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천마실
why

오래된 터에, 숨결을 불어넣는 공간의 문을 바로 열다.

고유하고 유일무이하다 여겨지는 것들에도 누군가의 발견과 보는 행위가 필요하다. 누군가 먼저 다가서서 두드리고 열어야만 하는 문인 것이다. 제대로 보기 이전에는 ‘닫힌 문’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유일무이함에 이르는 ‘문’은 나의 바깥에, 그 어떤 것 너머에 있지 않다. 그저 굳은살처럼 배였을 타성과 습관의 시선을 걷어내고 이미 있어 왔던 오래되고 익숙한 것을 ‘다시’ 또 ‘제대로’ 볼 필요가 있다. 눈과 귀를 열고 익숙한 일상 속에서 새로운 의문을 발견해 나가야한다. 제로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도 창조지만 “익숙한 것을 미지의 것으로 재발견”하는 것도 “똑같은 창조”이다(하라 켄야, 『디자인의 디자인』).

유일무이한 내가 나만의 시각과 생각으로 사물을 바라볼 수 있을 때, 사람들이 보지 못했던 것 혹은 느끼지 못했던 부분을 찾아 보이도록 할 때, 다른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독자성’(originality)이 생겨난다. 반복적인 다시(re-) 보기가 유일무이하고 대체 불가능한 차이를, 창조성의 씨앗을 움틔우는 것이다. 어떤 공간이나 장소, 지역도 마찬가지. 오래된 공간이나 집터, 옛 자취라는 것 역시 누군가 제대로 보기 전까지 닫힌 문으로 남아 있다. 그곳만의 고유한 이야기는 누군가 그곳에 닿아 그 가치를 ‘바로’ 보는 것에서 시작될 수 있다.

자본들이 춤을 추고, 새로운 변화만을 맹목적으로 쫓는 가운데 사라져 가는 섬세한 가치들에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있다. 공간에 켜켜이 누적되어 쌓였을 시간의 무늬를 살피고 어루만지면서 남겨진 장소에 새로운 가치를 불어 넣었다. 디자인 그룹 지랩(Z_Lab)은 제주 전통 가옥인 돌집에서 제주만의 대체 불가한 제주다움을 발견하고, 제주의 '여기'를 '저기'로, 또 '저기'를 '여기'로 획일화시키려는 난개발의 흐름으로부터 제주 돌집을 제대로 지켜내었다. 심미적이고도 사적인 열망을 실현시키려는 건축의 고고한 행보와는 다른 걸음이었기에 가능했다.

지랩(Z_Lab)은 '눈먼고래'와 '조천댁'에 이어 제주인의 삶이 짙게 배인 동네, 제주 조천읍 신촌리에 다시금 닿았다. 제주의 제주다움이라는 대체 불가한 지역 가치를 ‘다시’ 발견하고 오롯이 지켜내고 싶은 마음으로 4대째 이어져온 한 가족의 오랜 집터인 제주 돌집을 매만졌다. '무언가 더하거나 꾸미지 않아도 그 자체로 아름다웠다'던 그 공간에 새로운 현재의 이야기가 관통하고 새겨지도록 했다. '조천마실'은 동네로 마실을 나가듯 제주다움과 제주 사람의 일상으로의 스며듦의 경험을 제안한다. 지랩(Z_Lab)은 눈먼 고래와 조천댁과 같은 지역재생의 선례와 흐름을 조천마실에까지 들이면서 과거와 미래를 잇고 적층된 시간의 숨결을 느끼는 문을 열었다.
people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변화시켜야할지 고민하고, 제주다움이라는 물음에 답하는 사람들

건축가 정기용은 건축인이라면 무릇 있는 것, 있어 온 것으로부터 어떻게 새롭게 건축을 할 것인지 고민해야한다고 말한다. 아무리 작은 계획이다 하더라도 지속시킬 가치를 찾는 것은 이 땅에 대한 예의를 갖추는 일이라고 말이다. 그 땅만이 지닐, 그 유일무이한 무엇을 ‘-다움’으로 발견하고 재해석하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사람의 욕구는 새것에 민감"해 변화를 쫓지만 나의 존재를 재확인시켜주는 것은 오랜 옛날부터 존재해 온 거리의 풍경이고, 예전부터 그곳에 뿌리를 두고 있는 사람들"이다(나가오카 겐메이, 『디자이너 생각 위를 걷다』).

누군가에게 오래되고 낯설어진 옛 공간의 자취가 다른 이에게는 되돌아가야할 그곳, 내가 나로 돌아가는 근원의 뿌리가 되기도 한다. 이제 하나의 트렌드로서 자리매김한 재생 프로젝트는 삶의 회복이자 이야기의 회복이어야 한다. 도드라지지 않되 독자적인 그 무엇을 취하는 일, 지속 가능한 장소성을 보존하는 일은 땅에 제각기 있을 장소의 힘과 매력을 이끌어 내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지켜나가는 방법이다.

