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박한집
why

바닷가 마을 친구의 주말 집에서 만나는 비 일상적인 경험

일상은 일상이다.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 일상에서 쌓인 피로를 녹이고 복잡해진 머리를 한숨 식히기 위해서는 일상의 반대편, 비 일상으로 들어서는 무언가를 감행하거나 어딘가로 떠나야 한다. 기대 이상의 환대로 시작되고 마무리된 비 일상적 경험은 자신이 아닌 타인이 누리던 주말 시간에서 찾을 수 있었다. 맞닥뜨려본 적 없는, 해본 적 없는 자신의 것이 아닌 것으로부터.
바닷가 작은 마을에 주말의 집을 가진 친구로부터 집을 빌려 하루 이틀 삼일을 보내는 소중한 시간. '바다 마을'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부터 현재의 자리에서 벗어나 겪어본 적 없는 시공간으로의 여정은 시작된다. 생판 모르는 남의 집이 아닌 친구의 집. 타인이지만 친밀한 이의 안락한 공간처럼 다가온 그곳은 서울 모처에서 일하는 젊은 여성 삼박한 씨의 주말 바닷가 집, '삼박한집'이다.

삼박한집은 강원도 고성 봉포리에서 운영하던 펜션의 옥외 주차장 자리에 올린 세 개의 박공 지붕이 있는 겉은 양옥, 안은 한옥의 모양새를 갖춘 스스로를 집사라 부르며 게스트를 위한, 게스트에 의한, 게스트의 공간을 관리하는 호스트 장문수 씨의 두 번째 스테이다. 단어 그대로 삼박하다는 뜻과 건축적으로는 세 개의 박공지붕이 한데 모여 있는 공간이라는 뜻을 갖고 있고, 일박 이박을 넘어서 삼박은 머물러야 보이지 않는 세밀한 부분에까지 심어둔 스테이의 모든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다는, 속이 꽉 찬 콘텐츠가 준비돼있다는 당찬 뜻도 담겨 있다. 세 객실 모두에 자리한 히노키 탕에서부터 냉장고 속 두유와 우유, 요거트, 아이스크림 등, 선반 속에 나란하게 놓인 게임팩과 세 번 이상 경험한 후 선별하고 피드백 등을 반영해 수시로 수정하는 맛집 책자 '삼슐랭 가이드', 좋은 재료만 모아 만든 삼박한집만의 그래놀라까지, 오로지 머무는 이의 자리에 서서 심혈을 기울여 선택하고 선정한 호스트의 깊은 배려와 진심이 넘쳐나는 공간. 진심과 진정성은 어떻게든 전달된다. 드러내지 않아도 넘쳐나면 눈에 띄기 마련이다. 객실 한편에 놓인 두툼한 방명록 속 게스트들이 남긴 깊고도 긴 글들이 넘쳐난 그것들의 증거다.

삶의 활력이 되는 중요한 요소, 되찾고 싶은 일상의 힘은 결국 사람과 사랑, 자신을 향한 타인의 깊은 배려에 있다. 삼박한집을 돌아오는 걸음에서 가슴 가득 차오른 그것들이 분명 느껴졌다.
people

호스트가 아닌 집사가 되어

호스트 장문수 대표는 강원도 태백에서 태어나고 속초에서 학교를 다녔다. 태백산맥을 넘어서서 살아본 적이 없다는 그는 말 그대로 강원도 토박이다.
몇 년 전부터 봇물처럼 쏟아지는 지방 마을 살리기의 움직임 또는 합리적인 임대료를 찾아 대도시에서 지방으로 넘어간 '로컬' 문화를 이끌어가는 젊은이들의 사례와는 전혀 다르다. 옮겨 심어진 나무는 뿌리가 제자리를 잡고 적응할 때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토질을 파악하고 주변의 나무, 주위 환경과 친밀감을 쌓는 시간, 앓이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는 그와 다른, 태어난 땅에서 그대로 자라난 한 번도 옮겨 심어진 적 없는 뿌리 깊은 나무랄까? 겸손하고 투박한 말투 속에 게스트를 향한 진심 어리고 디테일 한 배려, 곧고 단단한 심지가 들어 있었다. 공간은 어쩔 수 없이 그곳을 만들고 매만지는 사람을 닮아간다.

