다.

MAKING STORY

공간의 따뜻하고 친근한 인상을 원했던 호스트와 건축사 사무소의 의견이 일치해 중앙동의 오래된 건물들 가운데 자연히 녹아들 수 있게끔 외벽은 점토 벽돌을 내부는 목재 톤을 입혔다. 벽돌 마감의 그리드 패턴으로 보편적인 입면 디자인을 따르되 건물 양 모서리에 창을 두어 내외부의 경계에 여유를 더했고, 옥상 파라펫을 밀어 넣어 건물과 하늘의 경계를 부드럽게 풀어주었다. 창은 크게 만들면서 벽은 바닥에서 의자 높이만큼 남겨둬 안정감을 극대화했으며, 전구색 조명으로 호텔이 가진 아날로그 감성과 온기가 늦은 밤 골목까지 비스듬히 비추도록 했다.

2층 카페는 여행자와 카페 손님 모두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경계가 모호한 공간으로 설계했다. 문턱은 낮고 친밀감은 높은 공간을 위해 1층 창을 벽돌 두 장 정도 깊이만큼 안으로 밀어 넣고 원목을 얹어 걸터앉아 쉴 수 있는 작은 공간을 만들었다. 카페나 호텔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중앙동을 오가는 누구나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드러나 있지만 숨겨진 공간이다. 루프탑은 건물을 이용하는 모든 이들에게 열려 있는 공간으로 주변 건물에서 덜 보이면서도 소음이 퍼져 나가지 않게 사방을 벽으로 둘러싼 형태로 결정했다. 골조 공사 감리 중에 올라선 옥상에서 앞으로는 용두산공원, 뒤로는 북항대교가 보여 일부를 추가 변경해 꽤 근사한 전망을 갖게 되었다.#
호스트는 건축가 사무소 엠오씨 아키텍츠에 빼곡한 노트를 건넸다. 자신이 살아오며 경험했던 모든 일들과 인생 족적을 리포트처럼 작성해 수집한 자료와 함께 건축가 사무소에 전한 것. 호텔을 구현하려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경험을 해왔으며 무엇 때문에 하고 싶어 하는지를 공유하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엠오씨 아키텍츠와 관련된 모든 자료를 읽어본 뒤 의뢰했고, 완벽한 신뢰를 바탕으로 유연성 있게 일을 진행했다.

굿올데이즈는 그 기획에 따라, 아날로그 감성의 경험과 중앙동의 역사, 그곳에 묻힌 추억의 가치가 한데 모여 건축과 공간에 고스란히 드러나야 했다. 아울러 코로나 변수로 최초의 계획이었던 해외 여행객을 대상으로 하는 호스텔에서 시선을 살짝 돌려 국내 여행객을 대상으로 하기로 결정, 2인 이상의 여행이 많은 국내 여행객을 고려해 객실 수를 줄이고 크기를 키웠다. 이에 엠오씨 아키텍츠는 건물 외관과 내부를 중앙동과 자연스럽게 연결하여, 여러 노포처럼 오래도록 중앙동의 한자리를 지키는 장소를 만들고자 했다. 중앙동의 어제와 오늘과 내일을 연결하려 한 것이다. 아울러 시간과 기록이라는 중점적인 콘텐츠를 더 세밀하게 집어 넣되 호텔 이용객, 혹은 카페 이용객, 더 넓게는 중앙동을 오가는 사람들과의 친밀감을 한층 높이기 위한 건축적 고민도 계속됐다. 그 결과 외부에 작은 공간을 의도함으로써 같은 시간의 다른 길을 향하는 이들을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공사 도중 올랐던 옥상에서 만난 뷰를 살리기 위해 외벽을 살짝 밀어 넣는, 설계의 변동도 있었다.#
SPACE

여행의 기억과 감정을 기록하며

호텔의 객실은 3, 4, 5층에 위치해 있으며 룸 01, 02, 03으로 구분된다. 모든 객실에는 공통적으로 문구 서랍이 있는데 굿올데이즈 굿즈와 연필을 비롯해 큐레이션한 문구류가 진열되어 있다. 웰컴 키트로 제공된 엽서에 여행의 기억과 감정을 기록할 수 있으며, 넓고 긴 책상과 편안한 의자를 마련해 자연스럽게 무언가를 생각하며 읽고 쓰게 된다.