‘조천마실’을 디자인한 지랩(Z_Lab)은 무엇을 크게 고치고 바꾸기보다 대대로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구석구석 쌓인 이 곳에 이야기의 문을 열고 시간의 흐름을 들였다. 인위적 기교를 가미하기보다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찾고, 세심한 매만짐으로 그 오래된 터에 ‘자연스럽게’ 다가섰다. 옛 그을음이 그대로 있는 고팡과 손때 묻은 나무문, 선대의 취향이 보관되곤 했던 나무 벽장들과 문짝들, 온기가 서려 있을 마룻바닥 등 기존의 것을 지켜가는 가운데 과거와 현재의 흐름을 잇고 새롭게 다가올 시간까지 담았다.

지랩(Z_Lab)은 리모델링 작업의 연장선 상에서 오래된 것들의 흔적을 최대한 유지하고 다듬은 끝에 과거와 현재를 중첩시키면서 진정한 시간을 드러내었다. 미래와 과거의 좁은 틈에 서서 200여년을 한 자리를 줄곧 지켜온 제주 돌집을 통해 과거와 현재라는 불연속적인 시간들을 잇고 창조적인 교차점을 새겨 넣었다. 그들로 인해 제주 조천읍 신촌리의 오랜 제주 돌담 집에는 그렇게 새로운 숨결의 시간이 흘러들었고, 이 땅에 거주해 있다는 느낌이 부족할 우리에게 되돌아갈 하나의 공동의 장소를 제공하기 위해 태어나고 있었다.
location

제주 조천읍 신촌리 – 제주인의 일상에 그대로 스며들다.

‘조천마실’은 제주 조천읍 신촌리에 자리해 있다. 제주 공항과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진드르 평야라 불리는 넓고 비옥한 밭이 있고 암석 해안이 가까이 있다. 신촌리는 제주시에서 조천읍으로 들어오는 관문 역할을 하지만 비교적 타지 사람들의 유입이 적고 발전의 손떼를 그리 많이 타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 그저 제주의 제주 사람들이 저마다의 일상을 이어가며 소란히 살아간다.

근처에는 학교 두 곳, 신촌초등학교와 조천중학교가 있고, 아이들이 하교 후 삼삼오오 모여 학원에 가거나 유치원 버스가 분주히 오고 간다. 또 마을 경로당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는 할머니들의 모습에서 도심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 타지에서 온 사람들로 붐벼서 조금 색다른 주변 풍경만 빼면 육지든 도시든 그저 비슷한 곳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곳이기 보다 불쑥 그곳에 들어선 내(우리)가 이방인인 느낌, 그저 무작정 찾아 들어간 손님의 느낌을 물씬 주는 곳인 것이다.

큰 길에서 해안가를 향해 걷다 보면 마을이 나온다. 마을 입구에는 제주말로 폭낭이라 불리는 팽나무가 있고, 그리 많지 않은 집들과 건물들이 나지막하게 옹기종기 군집을 이룬 마을 풍경을 볼 수 있다. 느슨하게 경계 지어진 집들 사이를 지나, 굽이굽이 이어지는 돌담길을 걷다보면 조천 마실이 보인다. 그 길보다도 더 낮은 터에 소담한 마당을 중심으로 ㄷ형을 이룬 세 채의 가옥을 만난다. 이 곳이 ‘조천마실’이다.

‘조천마실’에 이르는 길은 이렇듯 리듬감 있게 전개 된다. 이는 오랜 세월 제주 사람들이 오고 다녔을 정주 생활의 일부이다. 거센 바람에 적극적으로 대항하기 위해 검은 현무암으로 얼기설기 쌓은 울담(돌담)이며, 불규칙하게 배치되어 있는 집들, 또 긴 올레길을 두어 꺾여 들어가게 한 집의 입구는 제주의 거센 자연에 순응하며 대항하며 살아온 삶의 역사이자, 가늠할 수 없는 시간에 걸쳐 쌓였을 제주다움인 것이다. ‘조천마실’은 그런 제주다움이 있는, 적요한 마을 한 가운데 위치한다. 제주다움의 소박한 정취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곳에서의 완전한 스며듦을 제안하고 우리를 초대한다.
MAKING STORY

‘조천마실’의 시공은 제주에서 나고 자란 제주 사람, ‘우우건축’의 김유진님이 처음부터 끝까지 맡아 주셨다. 가능한 한 제주 돌집의 원형 그대로를 지키길 원하는 건축주와 제주다움을 고유한 공간 언어로 발전시켜야 할 지랩(Z_Lab)에게는 오래된 것의 가치를 일깨우는 섬세한 손길과 장인 정신을 가진 시공자가 절실히 필요했다. 우우건축과는 이전 작업인 ‘송당일상’도 훌륭히 마무리 해주어 신뢰는 더욱 깊었다.