삼박한집이 자리한 고성 봉포리 쪽에는 대학교가 있었다. 그는 2002년부터 학기 중에는 대학생들의 원룸으로 쓰이던 곳을 방학 중 숙박시설로 운영해왔다. 그 학교는 문을 닫게 되었고 이후 부모님의 건물을 숙박시설로 운영해오기를 십수 년. 여러 해를 거쳐 많은 경험을 거치며 숙박업을 하다 보니 숙박업을 위해 만든 공간이 아니라서 도드라지는 문제점, 주차라든지 부족한 공간감이라든지 편의성의 부재 등 그런 여러 가지 생각 위에 서게 되었다. 처음부터 제대로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품었다. 운영하고 있던 숙소의 야외 주차장에 눈을 돌렸고, 그 부지에 지금의 삼박한집을 짓게 되었다. 숙소의 호스트가 주인공이 되는 숙소는 애초부터 만들고 싶지 않았다. 호스트가 주인공이 되면 호스트의 한계가 곧 스토리와 스테이의 한계가 돼버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따라서 삼박한 씨라는 가상 인물을 만들어 그녀의 주말 집을 친구들이 빌려 오는 공간이라는 이야기를 짓고, 자신은 호스트가 아닌 집사가 되어 그들의 며칠, 머무름의 전반을 관리하는 사람이 되었다. 자신의 이름 뒤에 집사 호칭을 붙인 명함을 왼쪽 가슴에 달고서 말이다.
location

해를 맞이하는 작은 항구, 봉포항

고성군 봉포리는 그 자체로 스테이를 하기에 매우 매력적인 마을이다. 속초 IC에서 차로 10분~15분이면 도착할 수 있고, 도보 5분 내로 봉포 해수욕장에 닿는 곳에 위치해 있다. 한여름에는 시원하게 해수욕을 마치고 걸어 돌아와 개운하게 씻고 상쾌한 기분으로 다음 여정으로 향할 수 있는 매우 좋은 위치. 게다가 속초의 대표적인 관광지들, 신선한 해산물과 맛깔진 먹거리가 넘쳐나는 수산시장이나 사계절의 절경을 갖춘 설악산도 차로 15분에서 20분이면 갈 수 있는 지리적으로 굉장히 유리한 곳이다.

아름다운 해수욕장과 아늑한 항이 있는 봉포리는 이상하리만치 평온하고 차분한 분위기가 온 마을을 감싸고 있다. 도시의 불쾌한 소음과 빛 공해로부터 몇 시간만에 탈출한 기분.

매일 다른, 하루의 해가 제일 먼저 뜨는 동해 바다가 코앞. 새로고침의 의식인 일출 보기에 제격인 위치라 전날 미리 알아본 일출 시간에 알람을 맞춰 일어나면 새해 첫날의 일출 행사처럼 하루의 해, 새 해를 맞이할 수 있다. 눈곱만 떼고 슬리퍼를 신은 채 부스스한 맨 얼굴로 북적이는 인파와 분주함 없이 고요한 바다 앞에 서서 홀로 또는 가족과 사랑하는 친구와 함께
MAKING STORY

외관은 한옥의 ㄷ자 형태를 가진 현대식 건물로 곧은 직사각형 구조의 중정을 따뜻하게 품고 있다. 중정에는 박공지붕을 가진 세 개의 각각의 객실로 들어서는 문이 배치되었다. 땅 자체로는 사실 그렇게 큰 매력이 있는 땅은 아니었다. 따로 가지고 있는 전망이 없기 때문인데 그로 인해 담장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 그럼으로써 자연스럽게 안쪽에 약간의 야외 공간이 생겼다. 그곳의 공간감을 확보해 테라스로 만들고 조금 인위적이기는 하나 조경을 더해서 뷰를 만들려 애썼다. 게스트의 입장에서 습기나 벌레, 먼지의 유입, 장마 시즌에 실내로 물이 넘어오는 우려 등을 고려해 아쉽지만 테라스의 바닥을 콘크리트로 마감하고 화분으로 조경을 마무리했다.