룸 01과 03은 침실과 화장실 그리고 욕조가 있는 샤워실로 이루어져 있으며, 욕조에서 로컬 공방과 협업해 준비한 배스 밤으로 여행의 피로를 풀 수 있다. 또한 내부에 큰 창을 둬 개방감이 뛰어나다. 룸 02는 침실과 화장실 그리고 샤워실로 비교적 콤팩트하게 구성한 객실이나 룸 한가운데 놓인 침대가 충분히 매력적이다. 포인트 컬러로 우드 톤과 녹색을 사용해 객실 전반에 따뜻한 분위기를 입혔다. 전 객실의 냉장고와 선반에 비치된 다양한 음료와 스낵, 컵라면은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 단순히 보기에만 좋은 인테리어적 요소나 사진을 위한 콘텐츠가 아닌, 제대로 된 아날로그 그리고 로컬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가 인상적이다. 협업 브랜드인 마크 커피 원두로 최적의 레시피를 따라 해 완성한 맛있는 커피. 머무르는 공간을 한층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음악에 따뜻한 감성을 더한 턴테이블. 호스트가 취향에 따라 셀렉한 재즈와 팝 위주의 바이닐. 공간을 채운 모든 것들을 누리며 편안하고도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만끽할 수 있다. 이는 오직 기다림을 통해 얻을 수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으며, 모두 현재의 순간에 집중하게 만드는 힘을 발휘한다. 현재에 집중한다면 과거가 된 순간들이 모두 굿올데이즈가 될 거라는 호스트의 기획 의도, 생각, 그리고 호텔의 본질을 따뜻하고 친절하게 경험할 수 있다.

1층 카페는 호텔에 딸려 있는 작고 평범한 카페가 아니라 그 자체로 독립적인 매력을 가진 공간이다. 맛있는 커피와 디저트 그리고 편안한 공간이 갖춰져 있고, 2층까지 이어지는 공간적 허용으로 계절을 바라보고 시간을 여행할 수 있다. 카페 2층은 호텔 라운지 느낌의 포근하고 낮은 좌석이 마련돼 있는데 이는 무엇보다도 카페와 호텔의 메인 콘텐츠인 엽서를 쓰기 위한 넓고 편안한 공간을 제공한다. 카페에서 좋은 경험을 한 사람들이 비슷한 결의 호텔까지 마음을 두고 관심을 가지게 되는 시너지 효과를 자연스럽게 일으킨다. 루프탑은 호텔 투숙객뿐만 아니라 카페 이용객까지 이용 가능한 공간으로,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여 도심 한복판 빌딩 숲임에도 주변 건물에 덜 노출되고 소음이 퍼져나가지 않아 안락한 기분이 든다. 앞으로는 용두산 공원과 곧게 뻗은 부산 타워가, 뒤로는 바다를 오가는 배들과 부산항 대교가 보이며, 살짝 밀어 넣은 벽의 바깥으로 한 걸음 내디디면 좌우로 길게 뻗은 은행나무 길과 중앙동을 가로지는 이 차선 도로가 내려다보인다. 낮과 밤의 풍경에 따라, 계절의 변화에 따라 전혀 다른 정서와 이야기를 품고 있다.
INTERVIEW

stayfolio
Goodoldays Hotel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굿올데이즈 호텔과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 남자 노시현, 대만 여자 제니퍼입니다. 9년 가까이 게스트하우스와 카페를 운영했던 경험을 토대로 굿올데이즈를 기획했습니다. 굿올데이즈는 ‘굿 올드 데이즈(Good old days)’의 줄임말입니다. 좋았던 옛 시절을 회상하며 쓰는 정감 어린 말을 호텔의 이름으로 삼았습니다.

굿올데이즈에는 호텔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배우고 영감 얻은 것들이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코로나로 걱정이 많았던 시기였는데요, 많은 책을 보면서 지나간 일을 후회하기보다 지금 주어진 현재에 집중하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현재에 집중한다면 과거가 된 순간들이 모두 굿올데이즈가 되지 않을까 고민한 것이죠.

오늘은 언젠가 그리워할 그날이 됩니다. 굿올데이즈는 사라져가는 시간의 의미를 공간에 담아 아련한 기억으로 사라질 오늘을 영원히 간직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오늘을 기록하는 여행이 되길 바라며, 여행을 기록하는 호텔을 기획한 것입니다. 부산에 가장 번화했던 지역인 중앙동에 자리해 좋았던 옛 시절과도 연결되므로 지역적 의미 역시 잘 맞았습니다.
시간과 기록을 중점으로 한 콘셉트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메인 콘텐츠인 엽서, 호텔 전체 콘셉트인 아날로그와 관광객에게 다소 낯선 곳인 중앙동 이야기. 이들을 연결하는 것이 필요했는데 모두 시간과 연결된다는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굿올데이즈 엽서는 미래로 보내는 엽서라는 콘셉트가 있어서 오늘 적은 엽서를 먼 미래의 어떤 달로 보낼 수 있습니다. 이것은 곧 현재를 미래로 보내는 것과 같으며 미래에서 엽서를 받아도 그것은 현재가 아닌 과거로부터 오는 것인 셈입니다. 아날로그 역시 시간이 매우 중요합니다. 노래를 듣고 싶을 때 플레이 버튼을 터치하면 지체 없이 노래가 흘러나오는 디지털과 달리 객실에 비치한 턴테이블은 LP 판을 올리고 잠시 기다려야 노래가 흘러나옵니다. 핸드드립 커피도 마찬가지입니다. 원두를 직접 손으로 갈고 필터를 통해 내리고 커피가 준비되는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아날로그는 시간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경험입니다.

