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특별하다. 혼자 떠난 여행에서 고요히 내면을 응시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함께하는 여행에서는 외면의 확장과 배가되는 기쁨을 느낄 수 있다. 같은 차 안에 앉아 같은 전경을 바라보며 감탄하고, 이것도 먹어 보라며 서로의 접시에 산해진미를 내려놓고, 미처 살피지 못한 요소를 발견해 눈앞에 가져다 준다. 지금 여기에 함께 있다는 느낌, 동행한 이의 웃는 얼굴을 더 많이 볼 수 있는 순간.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을 함께하는 여행의 묘미다. 여럿이 동행하는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공간이다. 공간이 촘촘히 분리돼 있다면 따로 떨어져 시간을 보내야 하고, 하나로 통합돼 있다면 각자의 시간을 존중받지 못해 불편함이 가중될 수 있다. 그렇다면 함께하는 경험에 최적화된 공간은 어떤 모습일까.
재재소소는 여럿이 온 여행객을 배려하는 스테이다. 단층 건물의 ‘재재’와 이층 구조의 ‘소소’로 동이 나뉘어 있으며, 각각 8인 이하 인원이 머물 수 있게 계획되었다. 건축물의 배치만 봐도 여러 유형의 팀 단위 여행객을 염두에 두었다는 사실이 와닿는다. 제주 구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돌집 4채와 벽돌집 2채, 총 6채가 마치 하나의 마을처럼 어우러진다. 여럿이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규모의 온수 풀, 다같이 모여 앉을 수 있는 다이닝. 가족은 물론 연인, 친구 등 친밀한 이들과 시간을 보내기 더할 나위 없다. 동시에 언제든 일행과 떨어져 홀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구획되었다. 꼭 모든 경험을 같이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점, 함께하는 여행을 입체적으로 고려한 사려 깊은 시선이 느껴진다. 따로 또 같이 즐기는 여행의 풍요로움, 재재소소를 만났다.
people
제주다움이 농축된 작은 마을
재재소소는 고유의 이야기를 지닌 스테이와 경험을 디자인하는 지랩의 프로젝트다. 이들은 숲이 우거진 산속이나 마을 깊은 곳에 숨겨지듯 위치한 작은 스테이부터 많은 이들이 함께할 수 있는 규모의 스테이까지 다양한 공간을 만들고 있다. 특히 제주 곳곳에 마을의 정취를 머금은 스테이들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왔다. 이번에 선보인 재재소소 역시 지랩만의 시선으로 ‘제주다움’을 해석한 스테이다.
지랩은 그동안 다양한 제주 마을을 경험하며 제주 가옥의 구조적인 특징을 체득할 수 있었다. 적정한 높이의 담장, 작은 건물이 오밀조밀 모여있는 형태,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입체적인 구조 등. 여기에 일관성 있는 재료 사용이 더해진 건물의 군락은 하나의 공동체 같은 모습을 띠고 있었다. 지랩은 이러한 형상에 영감을 받아 제주 건축에 현대적인 분위기가 가미된 마을을 만들고자 했다. 모여 앉아 도란도란 시간을 보내거나 때론 독립적인 공간에서 휴식할 수 있는 ‘작은 마을’ 같은 스테이. 덕수리 속 또 다른 마을, 재재소소가 탄생했다.
재재소소가 위치한 덕수리는 공항에서 평화로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오면 가닿을 수 있다. 제주의 산과 주변 들판, 오름을 옆에 둔 채 도로를 달리면 멀리 보이던 산방산과 점점 가까워지는데, 재재소소에 다다르는 순간 산의 웅장함에 시선을 빼앗기고 만다. 그만큼 덕수리에서 산방산의 존재는 마을의 중심이 되는 요소다.
