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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브동산
why

푸른 초원 위 그림 같은 집

도시는 회색으로 은유 되곤 한다. 촘촘히 붙어있는 빌딩, 수많은 차가 내뿜는 공해, 무채색 옷을 입은 표정 없는 사람들.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도시의 잔상은 차갑고 매캐하다. 도시를 감각할 때면 도심 속 동식물의 가짓수가 한정적인 것처럼, 사람마저도 도시의 규격에 맞지 않는 생명체라는 생각이 든다. 높은 생산성과 빠른 속도를 중시하는 압박 속에 누구나 한 번쯤 답답함을 느껴봤을 테다. 빨리 걷는 사람을 따라 발걸음을 재촉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에 굴하지 않는 방법은 단순하다. 느리게 걸어도 괜찮은 곳으로 떠나 새로운 삶의 방식을 상상해 보는 것. 그로브동산은 숨죽여 도시를 건너는 사람들을 위해 안식처를 선물한다.

고요한 어촌 마을에 있는 작은 동산, 그사이 숨겨지듯 위치한 로지. 이곳에서만큼은 굽이치는 바다를, 쏟아지는 별을, 흔들리는 풀잎을 마냥 바라볼 수 있다. 게으르게 시간을 보내도 곁에 있는 자연은 다그치지 않는다. 그저 품을 내어줄 뿐이다. 깊은 휴식, 영감의 발현, 새로운 경험. 여행의 목적이 뭐가 되었듯, 그로브동산은 가벼운 마음으로 본질에 집중할 수 있게 돕는다. 어디론가 숨고 싶을 때 언제든지 찾고 싶은 곳, 그로브동산의 다정함을 바라본다.
people

자연을 사랑하는 부부가 만든 조화

그로브동산은 바다와 캠핑을 사랑하는 이들에 의해 탄생했다. EJH 건축사 사무소를 운영하는 박은주, 이주헌 소장은 주말마다 캠핑을 떠날 정도로 자연을 향한 애정이 남다른 부부다. 우연히 찾은 동산 해변 앞 캠핑장을 자주 오가며 동산리의 매력에 빠져들었고, 자연스럽게 하루쯤 머물다 갈 게 아니라 이곳에서 보낼 노년을 상상했다. 그들이 바라본 동산리는 시골 마을의 정취를 머금고 있어 평화로웠고, 아이들이 자연과 가까이 생활하기에도 더없이 좋아 보였다. 동산리에 있는 작은 동산, 이곳에 소수를 위한 자그마한 집을 계획하게 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부부는 최소한의 규모로, 마을과 잘 어울리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도드라져 보이는 건축물보다 자연을 해치지 않는 구조와 미감, 담장을 높게 쌓기보다 느슨한 경계로 조화로움을 고려한 공간. 그로브동산에는 마을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이 배어 있다. 부부가 동산리에서 직접 경험한 따스함처럼, 많은 이들이 도시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자연을 오롯이 느낄 수 있길 바란 선택이다. 작은 로지는 단순하게 구성되었지만, 부부의 일상적인 취향이 반영돼 있다. 누군가의 취향에서 기원한 공간 구성이 머무는 이들에게 어떤 경험을 안겨줄지, 다른 맥락으로 해석될 휴식을 기대한 것이다.
location