'우우건축'과는 조천댁’과 ‘송당일상’에 이어 세 번째 함께 하는 작업이었다. 경험이 축적된 만큼 노하우가 쌓였을 법도 한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했다. 한 자리에서 가늠하기 힘든 시간을 견딘, 고택 중의 고택을 매만지는 작업은 매번 어렵고 현장의 변수와 예측하기 힘든 돌발 상황이 일어나 꽤 오랜 시간 공사가 이어졌다. 하지만 지랩(Z_Lab)과 ‘우우건축’은 좋은 대안으로 서로 함께 조율해 나갔고, 자연스러움과 인위적인 행위의 마찰을 최소화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 가는 창의적인 해법으로 옛 집이 갖는 매력을 되살렸다.#
지랩(Z_Lab)과 함께 지금의 ‘조천마실’을 있게 한 건축주는 당시 숨 가쁘게 이어지는 도심 생활과 업무 스트레스에 한껏 지쳐 있었다. 제주에서의 온전한 쉼을 위해 그가 가족들과 함께 찾은 곳은 ‘조천댁’이었고 그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키친동에서 온 가족이 한데 둘러앉아 음식을 해먹는 일도, 노천탕에서 몸을 담가 노곤함을 즐기는 일도 좋았지만, 다음 날 아침 눈을 딱 떴을 때의 느낌은 그 어떤 최고급 호텔에서도 느낄 수 없었던 개운함이었다.

침대에서 눈을 떴는데, 건축주는 자기를 자극하는 그 어떤 것도 없이 그저 '잘 자고 잘 쉬었다'는 느낌이 들어, 만족스러움을 넘어선 어떤 뭉클함이 밀려들었다고 했다. 외국 출장이 잦고 도심에서만 생활해서인지 제주 돌집이 주는 아늑함과 정취는 그에게 흥미롭다 못해 아주 귀한 경험으로 다가온 것이다. 그때 그 느낌을 잊지 못해 ‘조천댁’과 같은 제주다운 공간을 아내와 함께 찾아 헤맸고, 다행히도 우연과 좋은 인연들이 겹쳐 지금의 ‘조천마실’에 닿을 수 있었다.#
SPACE

200여년이라는 가늠할 수 없는 시간의 깊이를 되새기다

‘조천마실’은 제주 전통 가옥만의 유일무이함을 가지고서 현재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특별한' 독채 스테이로 다시 태어났다. 넓은 마당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마주보고 있는 세 채의 가옥은 저마다 다른 느낌의 결과 이야기가 살아 숨 쉰다. 안거리는 기존의 툇마루에서 대청마루, 그리고 기단으로 이어지는 이중의 구조를 그대로 살려 걸음마다에 전통이 깃든 멋의 풍류가 자연스레 묻어나도록 했다. 특히 나무 마룻바닥의 감촉과 소리는 오랜 세월의 무게와 깊이를 발끝으로, 또 오감으로 전한다.

안거리에는 뒤뜰 ‘안뒤’와 ‘뒷툇마루’가 있는데, 본래 안뒤는 그 집의 상징이 될 만한 나무를 심어 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막고 타인에게 비공개되는 신비로운 음의 공간이었다(양의 공간은 마당이라고). 조천마실의 안뒤는 외부로부터 격리되고 폐쇄적이었던 본래의 느낌을 유지하되, 안거리만의 아늑한 정원으로 디자인 했다. 내부로 제주의 자연 풍경을 한껏 끌어 들여 제주다움의 깊은 내음에 빠지게 한다. 어느 곳에서도 제주 바람의 질감과 자연의 푸르름을 한눈에 담고 느낄 수 있다.

이에 반해 밖거리는 현대적인 분위기로 꾸몄다. 넓은 주방 공간과 모두가 둘러앉아도 부족함이 없을 큰 사각 테이블, 벽거리 TV, 그리고 흰 돔 모양의 팬던트 조명을 두어 세련됨과 세심함을 더했고, 밖거리 뒤편으로는 바비큐를 즐길 수 있는 데크와 테이블을 두었다. 마당에서부터 이어지는 탁 트인 개방감과 함께 소통하고 어울리는 공간으로 꾸며 활력을 불어 넣었다.

밖거리의 오른편에는 안거리와 구분된 침실 공간이 있다. 정면으로는 세면대가, 양쪽으로는 샤워실과 욕실이 각각 있는데, 지금까지는 여타 다른 스테이와 크게 다를 바 없는 동선의 흐름이다. 그러나 밖거리에는 사람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을 (영화적) ‘장면’이 있다. 샤워실과 이어진 옛 대문이다. 이백 여년의 세월동안 간 집으로 들어서기 위해 넘었어야 했을 문턱과 고재 대문을 그대로 남겨둔 것도 모자라 그 문 너머로, 빗장을 직접 열고 바깥으로 나갈 수 있도록 했다. 노천탕으로 나가는 것 뿐인데, 시공간을 뛰어넘는 문을 열고 현재의 바깥으로, 과거를 향해 걸어들어가는 듯하다. 조천마실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유일무이함이자 장면이다.

