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맨션 외 6곳
2024. 11. 3. by. 스테이폴리오
책 읽기 좋은 날이 이어집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과 함께, 이번 가을은 그 어느 때보다 책을 읽는 시선이 깊어지는 듯 한데요.
놀랍도록 아름답지만 눈 깜짝할 새 스쳐가는 계절. 독서의 시간에 온전히 몰입하고 싶다면 책으로 떠나는 여행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 줄 스테이폴리오의 공간 7곳을 만나 보세요. 호스트가 추천하는 책도 함께요. 나만의 작은 서재에 머물며, 호스트가 정성스레 고른 책 사이에서 마음에 드는 이야기를 골라요. 창밖 단풍을 바라보며 책장을 넘기는 순간 일상의 번잡함은 잠시 잊게 될 거예요.
버터 색과 아이의 인연은 4대가 함께 살던 집의 외벽을 버터 색으로 칠하면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김버터’라는 별칭까지 얻은 아이는 자라서 강원도 강릉에 위치한 ‘버터의 집’ 호스트가 되었어요. 호스트가 큐레이션한 디자인 서적을 읽으며 따듯한 차와 커피를 음미해 보세요.
[좋아하는 곳에 살고있나요? by 최고요]
호스트에게 집이라는 공간이 어떤 의미인지 사유하게 해준, 그리고 잠시 머무는 공간도 가치있게 만들자라는 생각으로 이끌어준 책이라고 해요. 이 책으로 고요 작가님과 인연이 닿아 버터의 집 인테리어를 고요 작가님이 속한 탠크리에이티브와 함께할 수 있었다는데요. 버터의 집에 오신다면 ‘좋아하는 곳에 살고있나요’를 꼭 한번 읽어봐 주세요. 공간을 더 깊이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 거예요.
매주 신간이 들어오는 서점인 오마이북을 메인으로 하는 북스테이. 중고책방인 오마이아지트도 함께 운영되고 있습니다. 스테이온페이지는 책의 낱장에서 이름을 가져온 4개의 객실로 이루어져요. ‘page 26’은 문학동네 시인선 서적들이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page 452’는 사랑과 우정, ’page 8’은 쉼, ‘page 127’은 삶을 컨셉으로 호스트가 직접 큐레이션한 책들이 자리해요.
[할머니의 뜰에서 by 조던 스콧]
뜰이라는 어감이 주는 다정함과 포근함을 가득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빚어낸 묵직한 사랑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이야기에요.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의미를 찾게 하죠. 삶이 막막해지는 순간 나에게 처방하는 책으로 추천해요.
1926년에 지어진 한옥을 자신만의 색으로 재구성되었습니다. 호안 미로의 포스터, 타일, 의자, 화분에 다채로운 색상을 활용해 고즈넉함에 발랄함을 더해요. 호스트는 자신과 같은 보통의 사람들에게 생각의 조각을 모으고 편집할 수 있는 곳을 내어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 마음을 ‘보통의 이상’이라는 단어로 명명하며 음절을 따와 ‘보리’라고 이름 짓고, 책을 직접 꼼꼼히 읽어보고 분기별로 책을 큐레이션하고 있어요.
[나무를 심은 사람 by 장 지오노]
호스트는 이 책을 통해 주변에 아랑곳하지 않고 정갈하게 가꾸는 삶을 제안합니다. 오랫동안 제자리를 지켜온 한옥에 숨을 불어넣고 싶었던 이다운 추천 도서죠. 태풍의 눈처럼, 조용히 영향력을 끼치는 삶의 가치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그는 행복해질 수 있는 멋진 방법을 찾은 사람이야. (P.58)'
실제로 녹음실에서 일을 했던 호스트는 그곳에서의 소중한 추억이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공간에 담았어요. 머무르는 시간이 편안함으로 기억되었으면 하는 스테이. 옆 밭과 맞닿은 거실 창문으로는 돌담과 귤밭이 펼쳐집니다. 텔레비전의 백색 소음보다 음악을 듣거나 책을 볼 수 있도록 오디오 장비와 LP, CD, 책을 준비했어요.
[쓸 만한 인간 by 박정민]
녹음실 제주에는 가볍게 읽기 좋은 에세이와 그림책 위주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중 배우이자 작가인 박정민의 ‘쓸 만한 인간’은 경쾌한 문체에 적절한 유머가 있어 호스트가 좋아하는 책이에요. 휴식을 취하면서 긴장으로부터 무장해제되는 경험이 필요하다면 한번 책장을 펼쳐 보세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케이프타운을 여행하던 호스트는 알록달록 밴에 탄 사람들이 목적지를 외치며 지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땡큐 드라이버!” 도로 한복판에서도 달리는 차가 멈추고, 사람들은 원하는 곳에 다다릅니다. 호스트는 스테이가 우리 삶 속에서 ‘쉼’이라는 목적지가 되길 바랐어요. ‘쉼’을 주제로 지역 책방의 큐레이션을 받아 완성한 서재에서 여유를 누려 보세요.
[내일의 나를 응원합니다 by 리사 콩던]
어느덧 올해가 저물고, 새해가 찾아올 준비를 하고 있어요. 호스트는 새해를 어떤 마음으로 맞이해야 할지, 고민중인 우리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책을 추천해요. '내일의 나를 응원합니다'라는 제목처럼 새로운 시작의 설렘과 두려움, 출발선 앞에 서서 호흡을 가다듬으며 스스로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불어넣을 수 있어요.
제주 서귀포의 중심가인 서귀동에는 너른 바다의 서귀항과 새섬이 있고, 뒤쪽에는 웅장한 한라산이 있습니다. 호스트는 자신의 고향인 이곳에 지친 사람들이 편히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어요. 그렇게 탄생한 '서귀맨션'은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큰 창이 매력적입니다. 내부에서도 제주의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원목과 자연에 관한 오브제, 직접 키운 식물로 공간을 꾸몄어요.
[윤미네 집 by 전몽각]
서귀맨션에서 바라보는 풍경처럼, 아름다운 시선이 담긴 책입니다. 전몽각 선생의 큰 딸 윤미의 성장을 잡은 사진집으로 호스트에게 많은 여운을 남겼다고 해요. 딸에 대한 사랑과 아내에 대한 사랑이 가득 담긴 따스한 책으로, 서늘한 공기를 포근하게 만들어 줄 거예요.
장소와 계절은 바뀌어도 휴식을 취하는 이들의 손에는 늘 책이 들려있습니다. 어쩌면 진정한 휴식은 생각이 바뀌고 확장되는 그 찰나의 순간 속에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이러한 생각에서 출발한 '더채 : 라이브러리'는 아름다운 서재를 품고 책으로 가득 채워져 있어요. 음악을 들으며 스파를 즐기거나 벽난로의 불을 바라보며 불멍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이곳의 책은 철마다 수시로 업데이트됩니다. 큐레이터가 선정한 양질의 서적을 비치했어요. 머무른 분들의 도서 추천도 받고 있죠. 게스트가 작성한 시와 줄글을 편집해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 비치하고, 이처럼 함께 만들어가는 참여형 도서관을 지향하고 있습니다.