소박한 어촌 마을의 정취를 머금은 공간

동산리는 고즈넉한 분위기를 간직한 평화로운 어촌 마을이다. 연일 서퍼와 여행객들로 붐비는 죽도와 인구에 비해 웅장한 호텔이나 민박, 횟집 같은 시설이 없어 조용하고 한적하다. 동산 해변은 비교적 파도가 높지 않은 편이라 서핑을 처음 배우는 이들에게 적합하다고 알려져 있다. 바다의 스케일이나 분위기처럼, 동산리에는 야트막한 집들이 군락을 이룬다. 형형색색 지붕을 바라보며 마을의 언덕길을 오르면 그로브동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사실 그로브동산이 위치한 사이트는 마을 사람들에게 의미가 남다른 곳이다. 나지막한 구릉이 있어 마을 아이들의 놀이터로 쓰였다는 점과 멀리 자그마한 소나무 숲이 보인다는 점도 마을 사람들에게 상징적으로 기억되는 요소다. 부부는 자신들이 지은 건축물로 공간에 깃든 의미를 가리거나 없애고 싶지 않았다. 동네의 분위기를 지켜내는 방식으로 사이트의 매력을 부각했고, 건물 사이 통로를 열어 마을에서 숲을 바라볼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게스트에게도 큰 이점으로 작용한다. 단순히 공간 안에 머무는 경험이 아닌, 큰 틀에서 자연의 존재감을 느끼게 돕기 때문이다. 숲을 뒤로 한 채 마을을 바라보면, 골목길을 따라 늘어선 정겨운 시골집들과 멀리 바다가 모습을 드러낸다. 수평선을 마주한 오션뷰보다 다채롭고도 고유하다.
MAKING STORY

그로브동산은 20㎡ 규모의 더 벤티와 30㎡ 규모의 더 트렌타로 구성돼 있다. 계획 초기에 바닥 면적 제한을 두고 설계를 진행했을 정도로, 미니멀리즘은 공간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다. 규모가 작은 바닥 면적에 비해 층고를 넉넉히 설정해 입체적이면서도 아늑함이 느껴지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높은 층고를 활용, 다락방 같은 복층 구조를 선택한 점도 인상적이다. 만약 주거를 위한 공간이었다면 비효율적인 배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 마치 동굴 안에 들어선 것처럼 바닥, 벽, 천장의 경계가 모호한 듯하면서도 구분되도록 재료는 콘크리트로 통일감을 주되, 가공 방식을 달리해 물성이 다른 재료로 느껴지게끔 했다.

불필요한 소품이나 가구 사용을 절제한 것도 마찬가지다. 가벼운 마음으로 머물 수 있도록 단순한 구성에 집중했다. TV 대신 네모난 픽스창 밖으로 펼쳐지는 자연을, 화려한 조명 대신 공간 전체에 번지는 빛을 만끽할 수 있다. 주의를 빼앗는 인위적인 요소를 최소화했기에 홀로, 때론 동행한 이에게 오롯이 집중하게끔 돕는다.#
부부는 자연 속에서 경험한 위안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자 했다. 시간이 멈춘 듯한 공간에서 개인의 생각과 감각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 복잡한 계획이나 고민은 내려놓고 게으름을 피워보는 것을 권한다. 이들은 본질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단순함의 미학’에 주목했다. 그로브동산에는 시선을 사로잡는 화려한 컬러나 장식적인 요소, 복잡한 배치가 없다. 미니멀리즘에 입각한 구성으로 머무는 경험을 보다 간명하게 만들고자 했다. 단순하게 구성하되, 기획 초기에 고려한 ‘자연 속에서의 위안’을 위해 바다와 숲을 공간 안으로 끌어들이는 구조를 계획했다.

이러한 방향성은 외형에서 부각되는데, 그로브동산은 고요한 인상의 로지 두 개로 구성돼 있다. 멀리서 보면 두 동이 조금 떨어진 위치에서 마주 본 형태다. 뒤로 펼쳐지는 소나무 숲을 가리지 않으면서, 철썩이는 파도 소리가 골목길을 타고 그로브동산 안쪽까지 이어지는 것을 염두에 두었다. 바닷가이지만, 바다에서 조금 떨어진 위치라는 지리적인 특징이 감각적 경험을 배가시킨 것이다. 파도가 치는 날, 파이어핏을 즐기다 보면 장작 타는 소리와 파도 소리, 새 소리가 중첩된다. 인위적인 연출보다 자연스러운 레이어가 그로브동산에서의 경험을 풍부하게 만드는 셈이다. 작은 어촌 마을과 대비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모양, 꼭 필요한 것들로만 채워진 최소한의 공간. 건축물의 존재감을 과시하기보다 은근히 드러내는 방식으로 지역과 어우러진다.#
SPACE

자연의 속도에 맞춘 단순한 하루를 위하여

동산리 마을의 골목을 따라 올라가면, 푸른 잔디 위 하얀색 로지 두 채가 등장한다. 뒤편으로 촘촘한 나무들이, 건물 사이사이에는 섬세히 구획된 조경이 자리하고 있다. 진입로를 지나 낮은 담장으로 둘러싸인 외부 공간에는 높고 낮은 구릉이 각기 다른 동산을 이룬다. 바람에 흔들리는 움직임으로 시각적, 청각적 효과를 선사하는 그라스 류, 꽃대가 길고 곱게 자라는 보라색 버들 마편초와 리아트리스가 정원에 색채를 부여한다.

