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광안리보다 부산 젊은이들이 많이 찾아 떠나는 송정은 서핑 명소이다. 젊은이들의 활기가 가득한 송정은 부산의 번화가보다 조금 떨어져 있어 그야말로 로컬 사람들만 아는 비밀의 장소이다. 송정의 아름다움을 많은 이들이 누렸으면 하는 마음에 호스트는 이곳에 ‘플라쥬’를 지었다. 대로에서 송정 해수욕장으로 오는 길 속 모퉁이에 위치한 플라쥬는 프랑스어로 해변(plage)을 의미한다. 플라쥬는 머무르는 이가 재미있게 놀고 즐겁게 지내었으면 하는 행락의 의미를 담고 있다. 모든 공간의 시선이 통하는 중정에서 비로소 행락은 피어난다.
플라쥬는 한 개의 거실, 침실, 주방, 화장실, 중정과 루프탑으로 이루어져 있다. 공간의 중심에는 중정이 자리 잡고 있으며 중정의 주위로 거실, 욕실, 침실이 둘러 있는 독특한 구조이다. 현관의 역할을 겸하는 중정은 유리 천장을 가지고 있어 바깥의 일조를 실내로 들인다. 배치된 화분과 일조를 나누는 경험을 할 수 있으며 플라쥬 안에서 가장 생명력이 넘치는 공간이다. 현관 부분을 제외하고 3면이 유리로 되어 있어 둘러싼 다른 공간에서 시선을 통하게 하는 다리이기도 하다. 거실은 아이보리와 블랙, 화이트 등 차분한 색상의 가구를 배치하여 모던하게 구성하였다. 침실에 있는 문은 루프탑과 연결되는 비밀의 통로이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어 송정의 바닷바람과 함께 하늘을 바라보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
플라쥬에서 송정 해수욕장까지는 도보로 9분 거리이다. 사계절 내내 부산 서퍼들이 모이는 송정에서 에너지 넘치는 경험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청사포, 미포 등 부산의 대표 바다 명소들을 따라 달리는 해변 열차를 타보는 것도 좋겠다. 좌석의 배치가 창을 향하고 있어 노을이 질 때는 붉게 물든 수평선을 바라보는 낭만을 느낄 수 있다. 역동적인 송정을 충분히 즐겼다면 플라쥬로 돌아와 따뜻한 물에 몸을 담가보자. 커다란 욕조에 온전히 나만 부유하는 듯한 감각을 일깨워 줄 것이다.
Edited by STAYFOLIO Designed by 대경건축사사무소 Photo by 박기훈 (@arc_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