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지 내가 오늘 아침으로 무엇을 먹었고, 어제저녁 누구를 만나 어디에서 몇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손에 쥔 핸드폰 위 몇 번의 손가락 놀림이면 알 수 있는 세상. 일상 전반의 블라인드가 무방비 상태로 걷히는, 생활의 면면이 매우 쉽게 노출되는 이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의 약 5분의 1에 해당하는 인구가 모여 사는 서울은 다양하고 빠르게 뒤바뀌는 문화와 새로운 감각을 일깨우는 자극들로 가득하다. 따라서 자신을 둘러싼 외부의 시선으로부터 한시도 자유로울 수 없다. 인위적인 멈춤, 단절을 감행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는 보통의 리듬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제때 출발하고 도착하는 지하철처럼 하루하루를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호스트 부부는 결단을 내렸고, 도시로부터 멀어졌다. 가장 좋아하는 강원도의 숲으로. 부부가 원하는 외부로부터 완벽한 단절, 그로 인한 자발적 고립 그렇게 이어지는 온전한 쉼은 숲으로 가닿았다. 한 번쯤은 들어봄 직한 춘천 의암호 근처 어디 즈음인 의암리 고즈넉한 숲으로. 다가가는 여정 동안 버거운 소음으로부터 현란한 세상으로부터 멀어졌다. 숲으로 숨으로 쉼으로 닿는 온전한 공간, 시간이었다.
의림여관은 홍천강변에 직접 기획한 스테이 공간을 3년 동안 운영을 하면서 쌓인 노하우로 호스트 부부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공간이 자연스럽게 생겨나 또다시 기획하고 구상한 끝에 실현한 2번째 공간이다. 좌우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 길에 흐르는 맑은 물과 청량한 공기. 세상과 멀어졌다기보단 진짜 세상과 가까워지는 시간이었다. 자연을 끌어들인 안락한 룸에 앉아 호스트 의도에 자연히 녹아들어 진짜 세상인 자연 안에 들어앉게 되었다. 불편함 하나 없었고 거부감도 들지 않고 매우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창 너머로 나서서 뒷짐을 지고 마당을 서성이며, 자연과 계절을 바라보게 된다. 사각거리는 낙엽이 바람에 날리고, 봄의 여린 잎이 움트고, 새들이 나뭇가지를 오가는 장면을 목격하며. 결국에는 나 자신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신비로운 일이 일어난다. 최대한 덜어내고 비운 고립을 위한 진짜 세상의 공간 안에서 자신의 숨을 들여다보는 온전한 쉼의 시간을 스스로에게 선사해보길 바라며.
people
더 늦기 전에 삶의 전환점
김남수 대표 부부는 서울에 사는 흔한 맞벌이 부부였다. 도시 생활에 지쳤고, 더 늦기 전에 삶의 전환점을 맞고 싶어 퇴사를 했고, 춘천으로 내려왔다. 그렇게 첫 번째 스테이를 3년간 운영을 했다. 이 두 사람은 관계를 맺는 것에 서툴고 힘들어하는 성향임에도 도시에 살다 보면 또는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관계를 맺는 데에 시간과 때로는 심혈을 기울여야 했지만 그것으로부터 받는 스트레스가 커 하루라도 단절된 자연 속에서 서로에서 혹은 자기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도시에 살면서부터 쭉 가슴에 품어왔다. 거기에 3 년간의 스테이 운영 동안 두 사람이 그리는 이상적인 공간의 그림이 자연스럽게 그려졌다. 이어져온 생각과 공간의 그림을 가슴에 두지 않고 현실로 만들었다. 바로 '의림여관'으로.
첫 스테이를 위해 춘천에 내려온 순간 앞에 붙였던 '더 늦기 전에'라는 말. 정답인 때를 스스로 정하지 않으면 안 되는 법. 부부는 마음을 먹었고 단결했고, 그때를 스스로 정했다. 의림여관도 마찬가지였다. 생각에 두면 생각으로 그치기 마련이라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었다. 또다시 더 늦기 전에, 바로 지금이라는 때를 정했고 구현하는 용기를 냈다. 호스트들의 마음과 바람은 고민 끝에 고른 외관의 재료, 철, 돌 그리고 내부의 재료 나무로 드러낸다. 정제된 선택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자연과의 조화에 심혈을 기울인 흔적은 머물며 사용한 일상적인 가구들, 현관의 옷걸이와 침실의 평상, 곧은 직선의 거실 의자와 테이블 등에서 발견된다. 머무는 재미랄까? 분명 덜어냈는데 의림여관에서의 경험은 촘촘하고 가슴 벅차다. 그들은 첫 설계안을 보고 원했던 포근하고 안락한 내부의 느낌을 위해 설계를 다시 하는 등의 과감함을 겪어내며 온통 나무를 두른 내부를 만들어냈다. 그 덕분이다. 무엇보다 그들이 좋아하는 툇마루의 인상을 끌어온 침실의 평상에서 맞은 고요한 아침 시간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순간으로 짙게 남아 있다. 평상 위에서 마주친 계절과 자연의 인상이.
