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집, 긴집, 팔각집으로 이루어진 '호지 스테이'는 시골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건물들을 재해석한 공간입니다. 첫인상은 낯설고 독특하지만 가만히 바라다보면 어딘가 익숙하고 정겨운 느낌이 드는 이유입니다.
각각의 건물은 땅에서 허리춤 높이로 떠 있고, 같은 높이의 길이 둥근 원을 따라 서로를 이어줍니다. 각자의 공간에서 편안한 시간을 보내다가도 바람을 쐬러 마당에 머물면서, 해질녘 산책길을 오가면서 이웃과 스치며 마주합니다. 마치 담이 없는 작은 마을과 같습니다. 여린 풀들 위로 살며시 놓인 듯한 둥근 길 위에 서면 발 아래의 정원을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호지 스테이'의 정원은 미적인 것과 조형성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생물과 환경 그 속의 연결과 다양성에 기반을 두어, 본래 터가 가진 특성과 환경에 어우러지는 다양한 식재가 자라고 있습니다. 의자와 침대를 비롯한 내부의 가구는 대체로 키가 낮습니다. 사과박스를 재조립해 만든 듯 낮고 푸짐한 의자에 앉으면 바닥은 더 가까이, 천장과는 더 멀어진 새로운 시야로 집 안을 조망하게 됩니다. 공간의 형태는 직선과 사선으로 서로가 닮아있고 제한된 프레임으로 빛이 들어오게 설계된 내부 공간은 차분하고 안정된 느낌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