95소 객실 내부는 안정감이 드는 색감을 원해 노출 콘크리트 벽재로 마감했다. 내부 역시 외부처럼 박공지붕 형태여서 수직의 높은 천정이 답답할 수 있는 6평의 작은 공간에 탁 트인 듯한 공간이 형성되었다. 화장실까지도 따로 만든 천장이 없는데 정리와 설비를 담당하신 분들부터 설계 소장님까지도 엄청나게 반대를 하셨지만 끝까지 밀어붙여 완성한 부분이다. 105대 객실의 원목 마루는 몸에 해롭지 않은 황토풀을 발라 깔았다. 벽면의 페인트 역시 유기 화합물이 소량으로 합류된 수입 페인트를 까다롭게 골랐고, 가구 역시 자연스러운 향을 가져 불쾌한 냄새가 나지 않는 원목 가구를 들였다. 가능한 한 몸에 해롭지 않도록. 벽재까지는 콘크리트를 쓰고, 지붕은 중목 구조를 들였다. 목구조와 콘크리트의 결합이라는 건축적 의의를 담았다. 세 객실 모두 히노키 탕을 과감하게 실내로 들였다. 실외에 위치하면 먼지나 벌레 등의 불편함이 자연히 발생할 테고, 계절의 변화에 따라 추위나 동파 위험 또는 직사광선 아래 물이 담기지 않은 채로 두면 생기는 나무의 갈라짐 등 게스트 분들이 사용함에 있어 제한적이 될 수밖에 없을 테니까. 그러나 역시 실내에 두니 습기 등의 여러 문제가 있다. IOT 시스템 등을 찾아보고 고민을 멈추지 않으며 습도와 온도를 잘 컨트롤하려 노력하는 중이다. 사실 설계와 달리 시공사의 역량 부족으로 시공 부분에 조금의 아쉬움이 남아 있기도 하다. 그런 부분들은 끝없는 관리를 통해 하나둘씩 보완해 나가는 중이다.#
대개의 건축주들은 많은 준비를 한다고 하는데 기획 당시 특별하게 뚜렷한 구상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 원래 삼박한집의 최초 형태는 모듈러 주택이었다. 그 설계로 계약을 마치고 계약금까지 지불한 상태였는데 실제로 그런 주택에 살고 계신 분을 만나 이야기를 듣다 보니 근본적으로 빠르게 지을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철골을 베이스로 한 목조 주택이라서 소음이 철골을 타고 다른 공간으로 넘어가는 큰 단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게스트의 입장에서 게스트가 되어 생각을 하고 깊이 고민한 끝에 설계 계약금을 포기하기로 했고, 빨리 가지 말고 제대로 가야겠다고 마음을 굳혔다. 설계를 제대로 다시 맡겨 보자고 결정하고는 넉넉지 않은 비용에 어떤 방법이 있을지 강구한 끝에 신진 건축사 대상, 젊고 역량 있는 신진 건축가에게 주는 상이라는 말에 수상자 리스트를 살펴보게 되었다. 그렇게 현대 한옥을 주로 한 포트폴리오가 구성되어 있는 전재영, 유용연 소장님을 만나게 되었다. (현 (주) 건축사 사무소 오브 소장). 소장님은 한옥 만으로 건축을 꾸리는 것의 한계를 깨기 위해 현대적 건축물과 한옥을 접목하는 작업을 많이 해오셨다. 그 부분이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게다가 서로 잘 통했다. 삼박한집에도 그 특징이 자연스럽게 담기기만을 바랐다.

