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결에 흔들리는 나뭇잎의 그림자가 탁자 위로 비추면 이내 시간이 멈춘 것만 같고 마음은 평화로워집니다.
한옥은 어린 시절 호스트의 자유로운 놀이터와 같았고, 이곳 고현에 그때의 시간을 고스란히 옮겨 왔습니다.
마을과 집의 오랜 정서를 담기 위해 80여 년의 시간을 견디며 한껏 단단해진 목재를 정성스러운 손길로 다시 세우고 현대의 미감을 더했습니다. 1949년 지어진 한옥의 기둥과 보, 서까래를 하나씩 매만져 올렸고 정원에는 어릴 적 보며 자랐던 석등과 석물을 옮겨 왔습니다.
실내는 한옥 특유의 따뜻한 무드를 유지하면서도 모던함을 잃지 않고자 했으며, 가족이 소장하고 있는 고서와 도자기를 비롯해 직접 발품 팔아 모은 조선시대 고가구, 고려시대 청자, 신라시대 토기 등으로 채웠습니다.
나릿나릿 걸으며 세월만이 선물할 수 있는 정취를 느끼며 자연히 스며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