잔디의 바스락거리는 질감을 느끼며 안쪽으로 진입하면 더 벤티의 입구가 나타난다. 전면 창 자체가 출입구라, 실내 공간과 외부 공간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들 수 있다. 창을 활짝 열면 숲이 선사하는 푸른 잎의 신선한 향과 새의 울음소리, 빛의 포근함이 공간을 가득 채운다. 한쪽에 있는 LP 플레이어를 활용해 아날로그한 음색을 느끼며 느긋하게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숲을 바라보는 픽스창 앞에 놓인 쿠션에 앉아 사색을 즐기기에도 좋다. 사다리를 타고 중층으로 오르면 다락방 같은 침실이 등장한다. 박공지붕 아래, 작은 창으로 들어오는 빛의 존재감을 느끼며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다.

더 트렌타는 단차가 있어 멀리 바다가 보일 뿐만 아니라 햇빛을 받기에 더 용이한 구조다. 가로로 긴 형태는 더 벤티와 동일하지만, 아일랜드 식탁이 있어 전면 창을 모두 개방할 시 외부 데크와 연결돼 근사한 다이닝 경험을 제공한다. 볕이 좋은 날에는 선베드에 누워 가만히 자연을 감각할 수도 있다. 더 벤티보다 가까운 위치에서 숲을 바라볼 수 있는 점 또한 이점이다. 마지막으로, 그로브동산에서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 중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파이어핏이다. 날이 어두워지면 사이트의 가장 안쪽에 있는 작은 동산 위에서 쏟아지는 별빛을 바라보며 화목 난로를 이용할 수 있다. 잔잔하게 타오르는 불을 마주한 채 느긋한 마음으로 긴장을 풀어내는 순간. 일련의 과정을 통해 깊은 휴식으로 다다를 수 있게 한다.
INTERVIEW