게스트 분들 중 대부분은 우리나라의 보편적 주거 형태인 아파트에 거주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아파트라는 공간이 삶의 전반에 주는 만족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평 지붕을 가진 성냥갑 같은 공간에서 일상을 보내는 게스트 분들께 박공지붕을 통한 수직적 공간감과 세 객실 모두 히노키 탕을 들여 완성되는 비 일상적인 경험을 드리고자 하는 의도만을 설계 의뢰 시 소장님께 전달했을 뿐 그 외의 설계 부분은 일임했다. 각각의 공간에 아래층이 없이 아이들이 맘껏 뛰어도 되는 일종의 해방감도 가능한 공간이길 바라며.#
SPACE

어릴 적 할아버지 댁 한옥에서의 추억

공간의 크기대로 정한 이름 95소 100중 105대, 박공지붕을 가진 세 개의 객실.
95소의 내부는 노출 콘크리트로 되어 있고, 외부 박공지붕 모양 그대로의 천정으로 6평의 아담한 공간이지만 답답함 없이 시원스러운 수직적 공간감을 갖고 있다. 1인용 히노키 탕과 침실과 거실의 공간 구분이 없어 집이 아닌 먼 어딘가로 떠나온 기분이 제대로 든다. 작은 테라스의 담장에 벚꽃나무 가지가 내려와 있어서 봄이면 꽃이 피고 가을이면 낙엽이 지는, 동양미를 가득 품은 공간이다.

100중 역시 내부도 박공지붕 모양인데 실내 전체가 95소와 달리 화이트 계열의 페인트로 마감되어 공간 자체가 한층 더 확장되는 효과가 드러난다. 95소과 동일한 최대 인원 2인 객실이지만 조금 더 큰 공간에 2인용 히노끼 탕을 두고, 다락이 있는 복층 구조로 차별화를 두었다. 거실의 긴 쇼파 정면으로 길게 튼 창과 확보된 프라이빗한 테라스 공간이 주는 개방감은 시선이 넓게 펼쳐지는 역할을 맡는다.

105대 객실은 호스트가 어린 시절 할아버지 댁의 한옥에서 보낸 추억이 곳곳에 담겨 있다. 바닥에 깐 원목 마루는 기억에 따르면 할아버지 댁 대청마루 색과 매우 비슷하다. 대청마루에 누워 있을 때의 그 감촉까지도. 관리가 어렵다고 주변에서는 모두 반대를 했지만 과감하게 선택한 부분 중 하나다. 거실과 침실을 구분하는 한식 미닫이문 역시 할아버지 댁에서의 기억을 끌어왔다. 친척들이 많이 모여 한 방에 이불을 깔고 다닥다닥 붙어서 누웠던 기억은 트윈 침대가 되었고, 그들과 오붓하게 보았던 캄캄한 밤을 환히 밝히던 보름달은 직접 고른 둥근 등이 되었다. 고무 대야를 마당에 놓고 물 장난치고 놀았던 기억은 한 가족이 목욕과 수영을 즐길 수 있는 4인용 히노키 탕이, 그 모습을 마루에 서서 보곤 하셨던 할아버지의 자리는 거실의 원목 소파가 되었다. 정신없이 놀다 보면 할머니가 밥 먹어라 부르시던 자리는 강원도에서는 예전에 정지라고 불렀던, 땅이 쑥 내려가 있는 주방 공간이었다. 그 기억은 키친이, 친척들과 붙어 앉아 밥을 먹던 둥근 상은 키친 가운데 놓인 원목 식탁이 되었다.
외할아버지 댁에서의 추억은 복층으로 만들어진 다락이 되었다. 할아버지 방에는 벽장, 이불을 쌓아놓은 공간이 있었는데 거기에 들어가 숨바꼭질하곤 했던 즐거움이 생생하게 남아 있다. 무엇보다도 높은 천장에 노출된 서까래와 처마, 보는 수직적 공간감으로부터 완성되는 비 일상적 경험의 가장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무엇을 하기 위해, 즉 의도에 따랐다 기보다 집사라 불리는 호스트의 심연에 깔려 있던 호시절, 어린 시절의 즐겁고도 아름다운 추억들이 공간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묻어 나온 흔적이다.
INTERVIEW

