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삶을 공유하는 모두의 홈그라운드
건축 일을 하는 선후배 두 사람이 함께 집을 지었다. 현실적인 제약이 많은 주거환경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같이 살고 꿈꾸며 삶의 가치를 만들고자 하는 마음을 모았고,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한 주택가에 자리를 잡았다. 2층부터 5층에는 한살배기 딸이 있는 세 식구의 집, 부모님의 집, 두 아이와 부부가 일상을 보내는 집까지. 3세대의 집이 있다. 그리고 1층은, 누구든 와서 내 집처럼 머물 수 있도록 가족의 취향을 담아 정성스레 꾸몄다.
세 가족이 함께 모여 사는 집, 그리고 여럿이 모여 특별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집. 그래서 이름은 모여집(MOYEO HOUSE)으로 지었다. 1층은 신혼집의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블랙&화이트 컨셉으로 꾸며진 공간이다. 이곳에서 특별한 날을 프라이빗하게 기념하는 모습을 상상했고, 빅테이블을 공간의 중심에 두어 여럿이 둘러앉을 수 있도록 배치했다. 주방에는 조리도구와 식기부터 밥솥, 토스터, 전기포트 등이 세심하게 구비되어 있다.
둘만의 아늑한 침실에는 욕실을 통해 이어지는 외부 노천탕이 숨겨져 있다. 비밀스럽게 놓여진 노천탕에서 피로를 풀다보면, 이 곳이 먼 여행지가 아닌 서울의 한 주택가라는 사실이 새삼 신선하게 다가온다. 다음 날에는, 모여집에서 가까운 홍제천 주변과 연희동의 숨은 카페, 맛집, 샵들을 느긋하게 산책하며 동네의 매력 속에서 여유롭게 하루를 마무리 하는 것도 좋겠다.
Directing by Z_Lab
Designed by 오블리크테이블(Oblique Table), 바이빅테이블(Kitchen), 밀무아(Fabric), 라이마스(Lighting), 60s(Mattress)
Photo by 이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