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하기보다 존재하지 않는 것이 어려울 때가 있다. 존재를 지우는 일. 겸손하며 낮은 자세로, 자신보다 주위를 돌보며, 갖지 못한 것에 욕심내지 않고 자연에 순응하는 일. 스테이1미터는 자신을 둘러싼 땅의 흐름을 겸허히 받아들여 존재감을 덜어내고, 그 대신 자연을 채워 완성된 공간이다. 이 공간에는 어떠한 태도가 있다. 드넓은 들판 사이 오롯이 주인공으로 존재할 수 있는 드넓은 들판 사이에서 도리어 감추어지기를 택했다. 지면을 따라 내려앉은 듯한 낮고 긴 모습과 주변을 자연스럽게 감추는 억새밭, 제주의 색과 질감을 닮은 소재는 환경과 동화되기를 택한 결과다. 특히 전면을 아우르는 큰 창은 차귀도를 마주한 아름다운 서쪽 바다와 푸르게 무르익은 밭의 풍경을 투영하며 자연의 일부가 되고자 손을 뻗는다. 이곳에 머무는 사람 역시 감추어진다. 공간의 품으로 들어서면 풍경으로 둘러싸여 자연으로 동화되는 듯한 감각을 전하며, 땅에서부터 1m 올라간 층은 주변의 시선으로부터 벗어날 자유를 부여해 준다.
모든 것이 과잉하는 이 시대에 욕심을 덜어낸 채, 저 멀리 보이는 섬을 겸허한 자세로 바라보고 있는 공간. 일상으로부터 1m 멀어지는, 동시에 제주 자연의 본질과 1m 가까워지는, 스테이1미터의 이야기를 만나본다.
people
공간과 지역, 삶과 문화를 연결하는 건축적 행보
스테이1미터의 설계를 담당한 Z_Lab은 개인의 아이덴티티를 풍부하게 살린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장소와 공간을 만들어 가는 그룹이다. 시대적 보편성과 지역 정체성의 조화를 추구하며, 이를 통해 공간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디자인하고 있다. 공간과 지역, 삶과 문화를 연결하는 것이다. 특히 스테이1미터는 현재 Z_Lab에서 공간디자인을 총괄하고 있는 강해천 소장이 스튜디오 합류 이후 처음 맡게 된 프로젝트로 더욱 뜻깊었다. 공간에는 지역과 자연에 대한 배려, 이용자의 니즈를 파악한 경험 제안, 새로운 스테이 문화 창조 등 오직 Z_Lab만이 제안할 수 있는 건축적 시야가 고스란히 스며들었다.
건축을 의뢰한 호스트는 당시 어린아이를 가진 부부였기에 자연스럽게 가족 단위의 숙박객을 주 이용자로 제안했다. 이에 타겟을 한층 확장해, 스테이1미터는 부모님 혹은 친구 부부와의 동반 여행이나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 등에 있어 적합한 구조를 갖추게 되었다. 공간 양옆에 각각 두 개의 침실과 욕실을 배치해 균형을 잡고, 공용공간에는 외부 키친과 수영장 등 다양한 경험을 이끌어내는 영역을 구성한 것. 아울러 거실과 주방, 욕실 등의 공용 공간은 외부 활동과 편리하게 연결되도록 의도해 쾌적한 가족 여행이 가능하다.
스테이1미터는 차귀도와 와도를 마주한 제주의 서쪽 바다 마을에서 시작됐다. 강해천 소장은 처음 사이트를 방문한 순간, 멀리서 보면 돌고래처럼 보이는 두 섬의 존재가 압도적인 인상으로 다가왔다고 전한다. 날씨가 무척 맑아 차귀도와 와도 위로 햇살이 부드러이 내리쬐는 순간을 포착할 수 있었다고. 제주도는 다양한 경관을 품고 있지만 이토록 신비롭고 아름다운 풍경은 처음이라 잊히지 않았다. 제주에서 본 바다 중에 가장 온화한 표정의 바다가 그곳에 있었다.
아울러 스테이1미터가 자리한 한경면은 해안도로를 따라 바닷가에 세워진 풍력발전기가 특별한 풍경을 빚어내는 마을이었다. 제주의 서쪽 끝에 위치해 바다 너머 사라지는 일몰을 감상하기 좋은 곳이기도 했다. 그중 사이트 인근은 모두 보리밭인 데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나 나무가 없이 제주에서 드물게 평지가 이어진 곳으로, 사방에 시야가 트여 동네가 품은 공유한 풍경을 감상하기 좋은 위치였다. 날이 맑을 때에는 서쪽으로 차귀도와 와도를 둘러싼 바다를, 동쪽으로 겸허히 서 있는 한라산을 바라볼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뚜렷한 장소적 특징을 살리고 기존의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보존하고자, 강해천 소장은 최대한 공간의 존재감을 지워내기로 결심했다. 풍경이 자연스럽게 스며들면서 내외부가 연결감을 가지며, 동시에 시선을 적절히 차단하는 프라이빗한 구조를 통해.