삼박한집 장문수 집사와의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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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bakhanzip
삼박한집 이름은 어떤 뜻을 갖고 있나요?
건축 설계를 맡아주신 전재용, 유용연 소장님께서 지어주신 이름인데요. 말 그대로 삼박하다 이런 뜻도 담겨 있고요. 건축적으로는 세 개의 박공지붕이 모여 있는 공간이라는 삼박이 한집에 있다 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그리고 일박 이 박을 넘어서 삼 박은 해야 모든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을 만큼의 많은 콘텐츠를 담고 싶다는 내용도 있고요. 개인적으로 상업적으로도 일박 이 박보다는 삼 박을 머무시면 좋겠다는 뜻도 담겨 있습니다.
공간 설명을 부탁드려요.
일단 크기대로 공간의 이름을 정해보았습니다. 95소 100중 105대 이렇게요.
95소 같은 경우에는 내부가 노출 콘크리트 벽재로 되어 있고요. 내부도 박공지붕으로 되어 있어서 6평의 작은 공간이지만 답답하지 않게 수직적 공간감을 많이 주려고 했고요. 화장실까지도 천장이 없어요. 화장실까지도 박공지붕으로 되어 있는 곳은 많이 없는 것 같아요. 정리, 설비하신 분들과 설계하신 분까지도 엄청 반대를 하셨는데 제가 끝까지 밀어붙인 부분이고요. 작은 테라스가 앞에 있는데요. 벚꽃나무 가지가 내려와 있어서 봄에는 꽃이 피고 가을에는 낙엽이 지는 굉장히 아름다운 공간입니다.
100중 같은 경우에는 95소보다 좀 더 크고요, 그리고 내부에 화이트 계통의 페인트를 칠했고요. 박공지붕에 복층 공간이 있습니다. 95소는 1인용 히노키 탕이 있고, 100중은 2인용 히노키 탕이 있습니다. 그렇게 차별화를 뒀고요. 그리고 긴 창이 있어 앞쪽에 담장이 있지만 테라스 공간으로 약간의 개방감을 느낄 수 있게 했고, 조경을 완성했습니다.
105대는 벽재까지는 콘크리트고요. 지붕은 중목 구조로 되어 있어요. 그래서 목구조와 콘크리트의 결합, 이런 건축적 의의가 담겨 있고요. 이걸 통해서 강원 건축문화상 특별상을 수상했습니다. 여기는 4인용 히노끼 탕을 둬 차별화를 두었습니다. 크기에 따른 이름인데 여담이지만 처음에 이 건물을 등록하려 하는 왜 101호 102호가 아닌 95호 100호냐 9층 10층이 아닌데 이런 재미난 일도 있었습니다.
삼박한 씨라는 가공인물로 이야기를 입히신 점이 흥미롭습니다. 어떤 의도였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그전 숙소를 운영해보니 한 마디로 숙소의 호스트가 주인공이 되는 숙소는 만들고 싶지 않았습니다. 호스트가 주인공이 되면 호스트의 한계가 곧 스토리, 스테이의 한계가 돼버리더라고요, 그래서 삼박한 씨라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서 삼박한씨의 강원도 주말 주택이 삼박한집이다 라고 이야기를 만들었고, 삼박한 씨의 주말 주택을 친구들이 빌려서 온다는 이야기로 이어보았고, 저는 집사가 되어 모든 것을 관리한다고 정리해 보았습니다.
어메니티 선정에 깊은 배려가 느껴집니다. 어메니티 선정 시 기준이나 의도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사실 로컬이라는 단어를 몰랐어요. 모르고 있다가 로컬을 하시는 분을 페이스북에서 만나게 되었어요. 이걸 짓는 중에 그분이 한번 오시더니 저보고 로컬 크리에이터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숙박업자인데요?라고 했어요. 로컬이 무언인지 몰랐는데 서촌 창작소에서 앨비어러스 망원 호스트님의 강연을 들었었는데 그때 그분이 오리지널리티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 스테이가 전국에 수없이 많지만 스테이에 로컬을 담음으로써 오리지널리티를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의도적으로 많은 로컬 제품을 넣었었죠. 그런데 하다 보니 로컬 제품이 무한으로 있지 않았어요. 공급량에도 한계가 있고, 제가 전적으로 들여오면 그분들은 소량 생산을 하시는데 판매할 수량이 없었던 경우도 있으셨어요. 그런 경우도 생기더라고요. 그리고 게스트 입장에서 고민을 해보지 꼭 이것을 고집하기보다 더 좋은 어메니티를 제공하는 게 맞겠다고 생각을 했고, 속초 고성이 아닌 강원도로 넓혀보고 이제는 더 넓은 지역까지 넓혀 고르게 되었어요. 모두 게스트분들의 입장에서 생각했습니다.
삼박한집을 온전히 누리고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친구네 집을 빌려서 하루 편히 쉰다는 느낌으로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편히 자는 것에 대해 관심이 많았어요. 국내에 수면에 관한 서적은 거의 다 구해서 읽어본 것 같아요. 맛있는 것 드시고 히노키 탕에서 반신욕을 즐기시고 이 지역의 하늬 라벤더 팜에서 나오는 라벤더 티도 드셔보시고요. 라벤더 티가 수면 유도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빔 프로젝트고 영화도 보시고 게임도 하실 수 있고요. 제가 아는 범위에서 가장 좋은 침구류와 침대를 사용하려 노력을 했습니다. 바스락거리는 침구에서 잠도 주무시고요. 질 좋은 가운의 감촉도 느껴보시고요.