2009년 7월 서울~양양 고속도로의 일부 구간인 서울~춘천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서울에서 가장 가깝게 닿을 수 있는 강원도로 자리매김한 춘천. 춘천은 지리적으로 수도권에서 매우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깊은 숲과 호수, 강을 모두 가진 최적의 도시다. 무엇보다 호스트 부부는 숲을 굉장히 좋아한다. 숲마다 자생하는 나무와 식물들이 다르고, 그에 따라 숲이 풍기는 분위기와 느낌이 다른데 그들은 유독 강원도 숲에 끌렸다. 부부와 비슷한 연령대 사람들에게는 춘천 하면 떠오르는 춘천 가는 기차나 강촌, 즉 '낭만의 도시' 이미지도 위치를 고르는데 한몫했다. 또 서울에서 줄곧 살아왔던 시간이 있기 때문에 서울과의 거리가 위치 선정에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였다. 안정적이면서도 안전한 선택이랄까? 그들은 전환점의 터를 춘천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MAKING STORY
자연에 녹아드는 건축물이기를 노력했다. 숲으로 난 침실의 통창과 욕실의 창 등을 제외하고 외부로 나있는 창은 하나도 없다.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부터 완벽하게 단절되기 위해서. 바위같이 보이는 콘크리트 외관과 달리 내부는 최대한 편안하고 아늑한 공간으로 숲속 바위의 철문을 열고 들어앉아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힐 자연적 소재를 고민하며 이미 결정된 내부 설계를 2번이나 뒤엎는 등의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초기 설계에서는 내부의 큰 통창 앞까지 자연, 숲, 산이 그대로 들어왔었다. 담을 쌓고 싶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부와 게스트가 머무는 공간의 분리가 필요할 것 같아 돌담을 쌓게 되었다.
공간 구성은 의림여관에 심은 모토, '외부로부터 단절된 자연 속에서 서로에서 혹은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공간 ', 완벽한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동시에 자연에 녹아드는 집이어야 된다는 큰 주제로부터 시작했다. 숲과 맞닿은 일자로 뻗은 긴 건물이 뿜는 압도감은 게스트가 세상과 다른, 새로운 공간에 온 느낌을 충분히 갖게 하려는 의도였다. 건물의 외관을 둘러싸는 재료로 콘크리트를 선택했는데 이는 완전한 인공물이지만 역설적으로 콘크리트의 물성이 의외로 자연과 잘 어우러지는 재료다. 어떤 치장도 되어 있지 않은 노출 콘크리트가 인공의 때를 벗고, 이끼나 빗자국과 같은 자연의 때를 입어가면 산에 툭 박혀 있는 큰 바위처럼, 자연의 일부처럼 다가올 것이라는 믿음으로.
콘크리트 바위의 크고 차가운 철문을 열고 룸으로 들어서면 숲속의 따뜻하고 편안한 공간에 도착한 듯한 공간이면 어떨까 하며 떠도는 추상적인 생각들을 건축사무소 백에이소시에이츠의 두 실장님과의 대화를 통해 구현해나갔다. 좋아하는 돌, 철 나무, 이 세 재료를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
SPACE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하게 되는 놀라움
마을 길을 쭉 따라 들어와 주차장에 주차를 하면 계단 위로 크고 육중한 철문이 보인다. 철문을 열고 돌계단 몇 개를 다시 오르면 우측을 향해 일자로 쭉 뻗은 건물이 놓여있다. 캐리어 로드인 철길의 친절한 안내를 따라 스테이 공간인 2개의 객실, 좌실 우실의 긴 직사각형 철문에 서게 된다. 그 철문을 열면 호스트가 말하는 중간계 (연옥: 염라대왕에게 심판을 받는 공간)에서 묵은 때를 다 털어내고서 온통 나무로 둘러진 룸 안에 들어서면 말 그대로 숲속이다. 외부와의 단절은 그 동선을 따라 룸에 다다를 때까지 이질감 없이 천천히 그리고 친절하게 이뤄진다.
