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조천 북촌리의 작은 바닷가 마을, 이곳에는 아주 오래된 집이 있었습니다. 몇 번의 걸음에 바다가 금세 펼쳐지고, 그 옆으로는 서우봉을 바라보는 밭이 이웃한 매력적인 이 공간은 숲이 품고, 숲을 담은 집이 되었습니다. 보스케(Bosque)의 중심은 단연 ‘숲’입니다. 숲을 매개로 외부의 파도 소리와 산새 소리를 집으로 들이되 공간의 경험으로 인해 온전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대문을 열면 보이는 수공간의 물길 건너 중정에 다가서게 됩니다. 외부와 완전한 단절을 위해 덮은 묵직한 지붕의 중앙은 밝은 햇살이 들도록 비워냈습니다. 둥근 하늘 아래 중정은 무성한 수풀로 덮인 곶자왈과 같은 생명력을 드러내고, 자연 그대로를 보여줍니다. 하늘은 원형 프레임 속 생명력 있는 그림이 됩니다. 독립된 채와 채 사이에는 각각 수영장과 노천탕을 두고 작은 숲을 더했습니다. 외부 공간이지만 바깥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우며 아늑합니다. 정원을 깊이 느끼며 쉴 수 있도록 다실에는 네 계절에 어울리는 명상 음악과 꽃차를 마련해 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