중앙동은 과거 시청이 있어 번화했던 까닭에 오래된 노포가 많고 오늘날에는 곳곳에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는 중입니다. 중앙동 지하철역 2번 출구에서부터 남포동 방향으로 걸어가면 작고 낡은 건물은 사라지고 점점 크고 화려한 건물이 나타나며 풍경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중앙동이 과거와 현재의 중간 어느 지점에 자리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기록이라는 키워드는 엽서로부터 왔는데 단순한 엽서를 넘어서 부산의 경험이 영원하길 바라는 염원이 담겨 있습니다. 기억은 언제나 쉽게 휘발되지만 글로 쓴 것은 10년이고 20년이고 지우거나 버리지 않는다면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부산에 머물렀던 순간이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기억으로 간직되길 바라는 마음을 브랜드 스토리에 담았습니다.
로컬 업체와의 협업이 호텔 곳곳에서 드러납니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중앙동은 시청과 각종 금융 무역회사를 비롯해 크고 작은 기업이 밀집해 말 그대로 부산의 중심과 같은 곳이었지만, 시청과 관공서 기업이 원도심을 떠나며 옛 명성을 잃어갔고 이전과 같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산에 가장 찬란했던 시간을 머금었던 곳인 만큼 급격한 변화 속에서도 자리를 꿋꿋이 지키고 있는 많은 가게들과 오래되어 허름하지만 부산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건물, 거리의 모습은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원도심의 매력을 알리고 영광의 시절 한가운데 있었던 분들에게는 추억을, 젊은 분들에게는 부산다운 레트로한 매력을 느끼게 하고 싶었습니다.

객실을 채우는 거의 모든 콘텐츠는 로컬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중앙동 주책공사에서 큐레이션해 준 책, 중앙동 마크 커피의 추천을 받은 원두, 중앙동 좋은 차의 추천을 받은 찻잎, 사계춘 우롱차, 그 외에도 디퓨저, 배스 밤, 맥주, 치즈 큐브까지 모두 부산에 위치한 브랜드와 협업했습니다. 객실에서 로컬 제품을 경험해 보신 투숙객들이 협업 업체를 방문해 소비하게 되는 선순환 구조 그리고 지역 브랜드와의 상생을 통한 발전을 꿈꾸고 있습니다.