아침에 일어나셔서 봉포항이 걸어서 2분 정도 거리에 있어요. 그곳에서 일출을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시 들어오셔서 족욕도 즐기시고 삼박한씨가 아침에 즐겨 먹는 그래놀라로 아침을 즐겨보셨으면 합니다.
게스트 분들이 이것만큼은 꼭 담아 갔으면 하는 게 있을까요?
일단 저도 잘은 몰랐는데 저희 방명록이 있어요. 방명록에 공통적으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를 찾아보니까 '배려'라는 단어가 가장 많았던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을 게스트분들이 주목해 주신 것 같아요. 그런 소소한 배려를 즐겨보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105대 객실 같은 경우에는 말씀드린 대로 제가 할아버지 댁에서 즐겼던 추억들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는 무엇인가요?
건축물도 그렇고 제 마인드도 그렇습니다. 변하지 않고 이대로만 잘 지켜 나가면 더 바랄 바가 없을 것 같고요. 이번 코로나를 겪으면서 이런저런 일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그러다 보니 스테이를 운영하는 것에만 집중하면 위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제가 공간도 운영하고 블로그도 쓰고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을 하다 보니 이런 스테이를 운영하고 싶어 하시는 분들께 전화 등 연락이 많이 와요. 카톡도 오고요. 그분들을 도와드리는 일도 의미가 있겠다. 전화가 오면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통화를 해 드리거든요. 그런 생각도 했고. 게스트분들이 좋은 어메니티를 사용하시고 어디에서 구입을 했는지 문의를 많이 주셔서 앞으로는 엄선된 어메니티를 삼박한 컬렉션, 브랜드로 만들어서 판매를 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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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레스토랑

하마식당

차로 15분 정도면 닿는 속초의 맛집. 부부가 운영하는 일식집인데 재료를 아끼지 않고 두툼하게 마는, 한입에 넣기 힘든 크기의 마끼와 균형 잡힌 맛의 마제 소바와 차슈 덮밥이 일품이다. 점심시간이 채 끝나지 않았는데 재료 소진으로 마감되는 날이 대부분인 맛집 중의 맛집

호인스시

속초로 이주하신 오너 쉐프가 운영하는 오마카세 호인스시는 속초 지역의 수산시장에서 신선한 재료로 근사한 미각 경험을 제공한다. 속소의 남다른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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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카페

온더버튼

르 꼬르동 블루 출신 부부가 운영하는 멋있는 공간. 창 너머로 넓게 펼쳐지는 바다 뷰가 환상적이다. 멋있는 뷰에 맛있는 빵과 커피. 흠 잡을 데 하나 없는 핫한 카페.

