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한옥의 조화로움을 느끼다
춘천에 위치한 ’호연담(好緣談)’은 한자어로 ‘좋은 인연을 이어가는 이야기’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곳은 1945년 건축 이래 4대에 걸쳐 거주해 온 한옥으로, 호스트에게는 추억의 장소이자 계승해야 할 공간이다. 한 집안에서 이어나간 좋은 이야기를 넘어, 공간 안에서 새로운 인연과 다양한 이야기를 더해나가는 미래를 그리고자 하였다.
생태계를 구성하는 기본 요소인 흙, 돌, 물, 나무를 유기적으로 배치하여 조경부터 내부 공간까지 조화롭게 이어지도록 했다. 스테이에 방문하는 이들에게 무뎌진 오감을 자극하며, 환기의 시간을 주고자 했다. 호연담은 세 개의 정원과 본채, 별채로 구성되어 있다. 한옥 고유의 전통미와 곡선미를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해 편리함과 모던함을 더했다. 2개의 침실은 거실을 기준으로 양 끝에 배치하여 프라이빗한 휴식이 가능하다. 침실, 거실, 주방 등 실내 공간에 통창을 통해 정원의 풍경을 감상해 보자. 자연이 둘러싸고 있는 듯한 넉넉한 크기의 실내 자쿠지에 몸을 담그고 편안한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겠다. 다양한 잎차와 티백이 준비되어 있어 낮에는 따듯한 차를 마셨던 별채 공간은, 밤이 되면 불멍과 와인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한다.
호연담만의 특별한 부분은 각각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화두’, ‘연향’, ‘담원’으로 구성된 세 정원이다. 입구에 들어서 왼쪽에 펼쳐지는 첫 번째 정원인 ‘화두’는 ‘조화로움의 첫머리’를 의미한다. 이끼 등의 얕은 식재와 작은 소나무로 구성된 정적인 분위기의 정원으로 공간의 시작을 알린다. ‘물과 향의 이야기’를 담은 ‘연향’은 별채와 자쿠지 공간 사이에 위치해 있다. 허브 등 아기자기한 식재가 배치되어 있으며, 봄 ~ 가을에는 돌담에서 흐르는 물을 감상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다채로운 아름다움을 담은 동산’인 ‘담원’은 다양한 식재와 멋스러운 소나무, 연못과의 조화로움이 풍성하게 느껴진다. 하루 동안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과 공간이 보여주는 변화에 집중하는 것도 좋겠다.
강원도 춘천은 넓은 호수와 맑은 강, 아름다운 산 등 계절에 따라 다양한 풍경을 선사한다. 그중 호연담이 위치한 우두동은 관광 명소에서는 살짝 벗어나 한적하고 평화로운 동네이다. 편안한 침구에 누워 하루를 마무리하며 떠올리는 오늘이, 나와 함께하고 있는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을 더욱 깊고 가치 있게 만들어 주었길 바란다. 호연담에서 보내는 하루가 여행의 목적 그 자체가 되기를.
Edited by STAYFOLIO
Designed 라이프이즈로맨스, 낙원건설
Photo by 신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