또한 중앙동에는 자리를 지키고 있는 40, 50년대 노포들이 많이 있고 세월이 만들어낸 깊은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세월이 보장해 주는 맛은 놀라울 정도이지만 너무 저평가되어 있고 그저 올드한 이미지로 알려져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가게의 사장님들을 직접 찾아 뵙고 사진을 찍고 인터뷰하여 소개 카드를 만들었습니다. 리셉션 옆에 진열대를 제작해 호텔 투숙객과 카페 이용객 모두 들고 갈 수 있도록 비치해 두었습니다. 존재 자체로 큰 버팀목이 되고 있는 노포의 내공과 맛을 경험해 보는 것은 부산 여행을 더 특별히 만들어주며 중앙동의 매력을 높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단순히 맛있다가 아닌, 스토리가 있는 가게들이 하나하나 모여 중앙동에 부흥을 이끌어 줄 뿐 아니라, 로컬을 경험하고자 하는 여행객들의 니즈를 충족시켜 줄 수 있다고 믿습니다.
웰컴 기프트와 조식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숙박객분들에게 드리는 웰컴 기프트는 호스트가 직접 담은 부산 풍경 사진 엽서, 봉투, 우표, 굿올데이즈 볼펜과 메모지 그리고 부산 지도입니다. 여행지에서의 감동은 일상으로 복귀함과 동시에 빠르게 사라집니 다. 그렇게 사라져 버리는 시간을 기록해 간직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엽서 쓰기에 필요한 선물을 드리고 있습니다. 오늘 나의 모습과 여행의 감정을 기록해 리셉션에 전달해 주시면 최대 3년 후까지 날짜를 지정해 보낼 수 있습니다. 미래의 나에게 혹은 친구 연인 가족에게 엽서를 보내 시간을 초월한 의미 있는 추억을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조식 바구니는 객실 앞으로 배달돼 방에서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코로나 시대에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조식이라 생각했습니다. 베이커리 팀이 당일 새벽에 구워 따뜻한 스콘을 메인으로, 직접 만든 그래놀라와 반숙 계란, 오렌지 주스, 제철 과일이 담겨 있습니다. 스콘은 핸드드립으로 내린 따뜻한 커피와 함께, 그래놀라는 냉장고에 있는 우유나 아몬드 브리즈와 함께 드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것과 동일한 제품으로 카페에서도 구매 가능합니다.
호스트가 아닌 숙박객으로 굿올데이즈에서 하루를 보내신다면?
오픈 전에 부족한 점은 없는지 눈에 불을 켜고 하루 머물러 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 느껴보지 못했던 온전한 여유와 쉼의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쿠폰으로 받은 아메리카노를 테이크 아웃해 중앙동 거리를 산책해 봅니다. 굿올데이즈에서 추천하는 중앙동의 어느 노포에서 저녁 식사를 합니다. 객실로 들어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수프얀 스티븐스의 LP를 틀어놓고, 주책공사에 큐레이션한 책 '풍덩'을 읽습니다. 웰컴 기프트로 제공된 엽서에 오늘 나의 모습과 여행의 감정을 기록하여 일 년 후로 보냅니다. 객실 내 모든 콘텐츠들을 여유 있게 즐겨보고 싶습니다.

숙박객이 굿올데이즈에 머무는 동안 무엇을 얻거나 느끼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객실에는 티비가 없어 모르고 오신 분들은 당황하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LP를 듣기 위해 판을 올리고 커피를 마시기 위해 원두를 갈고 편지를 쓰기 위해 연필을 깎는 아날로그적 경험으로 시간을 가득 채우실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미래로 보내는 엽서 쓰기는 꼭 해보셨으면 합니다. 집에 도착한 서랍 속의 엽서는 의미 있고 바래지 않는 영원한 기억이 될 것이며 부산에서의 좋았던 기억, 그 때의 감정을 떠올리게 해 줄 매개체가 되어 줄 것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한국 남자 노시현_ 머지않아 입국이 예상되는 해외 여행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잠만 자는 공간이 아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 스토리가 많은데 현재는 모두 한국어로만 제공되어 있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버전을 준비하고 있으며, 어떻게 하면 더 쉽게 전달해 굿올데이즈와 중앙동, 나아가 부산을 제대로 즐기게 도와드릴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대만 여자 제니퍼_ 지금은 핸드폰, 스마트폰을 누구나 갖고 있으니까 툭툭 사진을 찍고, 추억을 회상해보려고 해도 컴퓨터 속에 들어있어 거들떠 보지 않는 것 같아요. 하지만 엽서가 있으면 서랍에 두었다가 언젠가 꺼내 봤을 때 그 순간의 기억과 감정이 글자 하나하나에 다 적혀 있잖아요. 그때의 좋았던 기억들이 모두요. 엽서야말로 정말 괜찮은 기념품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의미 있는 경험을 많이 전해드리고 싶어요. 꼭 자신에게 엽서를 한번 써보세요. 친구와 가족에게도요. 감사합니다.

스테이가 추천하는
주변 레스토랑

중앙식당

간판도 잘 보이지 않는 골목길 안쪽에 무려 5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식당. 단돈 2만 원의 회 백반에 나오는 밑반찬 가짓수는 놀랄 만큼 많고 하나하나 맛이 살아있다.

성일집

국내산 최상급 곰장어 전문점으로 소금구이와 양념구이를 즐길 수 있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품질의 곰장어로 양념을 최소화해 재료 본연의 맛이 느껴진다. 곰장어 구이를 먹고 남은 양념과 야채를 함께 볶는 볶음밥도 절대 놓치지 마시길.

스테이가 추천하는
주변 카페

굿올데이즈 카페

주어진 오늘을 가장 따스하고 달콤하게 즐기는 방법이 이곳에 있다. 아날로그 감성을 듬뿍 담은 공간은 물론 커피와 베이커리도 수준급이다. 굿슈페너, 굿쉐이크, 굿비엔나 등 개성적인 시그니처 메뉴에 달달한 구움과자와 케이크 한 입 베어물면 오감이 행복해지는 머무름의 시작.

