녘

느리고도 낭만적인 어떤 때의 시간

굽은 길을 따라 들어간 골목 끝 암반 위에 놓인 박공지붕 집 두 채는 푸른 바다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지붕 위 굴뚝에는 노란 불빛이 빛나고 있고, ‘녘’은 조천 바다가 지닌 어떤 때의 시간을 품고 있습니다. 높은 담벼락과 대비되는 낮은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닷가의 거친 암반을 연상시키는 정원과 바다내음이 전해져 옵니다. 돌다리를 밟아가다 보면 그 시선의 끝에는 조천 바다가 밀려드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인피니티 풀이 펼쳐집니다.

라운지로 들어서면 자연스레 목재로 마감된 뾰족한 지붕을 따라 눈길이 옮아가고 바다로 열린 창에 조천마을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아일랜드 싱크는 세월을 담아내는 구리로 마감되어 있고, 벽난로가 주는 포근한 공기는 시간의 따뜻한 무게를 더해줍니다. 침실은 라운지와 달리 차분한 온기를 전합니다. 침대에 파묻혀 잿빛 삼각 지붕을 바라보기도, 창밖 멀리 바다를 수놓는 어선의 불빛을 따라가 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