고팡도 마찬가지. 고팡의 공간은 지랩(Z_lab)의 다른 어떤 스테이와도 명백한 차이점을 갖게 한다. 창꿈을 뚫어 연기를 뺐을 그 틈들도, 또 나뭇가지 창살이 있는 작은 창도, 지붕으로 덧대어 만든 나무 질감들도 그대로 있어, 마치 과거의 한 순간으로 스며든 듯하다. 거친듯 흙의 오랜 결이 살아 움직이는 벽과 매끈한 히노키탕도 서로 잘 녹아들어 그 자체만으로도 존재감을 발휘한다. 원래부터 있었다던 오랜 솥들도 크기 순으로 배치해여 그대로 뒀다. 문에 돌돌 말아 문고리에 걸어둔 철사줄 하나도 허투루 넘기지 않고 잘 놔둔걸 보면 얼마만큼 진정성 깃든 마음으로 이곳을 매만졌을지 조금은 짐작 가능해진다. 지랩 식구들과 그들 모두는 이렇듯 시간이 저마다의 땅과 공간에 불어 넣었을 유일무이함을 발견하고 머무는 장소로 탈바꿈시켰다.
INTERVIEW

‘지랩(Z_Lab)’ 노경록, 박중현 대표와의 인터뷰.

stayfolio
Jocheonmasil
‘조천마실’은 어떤 접점과 계기로 지금의 특별한 프라이빗 스테이로 탄생할 수 있었을까요?
사실 저희 ‘지랩(Z_Lab)’ 브랜드인 ‘지스테이(Z_Sstay)’ 중 한 곳을 이미 경험하고 오신 분들이 많아요. 우연히 알게 되어 묵게 되었는데, 그 스테이에서의 느낌이 정말 좋았고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고요. ‘조천마실’의 건축주님도 그런 인연으로 저희를 찾아 오셨어요. 우연히 제주도에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오셔서 ‘조천댁’에서 하룻밤을 묵었는데, 여타 다른 비싸고 좋은 호텔에서 잔 것보다 편안했고, ‘정말 잘 쉬었구나’하는 느낌을 받으셨다고요.

사업으로 해외 출장이 잦으신 분이라 말 그대로 긴 시간 동안 많은 호텔에서의 숙박 경험이 있으셨을 텐데 ‘조천댁’에서의 하룻밤이 ‘유일무이’했다니, 과찬에 되레 저희가 더 감사했어요. 또 그날 우연치 않게 ‘조천댁’의 매니저님이시자 저희와 함께 ‘조천댁’을 있게 한 김수정님과 이야기를 나누시게 되면서 그런 공간을 ‘나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 됐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처음 저희 사무실에서 만나 뵙고 이야기를 함께 나누었는데, ‘조천댁’에서의 경험을 설명해주시는 부분들이 정말 좋았어요. 꼭 공간이 아니더라도 ‘좋은’ 것을 보고 좋다고는 느낄 수 있지만 그것이 왜 나에게만 특별히 좋았는지에 대해 생각하고 또 구체적으로 표현하기는 흔치 않으니까요. 그런데 ‘조천마실’의 건축주님은 제대로 된 ‘쉼’의 갈급함이 있으셨을 뿐더러 ‘좋은’ 공간에서의 머무름이 주는 의미와 가치를 이미 잘 알고 체득하신 분이었어요.

그 누구도 아닌 ‘내가’ 쉬고 싶은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하셨는데, 저희에겐 그 부분이 상당히 인상 깊게 다가왔어요. 스테이 프로젝트 특성상 수익성을 염두에 두는 것이 우선이지만, 그 근저에 어떤 가치와 진정성을 가지고서 스테이 사업을 시작하시는지를 보게 되는데, 그 부분에서 저희의 방향과 생각이 잘 맞았던 거죠. 또 무엇보다 건축주님의 기운과 추진력이 정말 좋으셨어요. 그래서 그분을 믿고 제주도에 내려가 지금의 조천마실을 보게 되었어요. 저희 역시 빠져들 수밖에 없었죠.
‘조천마실’에 처음 닿으셨을 때 느낌은 어떠했나요?
‘조천마실’을 처음 보았을 때의 느낌과 기억은 아직도 뚜렷하고 생생해요. 지금까지 적지 않은 제주 프로젝트를 완성시키면서 정말 수많은 제주 돌집과 가옥들을 보아왔는데, ‘조천마실’처럼 그 원형과 멋을 잘 간직한 집은 정말 흔치 않거든요. 또 이렇게 오랜 세월을 견뎌온 제주 돌집은 처음이기도 했고요. 무엇보다 설렘이 컸어요. 그래서 보자마자 손으로 직접 스케치하기 시작했어요. 그렇게라도 그려가서 다른 지랩 식구들에게 알리고 얼른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던 거죠. 실측 전에 느낌과 감으로 공간을 정리하면 어떻게 구상해나갈지 더 명확해지기도 하고요.
‘조천마실’은 제주 내 공간·지역재생의 선례를 이어나가는 작업 중 하나였는데, 그만큼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변화시킬지’에 대한 고민도 크셨을 것 같습니다.
‘조천마실’은 제주 돌집의 형태를 거의 원형에 가깝도록 유지하고 있기도 했지만, 이백 여년의 시간동안 4대가 살아온 한 가문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곳이기도 했어요. 집 안팎 구석구석에 대대로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와 흔적들이 말 그대로 쌓여 있었어요. 대문이며, 문틀이며, 고팡이며, 제주의 바람에 흘러내린 돌담들까지. 무엇하나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었어요. 억지로 더하거나 꾸미지 않아도 소박한 자연스러움이 있어 이미 그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다웠어요.