콘크리트로 된 바위의 철문에서 하늘이 열려 있는 중간 공간을 지나 나무 향의 환대를 받는 룸에 들어서면 침실 옆으로 숲을 향해 길게 난 통창 너머로 충분한 쉼이 되길 바라는 호스트의 충실한 마음이 짙게 다가온다. 입구의 나무 벤치에 앉아 신발을 벗고, 외투를 벗어 세심하게 설계된 나무의 형태를 닮은 옷걸이에 건다. 침실의 평상에 걸터 앉아 주방에서 끓인 뜨거운 물을 부어 테이블 위에 놓인 차를 내려 마시고 숲을 바라본다. 아름드리 큰 나무 기둥 안에 들어온 듯한 기분으로 길게 드는 햇살을 정면으로 맞으며 눈을 감는다. 천천히 계절과 시간이 느껴진다. 계절을 본다. 눈을 뜨지 않아도 보는 법을 알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에 사로잡힌다. 짧거나 길었던 여정의 긴장이 서서히 녹게 된다. 차분하게 일어나 거실의 창을 열고 마당으로 나서서 자연과 맨 얼굴을 마주한다. 갑작스러운 만남은 없다. 자연은 천천히 다가오고, 천천히 다가선다. 나무 사이사이를 건너는 시간을 관찰한다. 시간을 놀랍게도 빠르게 흐른다.
내부 공간인 침실 겸 거실, 욕실과 완벽하게 분리된 독립 키친 안에서 냄새 걱정이나 어질러질 걱정 없이 어떤 요리든 마음 편히 해 먹을 수 있다. 가장 큰 장점. 키친의 문도 시원하게 숲을 바라보고 있다. 해 질 녘의 숲부터 한밤의 한층 더 차분하게 가라앉은 숲까지 가득 들어온다. 키친 앞의 데크에서 아웃도어 감성으로 맛있는 바비큐도 해 먹을 수 있다. 키친에서도 계절과 시간을 들린다. 자연의 소리뿐이라 요리를 하며 달그락거리는 정겨운 소리에도 집중하게 된다. 하루의 끝에 저녁 먹을 시간이라며 놀이터에 노는 아이를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가 떠오른다. 화려하게 차린 10첩 밥상이 아니어도 뭐든 맛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밥을 먹으면서도 자주 만지작거리던 핸드폰에 손이 가지 않는다. 손도 눈도 지금의 순간에 충실할 뿐이다. 내부 공간처럼 나무로 두른 키친에서도 하는 행동마다 집중이 된다. 가만히 앉아서 물 한 잔을 마시는 것조차 진심이 된다. 큰 문으로 가려진 욕실의 큰 창 앞에는 하얀 욕조가 놓여 있다. 벌집 모양의 타일을 붙여 침실 겸 거실의 공간과 구분을 둔 욕실은 단조로움에서 벗어난 새로운 경험으로의 공간이다. 역시 숲을 향해 난 큰 통창. 나무들 사이로 욕조에 드는 아침 햇살 아래 적당히 따뜻한 물을 받는다. 발끝부터 서서히 몸을 담가 늦은 오전의 반신욕을 누린다. 밖으로만 향해 있던 일상의 시선이 조용히 자신을 향해 돌아선다. 그 놀라움은 완벽한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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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의림여관 김남수 대표와의 interview
stayfolio
Uirim Inn
의림여관 이름의 뜻이 궁금합니다. 여관이라는 단어를 선택하신 이유도요.
스테이가 위치한 곳이 춘천 의암리라는 곳이에요. 직관적으로 의암리 숲속 여관 그리고 아름다울 의를 써서 아름다운 숲속 여관. 이런 2가지 뜻이 있고, 여관이라는 단어를 선택한 것은 일본의 료칸처럼 우리나라도 오래 지속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여관을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나그네 여에 집 관, 나그네의 집이라는 뜻이 좋아서 '의림여관' - 아름다운 숲속 나그네의 집. 그 뜻이 좋아 이렇게 이름을 붙였습니다.
공간 설명을 부탁드려요. 특별히 애착이 가거나 심혈을 기울인 공간이 있을까요?