STAY

작은 바다 마을, 큰 배려로 가득한 집

반복되는 비슷비슷한 하루를 살아가다 보면 생각도 말과 행동도 쳇바퀴 돌 듯 돌고 돈다. 제자리를 맴도는 권태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떠나는 것. 일상 앞에 비를 붙여 일상이 아닌 시간, 즉 여행의 주된 덕목을 마음껏 그리고 편히 누릴 수 있는 낯선 곳으로의 떠남을 원했다. '삼박한 씨의 바닷가 집을 빌려드립니다.'가본 적 없는 강원도 고성 봉포리 바다 마을에 만난 적 없는 친구의 집이 있었다. 3개의 객실 중 취향에 맞는 공간을 선택해 오후의 햇살을 충분히 누린다.

아담한 테라스 정원에 앉아 따뜻한 물로 마련된 라벤더 차를 내려마시며 날씨를 만끽한다. 머리카락을 놀리는 바람과 발등에 닿는 햇볕, 바다 내음을 품은 맑은 공기까지. 게다가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향의 히노키 탕에 물을 가득 받아 보통의 나날 속에 장착되어 버린 바짝 긴장된 굳은 몸을 푹 담근다. 피로가 저절로 풀린다. 무엇을 하기보다 무엇을 발견하는 재미가 곳곳에 숨어 있는 이곳. 감동을 넘어서 감탄에 이르게 되는 예기치 못한 안내를 발견한다. 그것은 바로 안락한 공간 구석구석에서 드러나는 집사 님의 사려 깊은 배려. 이곳에서 받은 특별한 환대와 소리 없이 강한 배려는 집과 일상으로 돌아가는 걸음에 봄날 같은 생기를 가득 불어 넣는다.
4 POINT OF VIEW

ORIGINALITY

끊이지 않고 드러나는 배려

공간의 크고 작은 부분들에서 발견되는 진심의 배려. 진심으로 나를 반겨주는 공간에 마련된 시간 속에서 날마다 반복되던 생활에서 잠시 벗어나 누리는 비 일상적인 경험. 머무름 자체로 여행을 넘어선 사랑이 된다.

DESIGN

전통과 현대 건축의 결합

다름이 적절하게 배합되어 이뤄내는 힘이 있다. 하나부터 열까지 게스트의 입장에 서서 고려하고, 어린 시절의 기억이 내밀하게 구현된 공간은 세월을 입을수록 짙어지는 한옥의 매력과 현대 건축의 편리함을 적절하게 지니고 있다. 정갈한 중정의 환대와 위로 뻗은 높은 박공지붕에서부터 그 매력과 힘은 조용한 존재감을 뿜어낸다.

Hospitality

필요로 하던 비 일상적인 시간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 일상의 자리에서 잠시 벗어나 갖는 비 일상적인 시간. 히노끼 탕에 담기는 물소리를 듣고 햇살이 길게 드는 마룻바닥과 테라스의 나무들을 가만히 바라보면 복잡하고 무거웠던 마음이 엉킨 머리를 빗은 듯이 정갈해진다.

PRICE

바닷가 작은 마을 친구의 별장

처음 가보는 곳이라 낯설지만 익숙한 이, 친구의 집을 빌린 것처럼 내 집처럼 편안하다. 도보 2분이면 닿는 한적한 동해 바닷가를 거닐며 복잡한 머리를 한숨 식힐 수 있고, 가까운 거리의 맛집에서 기억에 남을 한 끼 식사도 할 수도 있으며, 소음 걱정 없이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다. 일상으로부터의 해방. 값을 매길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의 품에 폭 안기게 된다.

스테이명
삼박한집

숙소타입
렌탈하우스

연락처

주소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봉포2길 12

인원 / 객실수
2~4명 / 3객실

가격대
₩190,000 ~ ₩570,000

체크인 / 아웃
15:00 / 11:00

편의시설
빔프로젝터 또는 TV, 취사, 반신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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