stayfolio
Grove Dongsan
‘임과 함께’의 가사처럼 푸른 초원 위 그림 같은 집이네요. 맨 처음, 어떤 집을 짓고자 하셨나요?
저희 부부는 바다를 좋아해서 매주 동해 바다를 오곤 했는데요. 우연한 계기로 조용한 시골 어촌 마을에 작은 동산을 가지게 됐어요. 멀리 파도 소리가 들리고, 식물들이 햇빛에 반짝이고, 밤이 되면 하늘에서 별이 쏟아져 내리는 곳이에요. 그런 곳에 아주 작은 나만의, 혹은 둘만의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빠르고 답답한 도시의 삶에서 잠깐 벗어나 자연 그대로를 보고 듣고 느끼는 그런 최소한의 공간이요. 무엇이든 크고 빠른 게 좋은 복잡한 일상에 지친 이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길 바랐어요. 단순함과 아늑함을 추구하는 저희의 취향이 담긴 작은 로지를 만들어야겠다는 목표가 생겨났고요. 외형은 작은 이런 어촌 마을과 너무 대비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모양을 하다 보니 푸른 초원 위 그림 같은 집이 됐네요. (웃음)
‘그로브동산’ 이름에 담긴 의미가 궁금합니다.
그로브동산을 구성할 즈음, 우연히 동산리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분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어요. 그분 말씀에 따르면 이곳이 예전에 나지막한 구릉이 있던,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였다고 하더라고요. 그 기억을 빌려 건축 언어로 재현해 보면 어떨까 생각하게 됐어요. 동산리 작은 마을 숲 안에 있는 또 다른 동산이라는 의미에서 그로브동산이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전면의 창을 열면 거실의 너비가 확장되는 방식이에요. 어떤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나요?
저희가 바닥 면적 제한을 뒀기 때문에 높은 층고와 외부로의 개방을 통해 공간의 입체적인 확장성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높은 층고를 이용해 다락방 느낌의 아늑한 침실을 계획하게 되었고, 내부 공간을 외부 데크까지 연장시켜 보다 적극적으로 빛, 바람, 소리를 받아들일 수 있게 했어요.
시공 과정에서 주요하게 표현하고자 한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불필요한 마감이나 디테일은 최대한 자제하려고 노력했고요. 어쨌든 건물은 인공 구조물이지만 최대한 자연적이고 주변에 녹아드는 모습이길 바랐어요. 독채의 크기도 일부러 작게 설정했고요. 자연적인 재료를 적극 사용해 마을의 분위기와 어우러지도록 했습니다.
처음 기대했던 것보다 만족스럽게 구현된 부분이 있나요?
더 트렌타는 데크가 있는 구조로 약간의 위계를 만들었어요. 그로브동산 위치에서 직접적으로 바다가 보이지 않는데, 데크 위에 올라서면 멀리 마을 집들의 지붕 사이로 바다가 보여요. 거기에 파도 소리까지 더해지면 그 모습 하나로 왠지 모를 감동을 준다고 생각해요. 마을 안길에서 낮은 콘크리트 담장을 지나 잔디의 경계를 지날 즈음, 몽환적인 분위기의 동산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눈앞에 펼쳐지는 파란 하늘과 바람에 흩날리는 식물들, 자연의 소리들이 그 느낌을 배가시켜 주는 것 같아요.
공간의 경계를 어떻게 규정짓고자 했나요?
그로브동산은 바닷가 옆 작은 어촌 마을에 자리하고 있어요. 아기자기한 집들이 어우러져 있는 곳에 나만을 위해 거대한 덩어리를 만들고 싶지는 않았어요. 주변 건물과 지형에 어울리는 낮은 콘크리트 담장과 나무 조경으로 그로브동산만의 영역을 만들었어요. 마을의 분위기가 지켜지길 바란 마음이 공간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구현되었죠. 중간중간 담장이 없는 구간도 존재하지만 그래도 저희만의 분위기는 있어요. 무드를 은근히 드러내는 방식으로 그로브동산임을 표현했어요. 가까운 위치에 있는 시골집 지붕마저도 그로브동산과 잘 어우러지고, 자연스럽다고 생각했어요. 파란색 지붕, 덧대어진 지붕, 조금은 산만하고 지저분해 보일 수 있는 삶의 모습을 굳이 가리지 않았어요. 저희 눈에는 너무 예뻐 보였거든요.
그로브동산에 머물면서 이것만큼은 꼭 경험해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 게 있나요?
전명창을 모두 개방하고 자연이 주는 바람, 빛, 소리를 느끼면서 일광욕을 즐기거나 나에게 혹은 서로에게 오롯이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라요. 밤에 즐길 수 있는 파이어핏에서 불멍은 지쳤던 마음을 치유하고 일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되어 줄 거예요. 불멍은 캠핑을 좋아하는 저희에게 굉장히 일상적인데, 도시에 사는 분들에게는 잠깐의 불멍도 굉장히 좋은 경험인 것 같더라고요. 아침에 데크에서 요가하시는 분도 있었는데, 공간을 향유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해와 산, 바다가 선사하는 기운을 받아 가시면 좋겠습니다.
그로브동산을 거쳐 간 사람들의 일상이 어떻게 변화하길 기대하시나요?
동산리 마을 어귀에 마을 표지석에 ‘마음을 바다와 같이’라는 문구가 있어요. 이곳을 다녀가신 분들이 일상에 지치거나 스트레스받는 상황을 마주하실 때마다 그로브동산에서 듣고 보고 느꼈던 순간을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바다나 자연을 한 번 더 떠올릴 수 있는 여유가 깃들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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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머스키친

양양에서 가장 유명한 수제 버거집, 파머스키친. 점심시간이면 최대 2시간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엄청난 인파가 몰리는 곳이다. 바다를 마주 보고 있다는 점과 이국적인 매장의 분위기가 설렘을 배가시킨다. 대기 시간이 걱정된다면 오픈 시간에 맞춰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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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로그

한국검인정교과서협회 연수원 내에 위치한 로그는 1만 권 이상의 도서를 보유하고 있는 북 카페다. 다른 카페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아 붐비지 않을뿐더러, 전면이 소나무 숲을 바라볼 수 있는 통창으로 구성돼 있다. 양양 바다와 함께 숲의 한적함을 즐기고 싶다면 방문해 보자.