STAY

지금을 디디고 내일로 향할 수 있도록

순간과 시간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라는 연결로 영원할 수 있다고 믿는다. 다음으로 미래로 가기 위해 우리는 지금을, 과거가 될 지금을 충분히 즐기고 온전히 느껴야만 한다. 그런 힘은 어디에 있을까? 지금을 잘 가둬두는 일은 기록에 있다. 시간의 직진성을 철저하게 거부한 채로 TV 없이 손으로 판을 올려 온도를 간직한 음악을 들으며, 오롯이 지금의 감정과 기억을 쓰는 시간을 보내는 곳.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어떻게든 간직할 수 있는 기회가 눈앞에 있다. 과거와 현재 그 어디 즈음에 위치해 머무는 지금을 '좋았던 옛 시절'로 기억하며, 지금을 단단하게 다지고 디디며, 내일로 향할 수 있는 기회. 쏟아지는 자극과 쌓아온 역사가 한곳에 자리한 호텔의 객실 혹은 낮은 좌석의 카페에 앉아 웰컴 기프트를 들고, 문구 서랍에서 맘에 드는 펜을 골라 호스트가 직접 만든 엽서에 한 줄씩 적어내려간다. 그렇게 영원할 수 있는 여행의 기억, 그렇게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내면의 힘을 얻는다. 일상과 단절하지 않고도 내 안으로 고립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은 기록함으로써 얻는 것이었다.

4 POINT OF VIEW

ORIGINALITY

기록을 통해 찾는 여행의 본질

여행의 본질은 일상을 달리 보게 만드는 데에, 머무는 자리와 위치, 각도와 높이를 바꿈으로써 새로운 눈과 마음을 장착하게 되는 데에 있지 않을까? 일상과의 단절 또는 자연에서의 고립 없이 지금의 순간을 만끽하는 원초적인 방법을 쥐여준다. 펜을 들게 하고, 무엇을 써야 할지 고심하게 만드는 머무름 속에서 끊겼던 과거와 지금, 내일이 연결된다. 세상이라는 시간과 공간 안에 살고 있음을 완벽히 알아차리게 하는 경험을 말이다. 무엇을 얻기 위해 혹은 잃기 위해 떠나왔는지.

DESIGN

이방인의 감정을 지워낸 연결성

대부분의 호텔보다 넓은 사이즈의 객실, 욕조의 유무로 나눠진 룸의 분류. 긴 책상과 널찍한 사이즈의 침대로 최소한의 머묾을 이끄는 디자인에 통창으로 외부와 만나 호텔이 갖는 답답한 공기를 걷어냈다. 게다가 1층 카페와 리셉션 공간에서 마주치는 현지 사람들의 인상이 지역과의 자연스러운 연결을 꿰어 이방인의 감정을 지워주며, 탁 트인 루프탑에 오르면 계절의 변화와 부산의 활기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개방감을 갖게 된다. 그 동네와 지역 주인과 손님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무너지는 모습은 떠나왔지만 편안한, 여행의 필수 감정을 이끌어 낸다.

Hospitality

지금에 집중하는 태도

지금, 머무는 순간에 집중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기록의 힘, 시간의 배치다. 아날로그적 경험 설정으로 기다림과 인내, 작은 성취를 되찾고, 기록을 함으로써 쓰는 순간 과거가 되는 지금을 직시하게 되는 머무름. 지금에 집중하는 태도는 현대인이 갖고 있는 듯하면서도 놓치기 쉬운 것으로, 이 시대 사람들의 필요충분조건임에도 제대로 탑재하고 있지 못하다. 이를 끄집어내 건네 받는 시간. 무엇이 중요하고, 어느 시간에 머물러야만 하는지 돌이켜보게 만든다.

PRICE

시간을 얻기 위해 시간을 쓰다

시간을 내 떠나는 여행. 굿올데이즈에서의 경험, 그 기억은 시간을 썼으나 시간을 얻은 기억이 된다. 그것은 다름 아닌 시간과 나란히 걷게 한, 기록의 경험 덕분이다. 세상과 단절되지 않고, 과거와 현재에서 멀어지지 않은 채로 보낸 부산의 시간. 이곳에 다시 머물며 계절마다 달라진 얼굴과 인상을 보고 싶다. 또다시 시간을 얻기 위해. 잊지 않기 위해.

스테이명
굿올데이즈 호텔

숙소타입
호텔

연락처

주소
부산 중구 중앙대로41번길 5 (중앙동1가)

인원 / 객실수
2~2명 / 3객실

가격대
₩150,000 ~ ₩280,000

체크인 / 아웃
15:00 / 11:00

편의시설
아침식사, 반신욕

PHOTO BY 박기훈 | WRITTEN BY 김모아 | arcfactor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