‘조천마실’과 같은 재생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는 재생 또는 업사이클링의 가치 여부를 떠나, 그 집(공간)만이 갖는 단독적인 개성이 얼마나 있는가를 먼저 봐요. 단순히 오래되었으니까, 오래되었기 때문에 무조건 보존하고 유지해야한다는 게 아니라 ‘그 집만이 가진 고유한 의미와 가치를 다른 사람들도 와서 함께 느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야 하는 거죠. 또 그 프로그램이 ‘스테이’일 경우에는 사람들이 와서 편안히 잠을 자야하는 공간이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신축보다 더 많은 공사가 필요하기도 하고요.

‘조천마실’이 그랬어요. 처음 와서 보는 순간 ‘꼭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안거리에 들어갔을 때, 그곳의 오래된 느낌과 구조들에서는 따라하거나 흉내 낼 수 없는 시간이 새겨져 있었어요. 짧게는 10년, 길게는 200년이라는 시간이 공간 곳곳에 남겨둔 그 오리지널리티는, 가히 모방할 수 없는 대체 불가함이 자리해 있었죠. 오랜 마룻바닥의 감촉이며, 벽 한 켠에 자리한 나무 벽장 그리고 옛날 느낌의 벽지, 심지어 옷걸이나 빨래걸이까지 시간의 켜와 삶의 흔적이 쌓여 있었어요. 고유한 재료의 물성이 주는 특유의 광휘라 할까요? 끝까지 남겨두고 싶은데 어쩔 수 없이 그런 부분들을 덜어내고 없애야만할 때는 고민이 많이 되요. 그래서 은유해서라도 남겨두려 합니다.
완성도 높은 공간을 만들기까지 드러나지 않을 지난한 과정이 있었을 것 같아요. 시공이나 철거 과정 중 특별히 더 어려웠던 부분은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계획적인 단계에서부터 치수나 그런 것들이 맞지 않아요.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죠. 그래서 딱 들어맞는 ‘퍼즐’을 찾기 보다는 언제나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해요. 하나가 틀어지면 또 그에 맞게 다시금 수정을 해나가야 하는, 그런 지난한 반복적 작업들이에요. 그런 부분들이 힘이 들기는 해요. 하지만 현장 분들이 힘드신 거에 비하면 저희의 힘듦은 견뎌낼 만한 힘듦이에요. 일정이나 그 모든 것들이 계속해서 변경되는데 결국 따라갈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래서 노하우 축적이라기보다는 그런 변수들에 익숙해져가는 것 같아요. 웬만한 일에는 당황하지 않는 그런 담대함이라 해야 할까요.

