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는 일상은 슬로우 라이프를 꿈꾸며 제주로 이주한 가족의 이야기가 담긴 공간이다. "I dwell in possibility. 나는 가능성에 깃들어 산다." 미국의 시인 에밀리 디킨슨이 남긴 말처럼, 건축가 부부는 그 가능성을 실험하는 삶의 일상을 제주에서 보내고자 이 공간을 만들었다. 탐라는 일상이 위치한 곳은 제주 중산간 무릉리. 제주의 허파라고 불리우는 곶자왈 숲에 맞닿은, 생태계가 살아 숨쉬는 아름다운 마을이다.
낡은 옛 집과 창고를 개조해 만든 두 동의 집은 모두 오픈 플랜 구조로, 투박한 듯 멋스럽게 꾸며져 있다. 집의 중심이 되는 안거리는 오픈 키친과 빅테이블, 풍경 속에서 휴식할 수 있도록 자쿠지가 놓인 가족 욕실이 있다. 또한 마당에서 요리하고 식사할 수 있는 야외 키친도 갖추어져 있다. 밖거리는 낡은 창고를 소박한 생활공간으로 개조했는데, 작은 바와 편백나무 향이 나는 침실, 자연으로 트인 작은 티 룸으로 이루어져 있다.
원래의 집이 갖고 있던 벽과 천장의 구조는, 부부가 이 집을 처음 만났을 때 가장 크게 매료되었던 부분이다. 시간을 머금은 고재의 거칠지만 익숙한 감성을 그대로 살리는 것을 목표로 하되, 현재의 생활에 필요한 기능도 충실히 하도록 신경써 설계했다. 자연과 친화된 공간에서 평화롭게, 조금은 느리게 두 아이가 자라고 부부가 성장해가는 이 가족의 탐나는 일상으로 들어가, 행복한 삶의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