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을 감싸고 있는 산세가 편안하게 누운 모습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와흘(臥屹). 그 이름답게 마을의 분위기도 평화롭습니다. 무엇보다 야트막이 이어지는 ‘밭담’이 눈에 가득 담깁니다. 밭담은 예로부터 제주에서 밭의 경계를 짓기 위해 현무암을 얼기설기 쌓아 올려 만든 돌담입니다. 이 밭담을 따라 굽이굽이 걸어가다 보면, 어느 골목길 끝에 마치 다른 세계의 입구처럼 존재하는 돌집의 대문이 나타납니다.
밭담집에서는 자연과 공간을 통해 우리를 반겨주는 경험이 다양한 시퀀스로 재현됩니다. 문을 열고 첫발을 내딛는 순간, 밭담집은 생기를 띠우며 따스한 환대를 전합니다. 발걸음에 따라 자연스럽게 켜지는 조명과 올라가는 커튼은 실내를 깨우며, 은은하게 느껴지는 공간의 온도와 향은 우리의 쉼이 진정으로 환영받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합니다. 밭담집의 감각은 쉼의 여운을 잔향처럼 몸에 남깁니다. 제주의 드넓은 자연을 품은 이곳에서라면 당신이 알지 못했으나 간절히 원해왔던 쉼의 형태를 비로소 깨닫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