처음 제주 고택을 매만지는 작업을 했을 때는 아무렇지 않게 무너지고 내려앉는 일이 많아 위험한 일이 많았거든요. 다행히 이 곳 ‘조천마실’은 집에 살고 계셨던 가족들께서 워낙 집을 잘 매만지시고 공을 들여 관리를 해주신 덕분에 그런 위험은 없었어요. 되레 손을 대서 고치는 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특히 고팡은, 제주 가옥을 많이 보고 경험한 저희에게도 아주 특별한 공간이었거든요. 그래서 어떤 특별한 프로그램으로 녹여내면 좋을지 모두 고민이 많았는데, 결국은 이곳에 처음부터 놓여 있었던 아궁이와 솥들, 천정 서까의 그을음까지 어느 것 하나 바꾸고 싶지 않다는 건축주의 견해에 따라 그대로 두기로 결정했어요. 저희가 한 건 히노키탕을 둔 것 밖에 없어요. 물론 고팡에 들어갈 작은 소품들을 세심히 고르고 골랐지만요.
밖거리의 대문 너머의 공간은 정말이지 압도적이었습니다. 반전의 매력이 가득한 곳인 만큼 네이밍에 대해서도 고민이 크셨을 듯합니다.
지금의 ‘조천마실’로 네이밍 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시작하는 모든 프로젝트가 그렇지만, 이 고택만이 주는 오롯한 매력에 빠져 저희 모두 열심히 임한 만큼 공간의 특성을 네이밍에 더 잘 담아내고 싶었던 거죠. 건축주 분께서는 ‘조천댁’처럼 더욱 지역적 색채가 강한 이름을 원했어요. 그래서 절충을 거듭한 끝에 나온 단어가 '마실'이었어요. 공간을 기획할 때 당시, ‘킨포크’ ‘휘게’ 등의 라이프스타일이이제 막 화두로서 떠오르고 있었어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느리고 소박한 삶을 지향하겠다는 방식을 저희 나름 한국적으로 재해석한거죠. 작은 동네로 여행을 함께 떠난다는 느낌을 담아내고 싶기도 했고요. ‘마실’이 주는 숨겨진 뜻을 공유하고 싶었다고 해야 할까요. 또 다른 곳으로도 마실 나갈 수도 있으니(만약 다른 지역에 스테이를 만들어 그 시리즈를 이어갈 수 있으니) ‘마실’이라는 공간 브랜드를 이어나가길 바라는 바램도 있었어요. 조천마실의 ‘로고’를 보시면 ‘masil’이 더욱 부각되도록 컨셉을 잡고 브랜딩 했다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조천마실 내 공간 브랜딩 작업도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모든 곳에 소개 글을 둔 방식이나 천의 촉감, 또 징광옹기의 그릇들, 서랍에 고이 놓아둔 제주의 칼들까지도요.
‘masil’이라는 로고와 ‘조천마실’을 소개하는 작은 책자에 들어갈 필체를 ‘핸드라이팅’으로 해야겠다는 데 서로 이견이 없었어요. 공간에 딱 맞는, 느낌 있는 필체를 찾기 위해 꽤 오랜 공을 들이기도 했고요. 누가 직접 쓴 듯한 느낌을 최대한 담아내고 싶었고, 또 낙서를 해서 페이지들마다 그 과정의 흔적들을 고스란히 남기고 싶었어요. ‘조천마실’의 제주 돌집에 삶의 오랜 흔적들과 시간의 켜들이 쌓여 있는 것 처럼요.

또 고즈넉함이 풍기는 패브릭을 골라 인쇄를 하고, 노천탕 쓰는 방법과 제주에 몇 남지 않은, ‘원일대장간’에서 직접 만든 제주의 칼을 소개했어요. ‘조천마실’만의 느낌과 분위기를 촉감으로도 전하고 싶었거든요. 공간에 직접 와서 보고, 하룻밤 머무르는 경험에는 이 ‘촉감’의 감각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불에 닿는 촉감이라든가 소파에 앉았을 때 전해지는 푹신함의 감도, 가구나 고재, 돌이 주는 단단한 재료의 물성들까지 이 모든 것들이 축적되어 ‘좋았다’라는 형언할 수 없는 느낌으로 다가 오는 것이거든요. 지스테이(Z_Stay) 공간 브랜딩과 실내 디자인을 진행할 때 가장 염두에 두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더욱이 지금의 ‘조천마실’이 외,내부의 생명력을 한껏 끌어내 그곳만의 유일무이한 ‘분위기’와 무드로서, 또 하나의 일관된 정체성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여러 다른 브랜드와의 협업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돌집의 고즈넉함을 배가시킨 꼬또네 침구의 패브릭, 나무가 주는 단단한 물성과 깔끔함으로 조천마실에 스며든 듯한 제네럴 그레이 가구, 그리고 공간 모두에 빛과 그림자의 음영을 새겨 넣은 라이마스 조명, 마지막으로 자연 바깥의 생명력을 끌어내주신 듀송 플레이스까지. 이백 여년 세월을 지켜온 오랜 터에 새로운 가치가 생겨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모두가 한뜻이 되어 프로젝트에 참여하였고, 그 결과 지금의 ‘조천마실’이 있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지켜나가고 싶은 제주다움은 무엇이고, 나아갔으면 하는 제주다움의 방향성이 있을까요.
저희가 제주다움에 대해 정의내리기에는 여전히 부족함이 많아요. 함부로 정의내리하거나 판단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시간을 두고서 제주만의 독특한 삶의 문화와 고유 풍경을 고려하고 제주다움을 형성해나가는 것이 중요하겠죠. 앞으로 제주다움을 경험할 우리 모두의 숙제이기도 합니다. 제주의 삶과 제주다움은 앞으로 계속 변화해 나갈 것이고, 또 제주만의 역사성이나 장소성과 같은 물음에 다가서는 방식은 각자의 경험과 생각에 따라 차이가 있어요.