재재소소의 건축적 특징과 내부 콘텐츠에도 산방산을 바라보는 시선이 주요하게 고려되었다. 재재소소를 에워싼 담 너머에는 산방산과 함께 귤밭의 녹음이 펼쳐진다. 해당 사이트는 본래 덕수리 마을 외곽에 위치한 귤밭이었다. 지랩은 대지가 넓은 만큼, 하나의 커다란 건물을 짓기보다 여러 채의 건물을 배치해 합리적인 동선을 만드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스테이를 벗어나 어딘가로 떠나지 않더라도 공간 안에서 제주의 정취를 느끼고, 땅이 지닌 에너지를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돕는다. 여럿이 떠나온 여행의 목적이 될 수 있는 공간의 이상적인 모습 아닐까.
MAKING STORY
지랩은 재재소소 프로젝트 초반부터 산방산을 바라보는 시선에 초점을 맞춰 공간을 기획해 나갔다. 재재소소 부지가 산방산이 극적으로 잘 보이는 위치인 만큼, 하루 동안 머무르면서 산방산의 여러 모습을 관찰할 수 있게 구성했다. 두 객실 모두 산방산을 마주하고 있지만, 보는 방식에 차이가 있다. 재재는 다이닝 공간의 커다란 창을 통해, 소소는 2층 침실의 좌우로 긴 파노라마 창을 통해 산방산을 바라본다. 하나의 땅에 두 개의 스테이를 계획하면서, 머무는 이로 하여금 두 공간 모두 경험하고 싶은 마음을 느끼게 하기 위한 선택이다.
산방산이 보이는 시야와 더불어 어떤 방식으로 ‘제주스러움’을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놓치지 않았다. 처마 끝이 짧은 제주 전통 돌집의 형태를 본떠 처마 없이 묵직하게 떨어지는 실루엣을 구현하고, 주변 환경과 잘 어우러질 자연스러운 톤의 마감재를 골랐다. 한라산과 바다로 이어지는 제주의 자연에 영감을 받아, 숲에서 돌로 이어지는 메타포를 조경으로 녹여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마을의 정취를 감싸 안듯 자연스럽게 녹아든 재재소소는 그 자체로 제주의 풍경이 된다.
재재소소는 ‘이곳저곳 여기저기’라는 의미를 지닌 한자어다. 산방산을 바라보는 ‘이곳저곳 여기저기’, 머무는 이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이곳저곳 여기저기’를 뜻한다. 그 이름처럼 시선이 머물거나, 시선이 교차하는 과정을 디자인으로 풀어내는 과정이 선행되었다.
재재소소는 크게 ‘재재’와 ‘소소’, 두 객실로 분리돼 있다. 멀리서 재재소소를 내려다봤을 때 여러 집들이 기대어 살고 있는 작은 마을이 연상되는 형태다. 제주 돌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처럼, 두 객실은 각각의 매력을 지닌 여러 개의 건물로 나뉘어 있다. 용도에 따라 외부를 향해 열어주거나 내부에 집중하는 건축적인 장치를 통해 시선을 여닫는다. 동시에 각 채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이어지길 의도했다. 재재와 소소 객실의 중앙에는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수영장과 전면이 통창인 다이닝 룸이 있고, 2인이 머무를 수 있는 하나의 독채와 4인을 위한 침실이 마련돼 있다. 독립된 공간에서 각자의 시간을 보내다가도 고개를 들거나 창문을 열면 동행한 이들과 다시금 연결될 수 있는 구조다. 의도된 시선의 여닫음으로 때론 분리될 수 있는 시간을 배려했다.
SPACE
따로 또 같이 즐기는 여행의 풍요로움
평화로를 따라 진입한 덕수리 끄트머리, 웅장한 산방산을 배경으로 재재소소가 자리 잡고 있다. 여정의 시작이 되는 첫 번째 문을 열고 골목에 들어서면 돌을 쌓아 만든 조경과 녹음을 간직한 귤나무, 산방산이 층층이 겹쳐지며 자연스러운 그라데이션을 만든다. 진입로 양옆으로 재재와 소소 객실이 준비돼 있는데, 조금씩 다른 풍경을 지니고 있다. 먼저 재재의 가장 큰 차별점은 수영장이 객실의 중앙에 위치한다는 점이다. 수영장을 감싸고 다이닝, 4인실, 2인실이 세 개의 독채가 디귿자 형태로 나열돼 있다. 재재의 다이닝 룸에서는 산방산의 존재감이 크게 느껴진다. 통창으로 쏟아지는 초록을 감상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다. 최대 8명이 둘러앉을 수 있는 테이블과 TV가 있는 소파 공간으로 구분된다. 다이닝 룸은 시야를 가로막는 커튼이 없을 정도로 내부를 향해 열려 있다. 어디서나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모두가 모이는 메인 동의 역할을 해낸다. 누군가는 가운데에 있는 풀에서 수영하고, 누군가는 다이닝 테이블에서 커피를 마시고, 누군가는 요리하는 등. 각자의 시간을 보내다가도 언제든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거리다. 서로 다른 모습으로 같은 공간을 누리는 셈이다.