STAY

가벼운 마음으로 나아가는 법

무엇을 욕망하는 지도 모른 채, 한참을 지나온 듯한 기분에 휩싸일 때가 있다. 삶을 충만하게 만드는 건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했던가. 여러모로 산만해지기 쉬운 도시에서는 ‘지금 이 순간’을 감각하기 어렵다. 지나치게 빠르거나 복잡하고, 불필요한 자극들이 도처에 만연하기 때문이다.

그로브동산에 당도한 순간, 무엇을 덜어내고 채워야 할지 명료해졌다. 가져온 짐은 사용하지 않은 것들이 더 많았고, 휴대폰을 내려다보는 일보다 숲과 하늘을 바라보는 시간이 더 많았다. 삶이 더 간명하고, 가뿐하게 느껴지는 순간. 그로브동산은 ‘단순함’의 가치를 전한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고, 본질로 회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을 잊고 사는가. 관심을 갖고 귀를 기울여야만 들리는 것들에 주파수를 맞춘 채 나아갈 것을 다짐한다.
4 POINT OF VIEW

ORIGINALITY

자연을 닮은 공간의 미감

그로브동산은 자연을 가로막거나 훼손하는 방식으로 건축물을 쌓아 올리기보다 어우러지는 방향을 택했다. 마을에 상징적인 소나무 숲을 여전히 바라볼 수 있고, 구릉의 지형을 살려 조경의 요소로 활용했다. 주변 자연적 요소에서 착안한 나무 널을 사용하고, 측량 중에 발견한 돌은 깎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실용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상생을 염두에 둔 ‘자연스러움’이 느껴진다.

DESIGN

경계를 허물어 조각한 조화로움

무언가를 분리하기 위해 경계를 만들면, 경계선 안쪽과 바깥은 어색한 대비가 있기 마련이다. 반면 그로브동산에는 높은 담장도, 명확한 구획도 없다. 마을의 분위기와 분리되길 원치 않았기에 가능한 선택이다. 사이트의 안과 밖을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기에 더 특별하다. 마을의 일부로서, 어색함 없이 어우러지는 공간. 이곳에 머무는 이들이라면 동산리를 사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Hospitality

지구에 무게를 싣지 않는 어메니티

동산리가 어촌 마을이라는 점과 숲을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은 호스트에게 남다른 의미를 가져다줬다. 자연환경을 해치지 않는 삶의 태도와 방식을 고민하게끔 도운 것이다. 그로브동산에는 수제 비누 공방 ‘파도 스튜디오’와 협업해 제작된 친환경 어메니티가 준비돼 있다. 비누로 된 샴푸바와 바디 워시를 사용함으로써 환경을 고려한 작은 실천에 동행해 보자.

PRICE

어디서도 만나지 못할 고유한 경험

그로브동산의 뷰 포인트는 다채롭다. 5분 정도 걸으면 바다에 닿을 수 있는 거리지만, 바다가 드라마틱하게 보이진 않는다. 대신 시골 마을의 정겨운 분위기, 길 너머에 살짝 보이는 바다,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 숲과 뽕나무 군락. 어쩌면 창문 가득 바다가 보이는 숙소보다 더 고유한 잔상을 새긴다.

스테이명
그로브동산

숙소타입
호스텔

연락처

주소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동산큰길 69-1 (동산리)

인원 / 객실수
2~3명 / 2객실

가격대
₩250,000 ~ ₩450,000

체크인 / 아웃
16:00 / 11:00

편의시설
아침식사

PHOTO BY 박기훈 | WRITTEN BY 현예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