저희 스테이는 입구를 지나 철의 길, 안내를 따라 머무는 공간 앞에 다다르면, 직사각형의 묵직한 철문을 열어야 해요. 그 철문을 열고 스테이에 들어서면 단절과 소통의 중간 단계, 철로 둘러싸여 있지만 하늘은 열려 있는 중간 공간이 나와요. 브런치나 게스트 분들이 요청하는 물품들을 대면하지 않고 전달하기 위해 만든 완충 공간이에요. 거기에서 문을 열고 드디어 실내에 들어서면 전면에 큰 창이 보이고 내부 마당이 보이고 그 옆으로 평상이 있는 침실, 그리고 큰 문에 가려진 욕실이 있습니다. 욕실에는 큰 창 앞에 욕조가 놓여 있는데 숲속에서 목욕을 하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전체 공간 중에 그 느낌에 충분히 부합하고자 욕실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습니다. 침실은 편안함을 충분히 만끽하실 수 있도록 평상형으로 구성을 했고, 그 앞의 큰창을 열고 나가면 마당으로 나설 수 있습니다.
어느 한 부분만을 특별히 신경 썼다기보다 전제척으로 숲속에 들어와있는 듯한 느낌에 중점을 두었고,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내부를 2번 갈아엎기도 하고, 내부는 목재를 전부 쓰고, 그 느낌 그대로를 살리고 싶어 천연 오일로 마감을 했어요. 그리고 전면의 통창은 어떻게 해야 룸 안으로 숲을 끌어들일 수 있을까 고민 끝에 나오게 된 결과물입니다. 어떤 장면보다는 이 창을 통해서 자연의 매 순간이 보입니다. 그 매 순간순간이 너무 좋아요. 특히 욕조에 몸을 담그고 숲을 바라보고 있으면 오묘한 감정이 들어요. 그 경험을 꼭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모토인 '외부로부터 단절된 자연 속에서 서로에서 혹은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위해 더하거나 덜어낸 것이 있을까요?
더한 것은 공간 안으로 들어오면 더 이상 외부로 나갈 필요가 없게, 충분히 사색할 수 있는 프라이빗 한 마당과 키친, 그리고 숲을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통창을 낸 것이고, 덜어낸 것은 공간을 채우고 싶은 호스트의 욕구를 가장 열심히 덜어냈습니다. 채우기보다는 최소한의 것만 두고 비워내려 노력했어요. 그러기 위해서 가구를 제작해 준 보리목공방과 건축 설계 때부터 계속 대화하고 소통하고 구상하면서 그것에 맞는 가구를 적용했어요. 꼭 필요한 가구만 있지만 꽉 차 보일 수 있게요. 또 보시면 외부로 난 창, 외부와 시선이 교차되는 창이 없습니다. 완전한 단절이라는 게 외부,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부터 단절되는 것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키친을 완벽히 독립시킨 의도가 궁금해요.
스테이를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전 손님의 체취를 완벽하게 지우는 것 그리고 원래 스테이가 갖고 있는 향만 남기는 거예요. 그래서 손님들이 입실하시기 전에 룸 스프레이로 마감을 해요. 제일 없애기 어려운 냄새가 음식 냄새인데 다른 스테이들은 취사를 금지하는 곳들도 꽤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스테이를 운영하면서 느꼈던 게 방문하시는 손님들이 생각보다 서로에게 음식을 해주고 같이 하는 그런 로망이 있고, 여행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어서 마음껏 요리할 수 있는 공간을 안전하게 만들어주면 어떨까? 싶었고 이렇게 완벽하게 분리된 공간으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의림여관을 온전히 누리고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호스트의 특별한 팁보다는 의림여관에 있는 동안만큼은 세상의 관심을 잠시 접어두시길 바라요. 요즘 우리들은 외부에 너무 노출되어 있잖아요. 같이 여행 온 메이트나 혼자 온 자기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해보는 시간을 갖길 바랍니다. 의림여관의 퇴실 시간은 낮 12시이고, 조식이 아닌 브런치를 제공하는 이유는 하루라도 여유로운 아침, 오전을 맞아보셨으면 하는 바람에서예요. 오전에 하는 반신욕은 굉장히 색다릅니다.
의림여관에 머무는 게스트에게 바라는 것이 있을까요?
저희 공간에서 보내시는 하루로 지친 마음이 조금은 덜어지고 치유되어서 치열한 현실로 돌아갈 수 있는 용기와 여유를 갖게 되시길 바라요. 삶에 지쳤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공간이 된다면 정말 감사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는 무엇인가요?
거창한 계획보다는 저희가 가진 그대로가 낡아가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나이 드는 멋스러운 공간으로 지속될 수 있게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스테이가 추천하는 주변 레스토랑
수아마노
구도심 육림 고개 꼭대기의 전통 이탈리안 레스토랑. 이곳 만을 방문하기 위해서라도 춘천에 가야 할 정도로 훌륭한 맛이다. 이탈리아에서 요리를 배우고 온 셰프님이 직접 생면을 뽑고, 소스를 만드는 맛집 중에 맛집.