MAKING STORY
지역적 특징과 기존 자연 요소를 살리는 것이 우선적인 과제였던 만큼, 공간은 유기적인 흐름을 가지고 설계됐다. 이처럼 넓고 트인 평지에 집을 지을 경우 주변 시선을 차단하고자 눈높이 이상의 담장을 두르고, 건물을 2층으로 올려 주변 풍경을 감상하도록 만드는 것이 일반적인 선택. 그러나 풍경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건물이 높아지기보다 낮게 가라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에 건물은 바다를 바라보되 낮고 길게 내려앉은 형태로 구성하기에 이르렀다.
풍경을 파노라마처럼 담는 개방적인 구조와 창 계획 역시 이러한 기획 의도를 심화하는 요소다. 건물 전면에 창을 넓게 사용해 안에서 밖을 시원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는 전면에 배치된 넓은 마당과 바베큐 데크, 수영장 등의 외부 공간 요소를 내부와 더욱 긴밀하게 연결해주는 역할을 겸해, 머무는 이들을 적극적으로 바깥에 끌어내는 효과를 가져다준다. 아울러 외부에서 바라볼 때는 밭 한가운데 자리한 건물이 주변 풍경으로 스며들게 하는 장치로서 활약한다. 입실 시간은 해가 저무는 시점과 맞닿아, 서쪽을 향한 건물의 창에 짙은 햇빛이 맺히게 된다. 바깥에서 건물을 바라보면 창에 빛과 풍경이 투영되어 보호색처럼 자연스러운 연결감을 강조하게 되는 것. 노을이 짙어질수록 더 선명하고 아름답게 빛나는 풍경은 건물과 사이트 사이를 더욱 밀도 높게 연결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주변 풍경을 조망하는 구조에 대한 니즈와 내부가 들여다보이는 프라이버시 문제가 상중하는 이슈가 있었다. 이는 지면과 공간과의 높이 차이를 통해 최대한 자연스럽게 해결했다. 전면의 도로와 대지가 1m 정도 높이 차이가 있어, 여기에서 건물을 1m만 더 들어 올려도 도로에서의 시선이 집 안을 들여다볼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나아가 통창이 계획된 건물 전면 마당에는 1.5m가량인 억새를 심어 한결 프라이빗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다. 결과적으로 담장을 높게 쌓지 않으면서도 프라이빗하게 외부를 감상하는 공간을 완성할 수 있었다.
SPACE
스테이1미터에서 시작되는 여행
너른 밭 한가운데 자리한 스테이1미터를 멀리서 마주한 순간부터, 머무는 이를 위해 세심히 준비한 동선을 따라 걸으며 새로운 제주 여행이 시작된다. 주차장을 지나 공간을 마주한 뒤 길을 따라가면 자연스럽게 건물을 끼고 돌아 뒤쪽으로 향하게 되는데, 억새와 수크렁, 털수염풀 같은 하늘하늘한 식물이 소소한 환영 인사를 건네 온다. 마침내 현관의 나무문을 열고 들어서면 밭과 바다를 바라보는 탁 트인 뷰가 한눈에 들어와 잠시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현관을 건물 뒤쪽에 배치한 이유는 들어선 순간 풍경을 새롭고 압도적으로 인지하게 만드는 방안인 것. 내부는 거실과 키친, 다이닝 룸이 하나의 공간으로 이어지며 각 영역에서 사용하는 가구의 높이에 따라 흐름 있게 배치한 점이 인상적이다. 공간 요소의 높낮이에 따라 뷰의 높이도 고려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키친에서는 서 있을 때 바다가 보이고, 두세 계단 아래 조성한 거실에서는 앉아 있으면 전면의 수영장과 바다의 수면이 이어져 보이는 듯한 시각적 효과를 자아낸다.
양 끝에는 한 팀이 온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침실과 욕실이 각각 마련되어 있다. 두 공간은 서로 다른 구성과 스타일로 실용성과 개성을 살렸다. 북쪽 침실은 전면에 욕실을 두고, 반원으로 만들어진 테라스에 노천탕을 배치했다. 노천탕에 몸을 뉘면 반원형 하늘 사이로 팽나무 가지와 잎이 선선한 바닷바람을 느끼게 해준다. 반대에 자리한 남쪽 침실은 세 면 모두 창을 내고 테라스를 조성해 사방으로 밭과 오름, 한라산을 둘러볼 수 있다. 아울러 침실 옆 욕실은 수영장에서 바로 연결되어 샤워할 수 있도록 편리하게 계획되었다.