다만 지금까지 여러 제주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면서 제주답지 않은 부분들을 보고 걸러낼 수 있는 눈과 시각은 조금 생긴 것 같아요. 제주에 흘러들 개발들과 발전들이 작위적이고 인위적이어서 제주다움을 헤치지 않았으면 해요. 시간과 여유를 가지고서 제주의 제주다움과 조화를 이루고, 녹아들 수 있는 자연스러운 방식이면 좋겠습니다.

스테이가 추천하는
주변 여행지

닭머르 해안길

닭이 흙을 파헤치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해서 이름 붙여진 닭머르 해안길. 남생이못과 마을의 낯선 경관과 함께 제주 바다의 아름다운 풍경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닭머르 팔각정 정자에서 억새와 바다의 풍경을 바라보자.

함덕해수욕장, 서우봉

하얀 모래와 대조를 이루는 에메랄드빛 바다로 한국의 몰디브라 불리는 함덕 해변. 한눈에 가득 차는 바다 빛을 머금고서 제주의 활기찬 밤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곳. 바로 옆 서우봉에도 올라서 함덕해수욕장과 한라산 풍경도 바라본다면 그야 말로 장관.

스테이가 추천하는
주변 레스토랑

조천수산

조천 어업계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도민들이 잡아온 신선한 생선을 회로 떠서 먹을 수 있다. 포장구매만 가능하다고 한다. 조천리 주민들이 아끼는 오랜 맛집이다. 그렇다면 신선함과 맛은 단연 보장.

동카름

바다 앞 제주의 구옥을 고쳐 만든, 매콤한 낙지볶음이 있는 식당이다. 메뉴는 단일 메뉴인 오로지 낙지볶음만 있지만, 딱새우 된장찌개가 그냥 나온다. 신촌포구가 딱 보이는 창가자리에서 매콤 칼칼 탱글한 낚지볶음을 먹으면 더할 나위 없다.

아끈식당

제주말로 ‘작다’라는 의미의 아끈 식당. 이름대로 작지만 남편분의 맛있는 요리와 아내분의 미소로 가득 채워진 곳이라 다시 가고 싶어지는 그런 레스토랑이다. 제주 로컬 분들이 자주 가는 맛 집이고, 제주의 신선한 재료를 이용한 다양한 파스타와 샐러드를 즐길 수 있다.

STAY

과거는 벽이 아닌 ‘문’이었다.

조천읍 신촌리는 지금까지 내가 보아온 제주의 모습과는 달랐다. 관광지가 아니라 제주 사람들이 일상을 이어가는 곳이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조천마실 조차 지나칠 수 있을 만큼 마을 내 깊숙이 자리해 있었다. 제주의 로컬다움 속으로 슥 스미듯이 들어온 느낌. 낮은 돌담들을 굽이굽이 지나서 ‘조천마실’의 낮은 문을 열고 앞마당에 들어서니 ‘진짜’ 숨겨둔 집에 돌아온 느낌이다. 볕이 따스히 드는 마당에 세 채의 오랜 가옥에 둘러싸이니 더더욱. 바쁜 일상에 치여 한참을 잊고 지냈던 먼 고향의 집에 도착한 것 같다. 분명 낯설었는데, 대문 안에 들어서니 낯설지가 않았다.

먼저 왼편에 있는 밖거리와 정지거리가 있는 곳에 들어갔다. 잔잔한 음악 소리와 함께 밀려드는 농밀한 공기와 향취로 인해 이 공간에 자리한 모든 사물들이 우리를 환대하는 듯 했다. 딱 뭐라 형언할 수 없는 분위기에 취해 우리는 각자 이곳저곳을 한참 동안이나 둘러보았다. 세 채 공간 내부마다에는 특징적인 시퀀스가 있었다. 자연스레 유도하는 흐름이라 해야 할까. 겹겹이 문을 열고 들어가는 느낌이다. 처음 이곳에 들어설 때도 그랬고. 안거리-밖거리의 공간들도 마찬가지. 안거리는 마당-툇마루-대청마루-기단-뒤뜰(안뒤)로 이어지는 흐름이 꽤 전통적이라면, 밖거리는 다르다. 현대적이면서도 독특한 ‘변주’가 있었다.

마당-정지거리-바깥 데크로 이어지는 흐름에는 공간마다의 구분을 흐려 안과 밖의 자유로운 넘나듦을 가능케 하는 시퀀스가 있고, 그 내부에는 밖에서 안으로 향하는 걸음마다에 문을 열고 들어가는 장면들(scenes)이 있다. 그 걸음의 끝은 오랜 고재 대문의 빗장을 열고 들어가는 노천탕. 마치 현재에서 과거를 향하는 문을 열고서 그 ‘시차’를 향해 걸어 들어가는 듯했다.