소소는 재재와 다르게 문을 열고 들어가면 작은 마당이 펼쳐진다. 이층 규모의 벽돌 건물과 돌집으로 된 침실 동, 벽돌 담 너머 수영장이 있다. 재재보다 조금 더 독립된 공간 구성이 두드러지는 게 소소의 특징이다. 다이닝 공간 옆으로 난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재재의 2인실과는 다른 풍경의 침실이 마련돼 있다. 산방산을 가득 품고 있는 파노라마 창. 탁 트인 하늘과 산방산 아래 펼쳐지는 덕수리의 풍경은 넋을 잃고 바라보게 되는 뷰 포인트다. 해가 뉘엿한 저녁, 창가 테이블에 앉아 홀로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한쪽에 난 문을 열고 야외 테라스로 나서면 자쿠지와 사우나 공간이 등장한다. 마찬가지로 산을 향해 배치돼 있어, 산방산을 바라보며 온욕과 사우나를 즐길 수 있다. 누적된 피로를 풀고 훨씬 가뿐해진 몸과 마음으로 일행과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준비된 다기를 활용해 차를 내려 마셔도 좋다. 소소의 1층 침실에서는 키가 큰 나무 뒤로 산방산이 겹쳐져 보인다. 재재소소는 각각의 공간이 다른 매력의 풍광을 과시한다. 공간 어디서든 산방산을 올려다볼 수 있는 위치에서, 저마다의 휴식은 다채로운 모습으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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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Interview with Z_Lab
stayfolio
JejeSoso
재재소소는 어떤 이들에게 최적화된 공간인가요?
[박중현 디렉터] 맨 처음에는 가족의 형태를 염두에 두었어요. 클라이언트는 남자아이를 하나 둔 젊은 부부였는데요. 부모님을 모시고 가족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어요. 재재와 소소 각 동의 중앙에는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수영장과 다이닝 룸이 있고, 2인이 머물 수 있는 하나의 독채와 아이와 함께 머물 수 있는 4인 침실이 마련돼 있어요. 8명 이하의 인원이라면 가족, 친구, 연인 어떤 구성원이든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지요.
산방산을 바라보는 시선도 설계의 일부가 되었을 거 같아요.
[김수진 팀장] 재재소소는 산방산이 극적으로 잘 보이는 위치에 있어요. 머무는 동안 산방산을 여러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하자는 생각에 집중했습니다. 저희가 처음 사이트를 방문했을 때 자연스럽게 산방산을 향해 카메라를 들게 되는 거예요. 자꾸만 시선이 산으로 향하는 땅이라고 느꼈어요. 그걸 좀 강조하면서 풀어보고 싶었고요.
재재와 소소는 무엇이 다른가요?
[박중현 디렉터] 재재가 가족을 위한 공간이라면, 소소는 연인을 위한 공간으로 생각했어요. 재재 같은 경우에는 건너편에 어르신들도 계시고 우리 가족들도 있는 구성이라고 하면, 소소에서는 두 커플이 와도 한 커플은 위층에 있는 독립된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고 또 한 커플은 1층 침실에서 편하게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다이닝 공간이 차지하는 면적이 꽤 크지요. 의도하신 바가 있을까요?