주변 경관이 아름다운 만큼 자연을 편안하게 만끽할 수 있는 외부 공간 요소도 체계적으로 안배했다. 마당에는 차귀도와 와도를 마주한 수영장이 길게 뻗어 있으며, 그 옆에 바비큐를 즐길 수 있는 야외 키친과 테이블이 놓여 있다. 이곳을 둘러싸고 넓은 억새밭이 펼쳐져 더욱 낭만적인 머무름이 가능하다. 억새밭 사이의 작은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공간과 자연이 조우하는 아름다운 풍경을 시야에 담기에도 좋다. 건물 뒤쪽의 원형 계단을 따라 오르면 루프탑이 나타난다. 평지로 둘러싸인 이곳에서 가장 높은 시선으로 바다와 산을 감상할 수 있는 비밀스러운 장소다.
+
+
+
+
+
+
+
+
+
+
+
+
+
+
+
+
+
+
+
+
INTERVIEW
Interview with Z_Lab 강해천 소장
stayfolio
STAY1METER
스테이1미터라는 이름이 인상적입니다. 이름에 담긴 의미가 무엇인가요?
스테이1미터의 ‘1미터’라는 거리는 물리적인 환경에 대한 건축적 해법을 의미했어요. 건물을 지면에서 1m 들어 올린 측면에서요. 이를 브랜드로 녹였을 때에는 여행이 가지는 일상과의 거리감을 표현하는 은유적인 표현으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사이트에 대해 어떠한 건축적 해법이 도입되었나요?
주변이 평지라, 일반적으로 이곳에 집을 짓는다면 높은 담장을 두르고 2층 건물을 올린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하지만 주변 풍경과 조화롭기 위해서는 건물이 낮게 깔려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당연히 건물을 2층으로 올리면 바다도 더욱 잘 보이겠지만, 작은 건물을 두 개 층으로 만들었을 때의 부담감도 있었고요. 하지만 이처럼 평지일 경우 안에서 바깥이 잘 보인다는 건, 바깥에서도 안이 잘 보인다는 뜻이기도 했습니다. 프라이버시 문제와 풍경을 조망해야 한다는 부분이 상충되었어요. 여기서 생겨난 아이디어가 건물을 살짝 들어 올리는 거였죠. 기존에 도로와 대지의 레벨 차이가 1m 정도 있어서, 추가로 건물을 1m 더 들어 올리면 도로에서의 시선이 집 안으로 닿을 수 없을거라 생각했어요. 그리고 마당에는 억새를 심어 더욱 프라이빗한 구조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타원형의 단층 건물이 마치 항해하는 배처럼 느껴집니다. 이와 같은 구조와 외관을 의도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사실 건물 끝의 라운드는 동선과 기능을 풀기 위해 만들어진 거예요. 드라마틱한 뷰를 위해 동선을 건물 뒤로 한 바퀴 돌렸는데, 이때의 동선을 부드럽게 받아줌과 동시에 건물 양 끝에 배치된 침실에서 3면의 뷰를 파노라마로 이어주기 위해 활용되었어요. 그런데 디자인하고 보니 제 눈에도 배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스테이1미터가 있는 용수리가 김대건 신부가 표착했던 동네임을 은유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어요. 가을에 마당의 억새꽃이 피면 건물이 넘실거리는 은빛 바다 위에 떠 있는 배처럼 보이기도 해요.
공간에 사용된 주 소재는 무엇이었나요.
건물 외관에는 현무암과 블랙 콘크리트가 주재료로 사용되었어요. 어차피 주변 풍경을 반사하는 입면의 유리를 강조하다 보니 기단이 되는 부분은 주변 밭의 현무암 돌담의 재료감을 이어와야겠다 생각했고, 건물 하단과 외부 바닥에는 거친 돌을 사용했습니다. 수평적으로 날아가는 지붕선에도 재료감이 너무 강하지 않았으면 해서 블랙 콘크리트를 적용했어요.
시공 과정에서의 인상적인 에피소드가 있다면.
공사 막바지에 건물을 보며 무언가 허전함을 느꼈어요. 사방이 틔어 있는 만큼 낯선 곳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이들에게는 다소 아늑함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생각해 낸 건 나무를 심자는 것이었어요. 침실과 노천탕에서 살짝 보이는 나뭇잎이 안정감을 주리라 생각했습니다. 너무 커서 주변에 그늘을 만들거나 가지가 건물에 걸리지 않는 정도의 크기와 수형을 찾고자 농원 여러 군데를 돌아다녔고, 마침내 적당한 팽나무를 찾아 건물 끝에 심었어요. 심고 보니 건물의 수평적인 조형과 대조를 이루어 시각적으로도 균형이 생기더라고요.
