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재 해변에서 안쪽으로 3분 남짓. 대를 이어 운영하는 친환경 한라봉 농원을 정원 삼은 풀벗 아그리투리스모가 있다.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크고 투박해진 돌담과 반대로 입구에는 대문이 없다는 것을 들어오고 나서 알아채게 된다. 편지를 모티브로 건축 전반에 녹여낸 구조물과 패턴을 통해 자식과 손자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볼 수 있다. 문설주와 건축의 기반이 된 잣담은 제주 농부의 피땀어린 노력이며, 곳곳의 자갈은 흩날리는 꽃잎이고, 피고 지는 꽃들은 찾는 이를 위한 향연이다.
두 가지 타입으로 이루어진 세 개의 객실 중, 혼자 또는 둘이 머물기 충분한 2인실은 침대 안에서 돌담과 제주의 풍경을 보며 아침을 맞이할 수 있다. 가족 또는 친구들끼리 지내기 좋은 4인실은 복도형 주방 겸 거실 옆으로 줄지어 침실과 욕실이 있어 쉽게 거실로 모이도록 유도했다.
그날의 날씨와 분위기에 따라 선곡된 음악은 공간마다 잔잔하게 깔려 여행의 기억에 남는다. 일정이 맞는다면 음악회나 전시회를 볼 수도 있다. 5월엔 조팝과 한라봉이 꽃피워 절경을 이룬다고 하니 꼭 방문해보자. 스테이를 둘러싼 유기농한라봉농원, 농원 전체를 지역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는 문화공간으로 사용하는것에 지향점을 두는 곳, 정신없이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여유를 갖고 주변을 둘러보며 시간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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