[김수진 팀장] 각자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함께 있는 시간에도 의미를 담고 싶었습니다. 다이닝 공간에는 8명이 둘러앉을 수 있는 테이블과 소파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요. 맛있는 음식도 준비하고, 여행 와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고 싶었습니다. 재재소소의 다이닝 공간에는 뒷마당이 있는데요. 재재의 뒷마당은 산방산으로, 소소는 덕수리 마을로 열려 있습니다. 다이닝 공간은 밖을 향해 오픈된 공간으로 기획했어요. 큰 창을 통해 안에서 밖을 바라보는 만큼, 밖에서도 그 공간이 도란도란 보이겠다고 생각하며 디자인했어요.
가장 만족스럽게 구현된 디테일이 있다면.
[김수진 팀장] 제주의 전통적인 돌집을 살펴보면, 처마가 되게 짧은 형태로 올라가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어요. 저희는 그 부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처마를 없애고 똥똥한 형태의 돌집을 만들었죠. 원래 비가 오면 물방울이 지붕을 타고 천막 끝으로 떨어지는데, 해당 건축물은 돌벽 속에 배관을 묻어야 했어요. 그 형태를 만들기 위해 도면은 물론 현장에서도 고민이 많았는데요. 결국 기능에 결함 없는 디자인을 완성할 수 있었어요. 지붕과 돌벽 만나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요.
재재소소에 머물면서 꼭 경험해 보길 추천하는 게 있나요?
[김수진 팀장] 재재소소가 ‘이곳저곳 여기저기’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만큼, 따로 또 같이 보내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시길 바랍니다. 8인을 대상으로 계획된 규모가 있는 스테이지만 각각의 공간은 분리되어 있어요. 8인 모두가 한 공간을 경험할 수도 있지만, 누군가 수영할 때 또 다른 누군가는 차를 내려 마시고, 또 다른 누군가는 노천탕을 즐기는 모습을 상상하며 공간을 계획했어요.
재재소소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공간이 어디인지, 가장 아름다운 시간대는 언제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김수진 팀장] 산방산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진입 공간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거친 돌 조각은 산방산의 질감을 코앞으로 가져와 경험하게 하는 장치가 되어주고 스테이에 입장하기 전 기대감을 높여주는 요소라고 생각해요. 산방산은 날씨에 따라 그 모습이 안개 속에 완전히 숨기기도 하고, 어떤 날은 신비로운 구름 모자를 쓰기도 합니다. 같은 자리, 같은 시간대에서도 다양한 산방산을 볼 수 있는 묘미가 있어요.
스테이가 추천하는 주변 레스토랑
페를로
산방산이 보이는 위치에 자리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페를로. 재재소소 맞은편에 위치한 식당으로, <전지적 참견 시점>에 소개되며 한 차례 화제가 된 바 있다. 페를로는 제주산 제철 식재료를 활용해 다채로운 메뉴를 선보인다. 전복 보말 리조또, 문어 보말 파스타가 가장 유명하다.
스테이가 추천하는 주변 카페
위이
위이는 제주 여행객 사이에서 소문난 카페 중 하나다. 낮에는 커피와 브런치를, 저녁에는 와인과 간단한 안주류를 제공한다. 드넓은 제주가 내려다보이는 위치라 낮 시간대나 해 질 무렵 방문하면 낭만적인 풍광을 마주할 수 있다.
STAY
여럿이 떠나온 여행의 효용
일상 속 타인의 존재는 때때로 무겁게 느껴지곤 한다. 타인에 대한 기대, 또는 나에 대한 타인의 기대는 의도치 않은 마음의 멍울을 새긴다.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있음에도 ‘우리’를 잊는 순간들. 주변에 무심해지는 이유는 일상의 여유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까.
환기가 필요한 우리를 위해 함께하는 여행이 필요한 때. 재재소소는 여럿이 떠나온 이들에게 여행의 목적이 되어준다. 깊은 휴식과 함께하는 기쁨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공간. 이곳에서만큼은 번잡한 고민은 잊은 채, 오롯이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다. 모여 앉아 나누는 음식의 맛과 감탄의 말들, 반짝 웃는 얼굴 같은 것들이 차곡차곡 포개어진다. 혼자였다면 채울 수 없었을 입체적인 기쁨. 고개를 돌리면 언제든 산방산을 바라볼 수 있는 공간에서 공유하는 기억은 더 특별해진다.