스테이가 추천하는 주변 카페
오월 학교
오월리 40년 전의 폐교를 고쳐 만든 산속 놀이터로 요즘 인기 있는 문화공간. 카페와 식당, 나무 체험 학교 등으로 비플러스엠이 운영하는 곳으로 시골 학교의 감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녹색시간
푸릇푸릇한 식물이 가득한 브런치 카페로 맛있는 브런치도 먹고 다양한 화분을 구입할 수도 있다.
STAY
나그네의 집에 머물며,
춘천 하면 떠올렸던 몇 가지의 이미지 위로 이제는 숲속 길게 난 바위 집이 그려진다. 그 안에 앉아 하염없이 숲을 바라보는데 나도 모르게 '충분해'라고 말했다. 충분히 만족스러운 하루를 선물 받은 기분이랄까? 특별히 뭘 하지 않고 자연의 품 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시간들. 고립과 단절을 위한 비밀스러운 공간이 생긴 것 같아 괜스레 기분이 들뜬다. 무엇도 하지 않는 경험은 낯설다. 낯섦 속에서 나와 만나는 특별한 시간이 생긴다. 친절하게 숲을 향해 난 창밖만 보게 된다. 여행을 떠나왔다기보다 자연으로 돌아왔다는 말이 더 어울리는 나그네의 집에서는 숨도 크고 깊게 쉬게 된다. 머무는 동안 원했던 '쉼'이 되었다.
4:00 pm
위로의 시간
천천히 숲과 가까워지는 동선을 따라 단단한 바위 속으로 들어선다. 어느새 마음부터 호흡, 일상의 긴장까지 일순간 느슨해지는 나무 향 가득한 룸 가운데 있다. 차 한 잔을 내려마시며 가만히 앉아 숲을 오래 바라본다. 나부끼는 나뭇잎과 들려오는 새소리. 나무 사이사이로 드는 햇살이 위로가 되는 시간 속에서.
7:00 pm
나그네가 되어
마당을 거닐고 자연의 소리를 듣다 보니 서서히 해가 지고, 저녁이 되었다. 완벽히 분리돼 아무 걱정 없이 요리가 가능한 독립 키친에서 나를 위한 요리를 해본다. 유유자적 나그네의 걸음처럼 서두를 것 없이 천천히.
11:00 pm
고립 그대로를 즐기기
캄캄해진 창밖, 도시와 닮은 불빛이나 소리가 없어 머릿속의 잡념도 마음의 시끄러움도 짙은 어둠과 함께 사라진다. 자연을 바라보다 자연 안에서 잠들 수 있는 완벽한 고립의 하루를 보냈다.
10:00 am
느긋한 오전
숲으로 난 창 옆의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고 입욕제를 풀어 몸을 담근다. 느긋한 오전 시간을 보내기에 이만한 게 또 있을까? 아침 햇살이 나무 틈을 비집고 조용히 들어선다.
12:00 pm
많이 그리울 거야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소음과 빛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곳도. 완벽한 고립과 쉼이 가능했던 이곳을 나서는 발걸음, 벌써부터 그립다. 많이 그리울 것 같다.
4 POINT OF VIEW
ORIGINALITY
단절로 인한 진정한 연결
숲속에 바위 건물 그리고 숲을 끌어들인 내부는 의림여관 이름 그대로 아름다운 숲속 나그네의 집이다. 자연에 앉아 나그네처럼 숲과 함께 쉴 수밖에 없는 공간이 맞다. 외부와 단절되어 보내는 완벽한 온전한 쉼 덕분에 다시 세상으로 나설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DESIGN
자연에서 끌어온 자연
바위처럼 묵직하고 단단한 외관 그리고 나무속에 들어앉은 듯한 아늑한 룸, 숲을 향해 길게 낸 통창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자연에서 끌어온 진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Hospitality
비로소 깊이 쉬는 숨
하염없이 숲을 바라보게 된다. 몇 시에 무엇을 할지 정하지 않고, 무계획 그대로 둔 채 차를 마시거나 평상에 걸 터 앉거나 반신욕을 즐기며. 숲의 품에서 비로소 깊은 숨을 쉰다.
PRICE
숲속의 집
숲속에 머물 수 있는 비밀스러운 작은 집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손대지 않고 그대로 자라난 숲에 와락 안겨 보낼 수 있는 시간이라니. 외부로부터 안전하게 단절된, 아름다운 나그네가 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