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계천의 골짜기를 따라 흐르는 물소리는 강하게 귓가를 휘몰아칩니다. ‘장소’(AT)와 ‘내면’(IN)을 뜻하는 ‘ATIN’의 두 번째 공간, ‘아틴 해우’는 벽계천 사이에 우뚝 솟아나 있습니다. 마치 공중목욕탕의 굴뚝같이 보이기도 합니다. 나도 모르는 새 쌓여 있던 삶 속의 걱정과 앞으로의 기대를 비우고 씻어내는 과정은 그 자체로 깊은 본질 속 ‘나’를 불러냅니다.
강과 산 그 사이 어디쯤, 기슭에 솟은 작은 욕탕, ‘아틴 해우’는 하나의 건축물을 수직으로 나누어 3개의 층을 이용합니다. 1층에는 다이닝을 위한 원형 테이블이 있고, 밖으로 시선을 향하게 하는 창문이 있습니다. 창 너머의 계절을 담은 숲에 눈길이 갑니다.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배스룸이 나옵니다. 소박하다고도 느껴지는 이 공간은 명칭 그대로, 큰 창밖을 바라보며 목욕을 즐길 수 있는 우리만의 작은 개인 목욕탕이 되어줍니다. 따듯한 물에 금세 풀린 몸을 이끌고 2층으로 올라가면 천창이 있는 침실이 나옵니다. 따끈한 바닥에 마련된 침구에 누워 괜히 기지개도 쭉 켜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