5:00 pm
산방산 아래, 유영하는 순간
재재소소의 수영장은 사계절 모두 이용 가능한 미온수 풀이다. 아직 날이 밝은 시각, 짐을 정리하고 물에 몸을 담근다. 가볍게 수영하기 좋은 풀의 규모와 따뜻하게 몸을 감싸는 물 온도를 느끼면서 팔을 휘젓는다. 밭 밑에는 수영장 타일이, 고개를 들면 산방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7:00 pm
함께 깊어지는 저녁
정갈한 세라믹에 담아낸 음식을 테이블에 내어놓는다. 오늘의 경험을 도란도란 나누는 시간, 활짝 열어둔 창을 통해 기분 좋은 밤공기가 번진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와인을 한 잔씩 든 채 소파에 모여 앉는다. 이야기는 깊어지고, 함께하는 시간은 짙어진다.
9:00 pm
자연 속에서 즐기는 온욕
자쿠지 안에서 온욕을 즐기며 하늘을 바라본다. 어깨 위 켜켜이 쌓였던 피로가 조금씩 희미해짐을 느낀다. 멀리서 들리는 풀벌레 소리와 물기 어린 풀 냄새를 가만히 감각하며 호흡을 가다듬는 시간. 옅어졌던 오감이 자연 속에서 숨 쉬는 것만으로 생기를 되찾는다.
7:00 am
이곳저곳 여기저기
초록 식물이 발산하는 신선함이 공간 가득 들어차는 아침, 침실의 창을 활짝 열고 마루에 모여 앉아 차를 우리고 간단한 다과를 준비한다. 차 한 모금과 편안하게 번지는 미소. 산방산을 바라보며 내뱉는 감탄, 다시금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는 과정에서 작게 피어오르는 경이로움을 느낀다.
4 POINT OF VIEW
ORIGINALITY
함께하는 여행의 입체적인 즐거움
재재소소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여럿이 함께하는 여행’을 고려한 공간이다. 함께하는 시간의 기쁨을 증대시키기 위해 머무는 시간을 입체적으로 바라봤다는 사실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느슨한 밀도의 편안한 환경에서 함께하고, 원하는 방식으로 각자 휴식할 수 있다. 다른 스테이에서 경험하기 힘들, 재재소소만의 사려 깊은 기획력이 반영된 결과다.
DESIGN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의 다채로움
어디에서나 산방산이 극적으로 잘 보인다. 창 너머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제주의 자연과 연결될 수 있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디테일을 통해 제주만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주변 자연과 잘 어우러질 수 있는 컬러 차트를 사용하거나, 바다와 산을 은유하는 돌과 식물들로 조경을 채웠다. 초록을 평면적으로 나열하기보다, 제주의 다채로움을 담으려 시도한 요소들이 두드러진다.
Hospitality
머무는 이들의 경험을 더 촘촘하게
내부 콘텐츠를 그저 활용할 수 있겠지만, 재재소소는 직접 경험할 사람들을 상상했다는 사실이 잘 느껴진다. 먼저 모든 독채에 블루투스 스피커를 배치해 음악과 함께 휴식을 즐기게 돕는다. 휴대가 간편해 머물고 싶은 공간 어디서든 우수한 품질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음악을 곁에 둔 채 사계절 내내 적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풀에서 수영을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PRICE
스테이가 여행의 목적이 될 때
여럿이 시간을 맞춰 온 만큼, 다양한 경험을 위해 어딘가 바쁘게 다녀야 한다는 고민에 휩싸이곤 한다. 재재소소에서는 그저 머무는 것만으로 함께하는 여행을 다채롭게 채울 수 있다. 제주 자연 속에서 휴식하는 경험과 왁자지껄 회포를 푸는 경험을 함께한다. 차분해질 수 있는 시간과 동적인 순간의 조화. 재재소소만이 선사하는 함께하는 여행의 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