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닥불 아래

별과 마주할 수 있는 공간

글ㆍ사진 ㅣ 신재웅

[고송재 봄맞이 할인 EVENT]

5 - 6월 투숙 시,

주중 15%, 주말 10% 할인

도심에서 벗어나 고요한 곳에서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무언가 시끄러운 소음에서 피해 푹 쉬어가고 싶을 때가 있다. 이러할 때 필요한 건 화려하고 거창한 여행이 아니라, 조금 다른 공기를 마셔보는 작은 이동일지도 모른다.

양평 시내로부터 약 15분, 서울에서 약 1시간 남짓 걸리는 양평 고송리라는 조용한 마을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는 ‘고송재’는 마을 초입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자연의 정취가 확 느껴지며, 작은 들길을 따라 공간 앞에 다가가는 순간,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고요함과 살랑살랑 바람이 반겨준다.

체크인은 비대면으로 호스트의 친절한 문자로 안내를 받고 들어가면 커다란 나무와 울타리로 둘러싸인 한옥 한 채를 만날 수 있다.

스테이 앞 꽤 큰 마당을 걷는 것만으로도 무언가 리프레쉬 되는 듯한 ‘고송재’의 첫 만남은 너무 좋았다. 모닥불을 올려놓고 캠핑 의자에 앉아 밤하늘을 볼 생각에 설레기도 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묵직하게 퍼지는 좋은 향과 함께 따스한 공간이 반겼다. 큰 창을 통해 햇빛이 들어오고 전체적으로 깔끔한 톤의 인테리어가 어우러져 아늑한 무드를 자아냈다.

따뜻한 달 조명 아래로 원목 테이블이 중심을 잡아주고 그 뒤쪽으로는 침실이 구성되어 있었다. 침실은 폴딩도어로 구분을 해두어 평소엔 개방감 있게 도어를 열어두었다가, 잠이 들 때면 도어를 닫아 프라이빗하고 아늑한 침실을 가져갈 수 있었다.

침실 옆쪽으로는 네 개의 기둥과 서까래가 진한 우드 향을 전달하며 거실의 중심을 잡아주고 커다란 통창과 소파를 두어 한옥의 고즈넉한 포인트와 현대적인 가구들의 조화로 고급스럽고 세련된 인테리어 무드를 보여주고 있었다. 은은하게 들어오는 햇빛을 받으며 소파에 앉아 있는 시간만으로도 참 행복했다.

이 공간에 킥을 더해줄 포인트로 오디오테크니카 LP 턴테이블에 감성 가득한 음악을 틀어놓는 포인트만으로 공간 어디에 있건 ‘고송재’의 깊은 공간 무드를 배로 느낄 수가 있었다. 

거실 뒤편으로는 화장실과 욕실이 구성되어 있으며, 이 공간마저 신경 쓴 듯한 인테리어 무드를 디자인한 호스트의 감도가 꽤나 높아 보였다. 어매니티는 이솝 제품들이 놓여있었고, 드라이어는 다이슨 슈퍼소닉이 놓여있었다.

거실 통창은 슬라이드 식으로 오픈이 가능했고, 잠시 창을 오픈하여 소파에 앉아 있다가 마루에 잠깐 앉아, 바람맞는 나무 부딪히는 소리와 새소리를 듣고 있으니, 잠시 비일상적인 느낌에 멍해지기도 했다. 이렇게 일주일만 있고 싶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참 좋았던 시간이었다.

‘고송재’의 주방은 스테인리스 상판이 올라간 디자인으로 고급스럽고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간단한 요리를 위한 기본적인 조리도구와 고급스러운 톤의 식기류가 잘 갖춰져 있어, 냄새나는 음식을 제외한 요리를 하는 데 전혀 불편함 없이 해결할 수 있었다. 

참고로 ‘고송재’는 양평 시내와는 조금 거리가 되므로, 미리 음식을 생각하고 재료를 사 오거나 포장을 해오는 것을 추천한다.

‘고송재’의 또 다른 킥포인트로는 담장에 잘 둘러싸인 야외 자쿠지이지 않나 싶다. 오기 전부터 많은 후기로부터 만족감이 높다는 글들을 봐왔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해가 지기 전까지 자쿠지에서 시간을 보내며, 특별한 고송리에서의 오후를 보내었다.

어둠이 내려앉은 ‘고송재’의 모습은 낮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체크인 할 때부터 즐기고 싶었던 화로에 불을 올려 캠핑 의자에 앉아 어둠이 내려앉는 모습을 바라보며, 맥주 한 캔을 땄는데, 최근 마셨던 맥주 중에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꿀맛이었다.

선선한 밤바람을 맞으며, 장작이 타는 소리와 냄새, 그리고 어둠이 내려앉은 하늘 속에 빛나는 별들을 바라보는 것 자체로 힐링이었다.

실내조명으로만 밝혀진 ‘고송재’의 모습은 더욱 진한 무드의 색감을 보여주었다. 아늑하고 포근하게 감싼 느낌 속에서 LP를 듣다가, 빔프로젝터로 영상도 잠깐 보았다가, 책도 읽었다가, 하며 ‘고송재’에서의 밤 시간을 소소하게 보내었다.

침실 또한 무드등만으로 공간을 밝히며 따스하고 포근하게 잠에 들 수 있었다. ‘고송재’의 밤을 이것저것 여유롭게 즐기며, 아쉬운 마음에 꽤나 늦게 잠이 들었었다. 침구 또한 푹신하고 고요한 동네이다 보니 바깥 소음 없이 푹 잠에 들 수 있었다.

사실 늦게 잠이 들었음에도 생각보다 눈이 빨리 떠졌다. 일찍 일어났음에도 개운하게 잘 자고 일어났고, ‘고송재’의 새벽과 아침 그 중간의 시작에서부터 하루를 시작했다. 소파에 앉아 책을 잠깐 읽으며 여유 좀 부리다가 느즈막이 체크아웃을 하기 위해 씻고 정리하며 ‘고송재’에서 보내는 1박의 마무리를 준비하고 있었다.

딱 나갈 수 있기 전까지 준비를 다 하고, 시간이 남아 커피를 내려 마당을 산책하며 커피를 마셨다. 유독 새소리와 바람 소리가 경쾌하게 들렸다. 내 감정과 기분이 어제와 다르게 많이 힐링이 되었나보다 생각했다.

여행은 늘 바쁘고 화려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고요한 공간에서 내 마음이 조용해지고, 나에게 집중할 수 있었던 이 하루가 오히려 더욱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고송재’에서의 하루는 단순한 숙소를 넘어 ‘머무름’과 ‘쉼’이라는 자체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준 공간이었고, 요즈음 바쁘게 지냈던 나의 일상에 쉼표를 찍어준 고마운 공간이 되어버렸다. 다음에 시간이 또 허락된다면, 고요한 하루를 보내러 다시 찾고 싶은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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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er 신재웅
공간이 주는 이야깃거리를 발견해내는 발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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