스테이1미터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경험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해수면으로 지는 해를 바라보며 물놀이도 하고, 억새밭 옆에서 한가로운 저녁식사와 밤늦게 별을 보며 즐기는 노천욕도 가능해요. 그리고 한라산을 바라보며 맞이하는 아침 역시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스테이1미터의 가장 아름다운 시간은 언제일까요.
억새꽃이 피는 가을의 노을 지는 저녁시간. 거실 쇼파에서 낮은 눈높이로 보이는 차귀도의 석양도 멋지고, 밖으로 나와 수영장에 몸을 담그고 바라보는 은빛 물결의 억새밭도 평생 경험하기 힘든 풍경을 보여줄 거예요.
이곳에 머무는 분들이 어떤 하루를 보내길 바라시나요?
스테이1미터의 이름처럼, 바쁜 일상에서 1m 정도 물러나 소중한 사람들과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스테이가 추천하는 주변 레스토랑
엄블랑짬뽕
좋은 재료를 아낌없이 넣어 완성한 정성스러운 중식을 선보인다. 지역 주민들에게는 이미 정평이 난 맛집으로, 감귤을 활용해 신선한 상큼함을 더한 탕수육과 해산물을 가득 쌓아 올린 짬뽕, 무한으로 제공되는 공깃밥과 함께하면 더욱 맛있는 간짜장까지 든든하고 특별한 식사 시간을 누릴 수 있다.
제주돔베막국수
돔베고기와 막국수에 진심인 사장님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현지인 맛집.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완벽한 감칠맛으로 무장한 비빔막국수와 극강의 부드러움을 자랑하는 돔베고기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사장님만의 고유한 레시피로 홀로 운영하시며 메뉴 역시 단 3개. 제주 음식의 본질에 집중한 담백하면서도 알찬 한 끼를 맛볼 수 있다.
스테이가 추천하는 주변 카페
열두달
계절마켓이라는 별칭을 달고 있는 아기자기한 감성의 카페 열두달. 제주에서 나고 자란 식재료를 계절에 따라 재해석해 매번 다른 디저트를 만날 수 있다. 감자치즈베이글, 한경참깨베이글 등 바라만 봐도 속이 든든해지는 사이즈의 베이글 류가 다채로운데, 특히 당근을 꼭 빼닮은 갈릭크림치즈당근베이글은 시그니처 메뉴. 이 외에도 딸기코코넛케이크, 래밍턴케이크 등 메뉴가 다양하며 당근케이크가 있다면 반드시 맛보기를 추천한다.
STAY
차귀도의 바다와 한라의 땅 사이에서
앞으로는 차귀도가, 뒤로는 한라산이 보이는 들판 한가운데 머무르는 경험. 어느 방향으로 무심결에 흘린 시선조차 제주의 가장 여유롭고 아름다운 풍경을 담는다. 땅과 바다, 그리고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지어진 집에서 시간을 보내니 나의 마음 역시 한결 넉넉해진다. 내게 주어진 모든 시간을 가장 자연스럽고 편안한 형태로 살아가고 싶다.
4:00 pm
서쪽 마을, 한 척의 배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다 체크인 시간에 맞추어 스테이1미터로 향했다. 바다를 향한 그리움에 젖어 있는데 마침 수평으로 뻗은 배 한 척이 나의 승선을 기다리고 있다. 땅의 흐름을 해치지 않는 자연스러운 공간을 따라 들어서니 저 멀리 반짝이는 푸른 풍경이 눈에 담긴다.
5:00 pm
일상의 연장선
스테이1미터의 거실과 주방은 모두 외부의 자연과 긴밀한 연결성을 가지고 있다. 풍경을 파노라마로 보여주는 큰 창을 열자 마당에 놓인 수영장과 키친 데크, 아름다운 억새밭이 눈앞에 다가온다.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한낮의 여유를 즐긴다.
7:00 pm
차귀도와 와도의 시간
이곳에서 맞이하는 노을은 한순간의 장면이라기보다 하나의 계절에 가깝다. 노을이란 분명 찰나일 것이나 차귀도와 와도 너머로 내려앉는 환상적인 풍경은 나의 시간을 붙잡아 두는 힘이 있다. 멈춘 것 같은 시간, 정지한 풍경 속을 거닐어 본다.
10:00 am
용수리의 아침
사방에 창을 내 들판 위에 붕 떠 있는 느낌의 침실. 공간의 가장자리가 둥글어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유연한 공간감이 인상적이다. 둥근 안구를 따라 용수리의 풍경이 가까이 밀착되는 듯한 경험. 스테이1미터에서 맞이하는 아침은 아주 평범하고도 특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