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의 데이터가 켜지지 않고, 와이파이가 없는 숲속의 캐빈이 있다. 이곳에서는 새 소리가 울려 퍼지고 흩날리는 바람에 나뭇잎이 사르르 부딪히는 소리가 귓가를 스친다. 무한하게 느껴지는 시공간 속에서 평온함과 마주하기에 좋은 이곳은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아틴 마루이다. 이곳이 매력적인 이유는 광활한 자연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것과 그 안에서 누릴 수 있는 사색의 시간일 것이다. 바쁘게 매일을 살아가는 하루 중 자신의 마음과 생각에 대해 오롯이 집중한 적이 있었을까. 분주하게 울리는 핸드폰의 알람, 멍하니 바라보던 유투브 채널이 없는 하루는 어떻게 흘러갈까. 아틴 마루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제공한다. ‘ATIN’ 은 ‘ 장소 또는 시간 ‘을 뜻하는 ‘AT’ 과 ‘~안, 내면’을 뜻하는 ‘IN’ 의 두 단어를 합한 문구이다. ‘ATIN’ 문구 뒤에 이어지는 ‘MARU (마루)’는 대한민국의 순우리말 중 하나 인데 ‘하늘, 으뜸, 높은, 산’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ATIN’이 처음으로 시작하는 장소는 서종면 명달리 가마봉 꼭대기에 다다른 능선에 위치하고 있으며, 자리 잡은 지리적 특성을 표현하여 ‘ATIN’ 이 더해져 호스트는 이곳을 ‘ATIN MARU(아틴 마루)’ 라는 명칭을 붙였다.

아틴 마루는 네 개의 독립된 캐빈과 웅장한 디자인의 라운지로 이루어져 있다. 라운지는 아틴 마루의 상징적인 건물로, 여러 개의 기둥과 큰 창문을 통해 밖을 바라볼 수 있는 공간이다. 층고가 높은 것은 잣나무와의 위치를 맞추기 위해 의도되었다. 낮에는 음악을 들으며 커피를 마실 수 있고, 저녁에 영화를 상영해 맥주와 와인을 곁들일 수 있다. 각 캐빈의 이름은 사계절을 의미하는 Spring, Summer, Autumn, Winter 이다. 전 캐빈은 싱글 침대 2개, 화장실, 샤워실로 구성되어 미니멀하면서도 감각적이다. 캐빈 내 천연 수제 비누를 갖추어 머무르는 이들이 자연과 가까운, 자연 속에 머무는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Spring 캐빈은 본관과의 거리가 가장 가까운 56m로, 잣나무 숲의 뷰가 아름답다. Summer 캐빈은 본관과의 거리가 72m로, 개울가가 인접해 있고 창밖으로 벚나무가 보인다. Autumn 캐빈은 본관과의 거리가 106m로, 잣나무 숲에 위치한다. 마지막으로 Winter 캐빈은 본관과의 거리가 가장 먼 142m로, 창문으로 라운지가 언뜻 보인다. 캐빈을 향해 가는 길은 구불길로 되어 숲속을 자연스레 산책하는 기분이 든다.

아틴 마루의 매력을 느끼기에 하루는 짧다. 호스트는 캐빈에서 사계절을 모두 경험해 보기를 추천한다. 낮과 밤 시간을 온전히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낮에는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읽기도 하고, 가볍게 산책을 하며, 곤하게 낮잠을 자도 좋겠다. 저녁에는 붉은 빛으로 물드는 노을을 바라보며 비움의 시간을 가져 볼 수 있다. 야외에 설치된 그네에 앉으니 오래 전 머물던 고향에 돌아온 것처럼 편안한 느낌, 멍하게 앉아 시간을 보내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다시 불러일으킨다. 가볍게 아무것도 계획하지 않고, 분주하던 일상 속에서 미뤄 왔던 일을 찬찬히 하며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 보자. 다음 날 아침에는 식빵, 감자 스프, 토마토 마리네이드와 커피로 구성된 정갈하고 건강한 식사가 제공된다. 아틴 마루에서 자연 속의 자발적 고립을 통해 나 자신을 마주하는 시간을 가져 보는 것은 어떨까.

Edited by STAYFOL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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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박기훈 (@arc_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