오랜 집터에서 시간이 만들어낸 유일무이함을 발견하고, 그 유일무이함을 다른 사람들이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문’을 열었다고 생각했다. 과거를 제대로 ‘보는 행위’가 벽을 문으로 만든 것이다. 장소를 통해 과거와 현재의 연결성과 지속성을 확인하게 했고, 또 그런 ‘문’을 직접 열어보게도 했다. 안과 밖의 경계의 지점에서 시간과 바람, 햇볕, 비에 의해 모든 문들과 창들을 남겨두어 직접 만져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변화시킨 부분에는 인위적인 느낌이 거의 없고, 남겨진 부분들에서 현대적인 느낌이 나니까 말이다. 그저 서로가 서로에게 잘 녹아들어 자연스러움을 풍기고 있었다.

좋은 공간에 잠시 잠깐 머무른다고 해서 인생의 벽이 문으로 변하는 드라마틱한 경험이 일어나진 않는다. 하지만 ‘조천마실’에서 과거와 시간이 남긴 흔적들을 다시 ‘보게’ 되고, 또 ‘-다움’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는 것은 확실하다. 이백 여년의 가늠할 수 없는 시간의 깊이를 한 번 느껴보고, 또 일상과는 다른 더 큰 운행 방식에 내 존재를 내맡겨보다 보면 내가 나를 ‘다시’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하다보면 내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또 작은 사람이어서 얼마나 의미 있는 존재인지 깨닫게 되면서 내면의 탄력성을 가질 수 있다. 연결성의 감각이 생겨나는 것이다. 그렇게 ‘조천마실’의 전통 가옥에서 하룻밤은 나에게 오랫동안 잊고 있던 일상, 다른 세계의 문을 열어주었다.
4 POINT OF VIEW

ORIGINALITY

‘re-’ 다시-반복-한다는 ‘의미’를 바로 잡다.

‘태도는 곧 작품’이다. 발전과 시대 속도에 뒤처졌을 오래된 옛터와 건물, 수많은 주거 공간들은 버려진 공간이겠지만, 다른 이에게는 따뜻했던 삶의 일부이자 삶 자체, 한 가문의 역사가 흐르는 터일 수 있다. 지랩의 조천마실에서 건축 업사이클링과 공간·지역재생의 완벽한 선례를 눈으로 직접 보고 경험할 수 있다. 또 그 가치를 되새길 수 있다. 조천마실을 매만진 지랩을 통해 남겨진 장소와 지역성, 그리고 과거를 ‘다시’ 보는 방법을 배워보자.

DESIGN

과거와 현재의 시간을 한 공간에 담아내다.

돌집이라는 제주 전통 가옥에서 제주만의 대체 불가한 제주다움을 발견하고 고유한 공간 언어로 발전시켰다. 지랩만의 유일무이한 감성과 해석을 더하여 사람들에게 시간이 남긴 과거의 흔적들에 자연스럽게 다가설 수 있도록 했다. 조천마실의 ‘프라이빗 스테이’를 통해 제주인의 일상과 제주다움에 스며들어 보자.

Hospitality

유일무이함에 관하여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나 지역에, 또 어떤 물건마다에 ‘-스러움’, ‘-다움’이라 붙이고 지속가능한 가치 소비에 빠져들고 탐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유하고 유일무이하기 때문이다. 쉽게 대체될 수 없는 ‘오리지널리티’가 있기 때문이다. 돈으로 공간과 분위기, 타인의 취향까지 살 수 있는 시대에 지역다움은 따라할 수 없는 감각의 보루로 남아 있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것만이 창조가 아니다. 유에서 ‘다른’ 유를 보고 찾아내보자. 지랩을 통해 그러한 정신을 확인하자.

PRICE

머무름 이상의 가치와 대체 불가한 경험을 위해 ‘직접’ 경험하자.

온 가족이, 3대에 걸친 한 가족이 오롯이 와서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다. 물론 부담이 없는 가격대는 절대 아니다. 나란히 놓인 침대 베드 두 개에, 온 가족이 잠들기 전 도란 도란 이야기를 이어가고, 여행을 왔다고 해서, 또 갔다고 해서 모든 경험이 기억에 남거나 새겨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백여년의 세월을 지켜온 이 곳 제주 전통 가옥, 조천마실에서의 하룻밤은 그 어떤 특별한 최고급 호텔에서도 느낄 수 없는 만족감을 확인하고 경험하게 한다. 그건 가격으로 책정이 불가한 그런 경험인 것이다.

스테이명
조천마실

숙소타입
민박

연락처

주소
제주도 제주시 조천읍 신촌북3길 22

인원 / 객실수
6~6명 / 1객실

가격대
₩450,000 ~ ₩550,000

체크인 / 아웃
17:00 / 12:00

편의시설
바베큐, 빔프로젝터 또는 TV, 취사, 반신욕

PHOTO BY 이병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