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가까운 곳을 새롭게 보고, 경험하며 머무르다
멀리 떠나고 싶지만 시간적인 여유가 부족할 때, 빌딩 숲에서 벗어나 온전한 쉼을 찾고 싶을 때가 있다. 서울의 역사가 담겨 있는 신설동에는 몸과 마음을 누일 수 있는 한옥스테이 ‘언니집’이 있다. 가족의 품처럼 편안하고 따뜻한 이 공간은 서까래, 툇마루, 창호지 등을 최대한 활용하여 한국적인 미(美)가 살아 있는 공간이다. 낮에는 청명한, 밤에는 차분한 공기가 내려앉는 이곳에는 풍경 소리가 은은하게 울려 퍼진다.
묵직한 나무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디귿 형태의 한옥에 둘러싸인 정갈한 마당을 마주한다. 40년 된 살구나무가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내부는 주방, 다이닝룸, 침실, 다도실, 멀티룸과 욕실, 화장실로 이루어져 있다. 미니멀한 구성에 호스트의 취향을 더하여 가구, 조명, 오브제가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다. 주방과 다이닝룸은 화이트와 우드톤으로 구성되었으며 식기와 가구가 감각적으로 디자인되었다. 침실은 포근한 침구에 어두운 조명을 배치하여 잠을 깊이 잘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안온한 기운이 감도는 다도실에는 인현식, 김판기 작가의 다도구가 준비되어 있다. 멀티룸의 자개장 콘솔에는 오래된 물건의 멋이 담겨있다. 또한 일행과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종류의 보드게임이 준비되어 있다. 소파에 몸을 누이고 커다란 화면과 입체감 있는 사운드로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빔프로젝터와 클립쉬의 스피커가 놓여 있다. 욕실에서는 마당의 고즈넉한 전경을 바라보며 반신욕을 할 수 있도록 욕조가 놓여 있고 앱솜솔트 입욕제, 수제비누가 준비되어 있다.
토스트와 잼, 크림치즈로 구성된 조식과 커피를 직접 내려 마시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내 집과 같은 편안함과 아늑함이 가득한 공간에서 쉼을 누려보자. 가까운 사람도 선뜻 만나기 쉽지 않은 요즘, 함께하는 이들과 밤새 이야기를 나누며 잊지 못할 한옥에서의 추억을 쌓아도 좋겠다. 한옥의 운치를 느끼며 흐르듯 자연스러운 하루를 보내는 것은 어떨까. 고즈넉한 한옥에서 채워가는 활력으로 익숙하던 일상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Edited by STAYFOL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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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윤태훈 (@_yoon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